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이준목] 꼴찌에도 서열이 있다. 2000년대 프로야구 기억하는 팬들에게 '엘롯기 동맹'은 잊을수없는 추억의 키워드다.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세 팀은 공교롭게도 모두 2000년대 들어 극심한 암흑기를 보냈고, 세 팀의 팬들은 가을잔치에서 소외받은 비주류의 동병상련을 절감하는 '과부와 홀아비' 사이로 아픔을 공유했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무려 8년간 리그 꼴찌를 이 3팀이 양분했고, 팀명의 첫 글자를 따서 ‘롯-롯-롯-롯-기-엘-기-엘’이라는 꼴찌 계보가 인구에 회자되기도 됐다. 가수 송대관의 히트곡인 ‘유행가’를 개사하여 비공식적인 주제가로 삼은 “엘롯기~ 엘롯기 신나는 노래 나도 한번 불러본다~”는 그 당시 야구장을 찾았던 팬들이라면 한번쯤은 흥얼거려봤을 만큼 엘롯기 팬들의 애환이 녹아있는 곡이었다.

시간이 흘러 2010년 현재, 이제 엘롯기 동맹은 사실상 와해되며 추억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엘롯기 동맹의 실질적인 맹주였던 롯데가 2008년 이후, 외국인 감독 로이스터의 등장과 함께 구단 역사상 최초의 3년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궈내며 명예롭게 엘롯기 동맹을 탈퇴했다. 지난해는 KIA가 2009시즌 V-10을 달성하며 타이거즈 왕조의 화려한 부활을 ‘잠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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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에 접어든 프로야구에서는 엘롯기 동맹의 시대는 가고, 새롭게 ‘NHL 동맹’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와 2009년 우승을 차지한 KIA가 동맹을 버리고(?) 떠난 지금, ‘루저 동맹’의 유일한 적자로 남은 LG 트윈스에 최근의 하위권 단골손님인 넥센 히어로즈-한화 이글스의 영문 첫 자를 따내서 만들어진 연합이다.

이들을 동맹으로 묶어야하는 이유는 역시 공통적으로 답이 안 보이는 팀 성적이다. 세 팀은 최근 몇 년간 가을잔치와 인연을 맺지 못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올해도 리그의 하위권은 이들의 독차지였고, 결국 팬들의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SK, 두산 등 2000년대 중반 이후 포스트시즌 무대를 매년 밟는 단골손님들과 가장 격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현진 이글스’ 한화가 3년 연속 가을잔치 진출에 실패했으며, 올 시즌엔 팀 창단 이후 최초로 2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 90년대 빙그레 시절부터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군단이자 특급 레전드들의 고향으로 일컬어지던 한화로서는 굴욕적인 성적표다.

‘생계형 야구단’ 넥센도 2000년대 현대 왕조의 추억을 과거로 날려 보낸 후, 해체의 위기를 극복하고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이제는 선수장사를 해서 간신히 연명해야하는 처지로 전락하여 프로야구계의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2007년부터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멀어진 넥센이지만 그나마 창단이후 아직까지 꼴찌를 해보지는 않았다는 게 최소한의 위안거리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NHL 동맹을 대표하는 새로운 맹주는 역시 ‘모래알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LG다.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끝으로 올해까지 무려 8년 연속으로 가을잔치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은 롯데(2001~2007)의 기록을 깨는 단일팀으로서는 프로야구 사상 최장기록이다. 출발부터 재정적인 어려움을 안고 있던 넥센이나, 세대교체 실패와 인색한 투자로 노쇠한 한화와는 전혀 다르게, 매년 엄청난 투자와 우수한 선수자원에도 불구하고 ‘가장 답이 안 나오는 팀’이라는데 LG의 심각성이 있다.

우승을 기준으로 역사를 돌아보면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넥센이 현대 시절이던 2004년을 마지막 우승 기록으로 가지고 있어 그나마 가장 근접했지만, 한화는 99년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이후 무려 11년이 흘렀고, LG는 94년이 마지막 우승이니 벌써 16년 전이다. 지금의 선수단에는 우승은 고사하고 포스트시즌 무대 한번 밟아 보지 못한 주전급 선수들도 즐비하다. 문제는 이 기간이 앞으로도 얼마나 길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세 팀은 올 시즌 나란히 '리빌딩'을 목표로 내세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그 방향성은 각기 달랐다. 넥센은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김시진 감독의 능력을 앞세워 ‘유망주 사관학교’로 명성을 떨쳤지만 가능성 있는 선수를 쓸만하게 키워내면 현금도 맞바꿔 팔아치우기에 급급한 구단의 기형적인 운영방식으로 전력수급과 유지에 어려움이 많다.

한화는 김태균과 이범호의 공백을 메워줄 젊은 선수들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류현진 이외에 믿을만한 선발투수 육성에 실패한 데다 주축 선수들 상당수가 아직 군입대를 앞두고 있어 꾸준한 세대교체를 추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앞선 두 팀이 환경적 한계에 봉착해있다면, LG는 애매모호한 방향성이 문제다. 팀 성적과 리빌딩 사이에서 분명한 목표의식을 정하지 못했다. 리빌딩을 목표로 한다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마운드 보강에는 실패했고, 포지션이 겹치는 외야진에서 스타급 선수들이 중복되는 상황을 초래했으다. 그나마 부상과 부진으로 비싼 전력을 제대로 활용해 보지도 못했다. 최근에는 신봉제의 도입으로 인하여 논란을 일으키는 등, 개성이 강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뚜렷한 선수단 내부의 불협화음은 모래알 팀워크를 만드는 가장 큰 원인으로 평가받는다.

‘NHL 동맹’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이들의 리빌딩이 과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간과 인력의 꾸준한 투자로 중요하지만 문제는 효율성이다. 공통점은 지쳐가는 팬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데 있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사진제공=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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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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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된 하위권 계보, '엘롯기'에서, 'NHL'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와 09년 우승을 차지한 KIA가 엘롯기 동맹을 떠난 지금, ‘루저 동맹’의 유일한 적자 LG 트윈스에 최근의 하위권 단골손님인 넥센 히어로즈-한화 이글스가 새로운 동맹을 형성했다.

    2010/12/0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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