이준목 칼럼
2010/08/26 08:22
꼬이는 윤석민, 되는 일없는 올시즌
[야구타임스 | 이준목] 아무래도 윤석민(KIA)에게는 올해가 이래저래 되는 일이 없는 한 시즌인 듯하다. 이렇게까지 일이 안 풀릴 수가 없다.
윤석민은 최근 사구(死球)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지난 24일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팀이 7-5로 앞선 9회 말에 마무리로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은 롯데 3번타자 조성환의 헬멧 왼쪽을 강타하는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실투이기는 했지만 하마터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조성환은 사구 이후 곧장 교체되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정밀진단 결과 뇌진탕 증세를 보이며 이번 주말까지 경기출전이 어려워졌다. 롯데로서는 4강 싸움의 한창 중요한 시점에서 간판타자 홍성흔에 이어 조성환까지 한동안 이탈하게 되어, 중심타선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공교롭게도 홍성흔의 시즌 아웃을 불러온 부상도 바로 윤석민에게서 비롯됐다. 지난 15일 경기에서 홍성흔이 윤석민의 공에 맞아 왼손 등뼈에 골절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본의 아니게 열흘 사이에 바로 포스트시즌 경쟁팀의 주력 타자 2명에게 연이어 치명적인 부상을 안긴 윤석민은 오해를 살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조성환이 사구로 쓰러지자 사직구장은 한동안 성난 롯데팬들의 야유와 경기장에 투척되는 빈 병들로 7분여 동안 경기가 지연되는 몸살을 앓았다. 윤석민이 고개 숙여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롯데팬들의 분노는 가실 줄 몰랐고, 이후 후속 타자 이대호를 볼넷으로 보내자 또 다시 (마운드에서) "내려라"라는 야유와 빈병 투척이 시작돼 경기가 지연될 정도였다. 평상시라면 선수보호나 상대팀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라도 윤석민을 마운드에서 내렸겠지만, K경기는 9회였고 KIA는 마무리인 윤석민을 끌고갈 수밖에 없었다.
윤석민은 결국 팀의 승리를 지켜내고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심적인 부담으로 표정은 내내 밝지 않았다. 경기 후 두통을 호소하며 지난 25일 광주 LG전에 앞서 광주 한국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속이 알려지며 또 한 번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원인은 정신적 스트레스였다.
KIA 관계자는 "석민이가 승부욕도 강하지만, 그만큼 마음이 여리다. 어제도 지난 경기 후 락커룸에서 많이 괴로워했다. 야구를 하면서 그런 야유를 받아본 것도 아마 처음이었을 것이다. 본의 아니게 두 번이나 선배들에게 부상을 안긴 자책감 때문에라도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일부에서는 윤석민이 조성환에서 사구를 던진 이후, 방송중계화면에서 쓴 웃음을 짓는 듯한 장면이 클로즈업으로 잡히며 논란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KIA 관계자는 이것도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본인도 너무 당황해서 정신이 없다보니 의도하지 않게 벌어진 일인 듯하다. 상식적으로, 윤석민이 정신병자인가? 상대 선수를 맞추고 즐거워서 웃다니, 그렇게 막되 먹은 선수도 없을뿐더러 윤석민은 사구가 잦은 투수도 아니다. 무엇보다 어제는 빈볼을 던질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본인도 잘못을 인정하고 많이 괴로워하고 있으니 지나친 추측이나 감정 섞인 비난은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윤석민의 사구 논란에 피해자가 된 롯데 홍성흔이나 조성환도 윤석민의 행동에 고의성에 없었다며 옹호했다. "그 일이 있은 후에 전화로 사과를 받았다. 풀이 죽은 목소리가 오히려 안타까웠다. 경기 중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오히려 위로해줬다."며 윤석민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석민도 바로 얼마 전까지 부상으로 고생한바있어서 부상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SK와의 경기에서 팀이 역전패를 당하게 되자 분노를 이기지못하고 주먹으로 라커룸을 내리쳤다가 손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한 것. 이로 인하여 자신은 물론이고 팀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입혔고, 윤석민은 미성숙한 행동을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으며 한동안 자숙의 시간을 거쳐야했다.
윤석민은 올 시즌 초반부터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선과 불펜의 지원이 따라주지 않아 승리를 자주 놓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이로 인하여 한때 심적인 부담감을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글을 삭제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공교롭게도 윤석민의 부상과 맞물려 KIA의 성적이 수직 추락하며 윤석민은 에이스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책임감에 더욱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즌 막바지에 팀에 다시 복귀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또다시 의도하지 않은 사구 논란으로 연이어 도마에 오르며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이래저래 마음 고생이 심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윤석민이 부담감을 털고 남은 시즌 동안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사진=KIA 타이거즈, 기록제공=Statiz.co.kr]
☞ 오해는 오해를, 분노는 분노를 부른다
☞ [블로그] 힘 내라 윤석민, 죽을 죄 진 것 아니다!
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 Copyrights ⓒ 야구타임스(yagootime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