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목 칼럼
2010/09/08 09:14
AG 대표팀, 한-미-일 평정한 ‘82년생 트리오’ 뜬다
[야구타임스 | 이준목] 11월 광저우에는 한국야구 역대 최강의 클린업 트리오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김태균(지바 롯데),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각각 한미일 야구를 평정한 82년생 동갑내기 세 거포가 나란히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미 2000년 8월 캐나다 에서 열린 제1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한국의 우승 주역이었다. 당시 상황은 지금과는 좀 달랐다. 부산고의 추신수는 지금과 같은 외야수가 아니라 투수였다. 천안북일고의 김태균과 경남고의 이대호는 지금과 같은 1루와 3루수를 맡았다.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진출하여 타자로 전향한 이후 세 선수는 좀처럼 한 팀에서 만날 일이 없었다. 그 사이 동기 김태균은 2006년 1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4강에 들며 병역특례 혜택까지 받았다. 이대호도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견인하며 역시 병역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추신수는 좀처럼 운이 없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많은 기대를 했으나 정작 김재박 감독의 외면을 받으며 대표팀 발탁이 불발됐다. 2009년 WBC에서는 마침내 고대하던 성인대표팀에 발탁되며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이바지했으나 1회 대회 때와 달리 병역혜택은 받지 못했다.
2009년 WBC는 82년생 동갑내기 세 선수가 9년 만에 성인 대표팀에서 재회한 무대이기도 했다. 김태균은 WBC에서 이승엽이 빠진 한국 부동의 4번 타자로 자리 잡으며 절정의 활약을 선보여 ‘제2의 국민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추신수는 1,2차대회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여 마음고생을 했으나 베네수엘라와의 4강전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연이어 극적인 홈런을 작렬하며 베이징올림픽 때의 이승엽을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대호는 포지션 상의 문제로 WBC 때는 크게 중용되지 못하고 벤치멤버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올림픽에서 야구가 폐지되며 당분간 성인대표팀이 소집될 기회가 없어진 지금, 광저우아시안게임은 세 동갑내기 친구가 조국의 명예를 걸고 함께 뛸 수 있는 당분간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승엽과 김동주가 사실상 대표팀을 은퇴한 현재, 이들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대한민국 최강의 클린업트리오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세 선수는 올 시즌 해당 리그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무거운 남자' 이대호(롯데)는 타율-홈런-타점의 트리플크라운을 넘어 타자 부문 7관왕을 노리고 있어서 올 시즌 MVP 등극이 유력하다. '김별명' 김태균(지바롯데)은 최근 다소 주춤하지만 역대 한국인 타자 중 일본무대 첫해 기준으로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열도를 평정했다. WBC때 보여준 국제용 활약은 물론이고 최근까지 일본 프로야구 타점 1위에 올랐을 만큼 찬스에 강하다는 게 장점.
'추추 트레인'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대기만성의 전형이다. 미국 무대에서 타자로 전향한 이래 수년의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는 2년 연속 20홈런-20도루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외야수비와 송구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어느덧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5툴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의 3~5번 타순을 책임질 것이 확실시된다. 추신수가 우익수, 김태균이 1루를 맡고, 이대호는 3루와 지명타자를 나눠 맡을 것이 유력하다.
이들 중에 추신수는 유일한 병역 미필자다. 이미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병역면제 혜택까지 받은 친구들에 비해, 추신수는 이번 아시안게임이 병역혜택을 노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한국 나이로 서른을 앞둔 추신수에게는 선배인 박찬호가 그러했듯이,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의 우승 여부에 따라 메이저리거로서의 야구인생에 큰 영향을 좌우할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
김태균과 이대호는 과거 선배인 이승엽이 그러했듯이, 친구와 후배들을 위한 '병역 브로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김태균은 생애 첫 일본진출로 인한 체력적 부담 속에서 "대표팀이 부르면 언제든 달려가겠다."고 책임감을 불태우고 있으며, 이대호는 "신수의 병역면제 혜택과 지난 도하 아시안게임의 설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기량과 스타성, 야구에 대한 열정은 물론이고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 역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세 친구. 우정의 클린업트리오가 만들어낼 화력쇼가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금빛사냥에 선봉장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사진=롯데 자이언츠, 지바 롯데 마린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기록제공=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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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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