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김홍석] 근래 들어 이렇게까지 우리나라의 야구 대표팀이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경기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힘들고 안쓰러웠던 경기가 끝났다.

2회 WBC 예선 A조 승자전에서 일본과 맞붙은 대한민국 대표팀은 믿었던 김광현(1.1이닝 8실점)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14:2의 불명예스러운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치로는 3안타 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공격을 주도했고, 2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4번 무라타 슈이치는 2안타 3타점, 메이저리그 출신 포수 조지마 겐지도 2점 홈런을 포함하여 3안타 3득점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중국전에서의 침묵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2개의 홈런 포함 장단 14안타안타를 몰아친 일본 타선은 한국 대표팀의 투수진을 넉다운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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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현에게 홈런을 친 4번 타자 무라타 ⓒworldbaseballclassic.com


이 경기의 결과로 인해 일본은 본선진출을 확정 짓고 하루의 휴식을 가진 후, 9일 벌어질 순위 결정전을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게 되었고, 반대로 한국은 8일 중국전을 반드시 승리해야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은 것은 거의 없고, 잃은 것만 잔뜩 있는 참으로 아쉬운 한 판 승부였다.


▶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의 매서움을 새삼 깨닫다

지난 제1회 WBC에서 미국과 일본을 연파하면서 4강에 오른 후, 국내에서는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리그의 수준과 그 선수들의 기량을 은연중에 무시하는 경향이 생겨나고 말았다. 하지만 박찬호와 이승엽을 비롯한 당시 우리나라 대표팀의 주축 멤버들도 큰 무대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었음을 함께 잊어버렸던 것은 아닐까.

난 올림픽에서 김광현은 일본의 대표팀을 상대로 두 번 모두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 하지만 당시의 일본은 단 한 명의 메이저리거도 포함되지 않은 순수 일본 국내파 출신 대표팀이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자신감만 앞세웠다면, 오늘의 패배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치로가 1번을 치는 일본 대표팀은 그 자체로 팀의 성격이 달라진다. 조지마 겐지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후쿠도메와 이와무라가 더해진 일본 대표팀의 타선은 구성 단계부터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몸소 체험한 일본 대표팀은 과연 강했다.

러한 일본 대표팀의 메이저리거들이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중국의 투수진을 상대로 고전했던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게 침묵하다가도 갑자기 터지곤 하는 것이 야구라는 스포츠가 아니던가. 하필이면 그 시점이 한국전이었던 것뿐이다.

번 경기를 통해 일본을 ‘넘지 못할 벽’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지나친 생각이지만, 지난 몇 번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해서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의 수준을 낮게 보는 것도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 김광현, 이번 경기를 재산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김광현은 차후 10년 동안 한국 대표팀의 투수진을 이끌어갈 선수다. 뼈아픈 이번 경기의 결과는 그에게 있어 ‘잊고 싶은 기억’으로 남겠지만, 이것을 좋은 발판으로 삼아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것도 그에게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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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에 마운드에 올라간 투수는 100% 컨디션일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은 상대 투수인 마쓰자카도 마찬가지였다. 마쓰자카는 원래부터 초반에 자주 흔들리는 스타일이다. 또한 안타는 허용해도 점수는 잘 내주지 않는 짠물 피칭으로 유명하다.

런 그답게 경기 초반 불안정한 제구력과 김태균의 홈런 등으로 인해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대량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타선이 1점차로 따라잡아 줬음에도 불구하고 2회에 와르르 무너져버린 김광현과 달리, 마쓰자카는 2회부터 냉정한 피칭으로 한국 타자들을 요리했다.

제 대회 경험이 풍부하고,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투수다운 모습이었다. 그 결과 마쓰자카는 프로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 대회에서 한국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광현의 선수 생활은 아직 시작하는 단계다. 코나미컵과 올림픽을 거치면서 한 단계 성장한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 현재의 모습이 ‘완성’에 이른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런 그에게 이번 경기에서의 경험은 큰 재신아 될 수도 있다.

떠한 경험을 하건 간에 선수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가에 따라 앞으로의 결과가 확연하게 달라진다. 22살의 김광현이 좀 더 진화하기 위해서는 오늘의 경험을 더 없이 소중한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필요가 있으며, 능히 그럴 수 있으리라 믿는다.


▶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시리도록 아픈 콜드 패를 당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애써 기억을 지우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인해 모든 희망이 사라져버린 것도 아니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장 8일의 중국전에서 승리하게 되면 한국은 본선 2라운드 진출권과 더불어 9일에 열릴 순위결정전에서 일본에 설욕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본선에서도 일본과 또 다시 경기를 펼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의 만회할 찬스는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본도 1회 대회 때 예선과 본선에서의 2연패를 준결승전의 승리로 되갚고 우승까지 차지하지 않았던가. 이번에는 우리가 당시의 일본이 걸었던 길을 답습하면 된다.

잊을 수 없다면 뼛속 깊이 각인시킨 채 곱씹으면 된다. 절치부심하여 마음을 다잡고 우선 중국을 제압한 후 설욕을 노리면 된다. 일본전의 결과에 연연해 하다가 중국전까지 그르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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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년 3월 7일 저녁, 한국은 제2회 WBC 예선 A조 승자전에서 일본에게 큰 점수차의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이미 일어난 일이며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3월 9일의 경기 결과와 3월 중순쯤이 될 본선에서의 경기 결과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난 결과에 연연해 미래에 대한 희망까지 포기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치욕’이라 부를만한 것이다.

잊지 말자.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한 번 졌을 뿐이다.

// 김홍석 기자(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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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Daum 스포츠 해외야구 섹션 전문 칼럼니스트
전 데일리안 스포츠 메이저리그 전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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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3/0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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