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목 칼럼
2010/08/27 07:16
'오래 쉰' 류현진, 아쉬운 대기록 마감
[야구타임스 | 이준목] 전 경기 퀄리티 스타트(QS)의 대기록이 불의의 홈런 한 방으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괴물' 류현진(한화)은 2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하여 류현진은 7이닝 4실점(4자책)을 기록, 2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도전에 아쉽게 실패했다.
이전까지 류현진은 올 시즌 23경기 전 경기에서 QS를 기록 중이었고, 지난해까지 포함하면 29경기 연속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경기가 6-4로 한화의 승리로 끝나면서 16승을 거두고 김광현을 제치고 다시 단독 선두에 올라서는 성과도 있었지만, 일찍부터 전 경기 QS에 많은 애착을 보여 왔던 류현진으로서는 못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 전 전망은 류현진의 신기록 행진에 무게가 쏠렸다. 류현진은 올 시즌 넥센을 상대로 4경기에서 4승 무패에 1.0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었고, 지난 5월 25일에는 9이닝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한화 타선도 이날 시작부터 선제 투런홈런을 포함하여 4회까지만 6점을 뽑으며 에이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하지만 정작 류현진은 이날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다. 1회말 첫 수비에서부터 넥센 타선에 4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3실점한 것은 평소의 류현진답지 않은 투구였다. 특히 무사 2,3루 위기에 평범한 플라이로 생각했던 볼이 조명 속에 들어가 한화 우익수 이상훈이 낙구지점을 놓치는 바람에 적시타로 이어진 것도 불운이었다. 기록원은 이를 안타로 판정했고, 이 실점은 고스란히 류현진의 자책점이 되고 말았다.
이후 2회부터 변화구 위주의 패턴으로 볼배합을 바꾼 류현진은 몇 차례 고비를 맞으면서도 6회까지 특유의 완급조절 능력을 바탕으로 추가 실점 없이 잘 버텼고 일단 퀼리티스타트 조건을 채우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또 다시 마운드에 올랐던 7회말 선두타자 강귀태에 밋밋한 직구를 던졌다가 홈런으로 이어지며 1년 이상 이어오던 연속 퀼리티스타트 행진에 허무하게 종지부를 찍어야했다.
공교롭게도 대기록 달성을 막아선 강귀태는 류현진의 동산고 8년 선배이기도 하다. 2007년 10월 두산 외국인 투수 다니엘 리오스의 퍼펙트게임을 9회 중단시킨 전력도 가지고 있는 강귀태는 한국야구사에 남길 불멸의 대기록을 연이어 저지하며 본의아닌 '악역'을 맡기도 했다.
또한 류현진의 대기록이 중단된 데는 한대화 감독의 지나친 계산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류현진은 지난 17일 LG전에 이어 무려 9일만의 등판이었다. LG전도 그 전 등판이었던 8일 롯데전과 무려 9일간의 거리가 있었다. 정강이 부상에 대한 회복 차원도 있었지만 등판 일정의 간격이 너무 길었고, 그것은 실전 감각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했다.
공교롭게도 LG와 넥센은 그간 류현진이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였던 팀들이기도 하다. 몇몇 매체를 통하여 보도된 한대화 감독의 '류현진 20승 밀어주기' 발언도 오해를 부채질했다. 상대하기 쉬운 팀을 골라서 류현진의 승수 쌓기를 도와주려한다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었다. 지난 22일 SK전에서 김광현과의 맞대결이 또다시 무산되자 김성근 SK 감독은 류현진의 등판 로테이션에 대하여 석연치 않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후 소감에서 오히려 "너무 오랫동안 쉬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제아무리 뛰어난 투수라고 해도 띄엄띄엄한 등판 일정 속에서 경기감각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에이스에 대한 기 살리기도 좋지만, 한대화 감독의 어설픈 배려나 지나친 계산이 오히려 류현진에게 악영향을 끼치진 않았는지도 아쉬운 부분이다.
류현진이 올 시즌 가장 내세울만한 업적이던 전 경기 QS가 무산되면서 이대호(롯데)와의 MVP 경쟁도 아무래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류현진이 팀 성적의 프리미엄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롯데의 4강 진출과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을 노리는 이대호의 그림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다. 전 경기 QS는 아깝게 놓쳤지만 아직 류현진에게는 20승이라는 또 하나의 과제가 남아 있다. 1점대 평균자책점과 20승의 동시 달성이라는 또 하나의 대기록을 통하여, 올 시즌 최고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켜낼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사진=한화 이글스, 기록제공=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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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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