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유진 객원기자]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을 시작으로 대만야구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서 중국에 승부치기 끝에 패할 때만 해도 ‘방심한 끝에 패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WBC에서 한국에 0-9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최약체’로 분류되었던 약체 중국에게마저 1-4로 패하며 2연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이제는 변명의 여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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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연패로 가장 먼저 탈락한 대만 ⓒworldbaseballclassic.com

사실 대만야구의 몰락은 작년부터 예견되어 왔다고 봐야 한다.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강타자 장타이산(33, 신농)의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되어 ‘국제대회 1년간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것부터가 시작이었다.

이후 대만은 올림픽 본선에서 이렇다 할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그리고 올림픽에서의 부진은 다시 WBC로 이어지며 단 두 경기 만에 보따리를 싸야 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우승에 빛나는 대만이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 ‘One for all, All for one’에 대한 마인드 부족

대만은 뛰어난 선수들을 제법 많이 보유하고 있다. 왕첸밍(뉴욕 양키스)을 비롯하여 첸친펑(前 LA 다저스)과 차오 친 후이(前 콜로라도 로키스) 등이 한꺼번에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된 적이 있었을 만큼 결코 만만치 않은 선수층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는 야구’에 대한 마인드는 약체 중국에도 미치지 못하는 듯했다. 이번 WBC 중심 타선을 보더라도 3번 린이취앤, 4번 펑정민, 5번 린웨이주 등 모두가 한방이 있는 선수들이었지만, 이들은 타석에서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며 스스로 찾아 온 기회를 날려벼렸다.

‘One for all, All for one(모두를 위한 하나, 하나를 위한 모두)’이라는 문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계속 이렇게 나아갈 경우 대만은 일본과 한국은 물론 중국에까지 뒤쳐지는 아시아 야구 4등 국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 도덕적 해이에 대한 문제도 심각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아직까지 금지 약물 복용으로 국제적인 문제를 야기한 선수가 없다. 그러나 대만에서는 작년에 한 선수가 적발됐다. 바로 강타자로 유명한 장타이산이었다. 장타이산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대만을 상대할 때면 늘 ‘경계대상 1호’로 거론되었던 주인공이었다.

대만야구위원회는 장타이산에게 1년간 국제대회 출전 금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만 뛸 수 없게 되었을 뿐 국내리그에서는 외면 받지 않았다. 오히려 아직까지 현역 선수로 활약하며 건제함을 과시하고 있다.

게다가 대만 야구의 이러한 도덕적 해이에 대한 문제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바로 대만야구를 거론하는데 있어서 절대 빠지지 않는 또 하나의 이슈인 도박사건이 대만야구의 뒤를 따라다니고 있기 때문이었다.

대만 프로야구는 1997년까지만 해도 7개 팀이었지만, 그해 시보 이글스팀이 승부조작에 연루돼 해체됐다. 폭력조직 흑사회의 조직적인 승부조작이 사회문제로 불거진 것이 주된 이유였다.

2005년에도 폭력배, 감독, 선수들의 승부조작 문제가 또 한 차례 파문을 일으켰다. 작년에는 프로야구팀을 인수한 기업이 폭력조직과의 금전거래에 따른 승부조작으로 해체됐다. 이로 인하여 7개 팀이었던 대만 프로야구리그는 현재 4팀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승부조작과 그로 인한 도박이 프로야구리그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야구가 국가스포츠나 다름없는 대만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야구의 세계화가 쉽지 않아 보이는 현시점에서 프로야구리그가 활성화 되어 있는 나라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더욱 안타까울 노릇이다.


▶ ‘화합’과 ‘도덕’이라는 두 단어를 기억해야 할 때

지난겨울 대만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는 충훈고등학교 김인식 감독은 “대만 국민들의 야구사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특히, 고교야구 선수들의 첫 번째 꿈이 미국 진출, 두 번째 꿈이 일본 진출, 세 번째 꿈이 국내리그 진출일 정도”라고 이야기 한 바 있다.

그렇다면 대만이 중국에 밀리지 않고 다시금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영광을 누리기 위해서는 딱 두 단어만을 기억하면 된다. 바로 ‘화합’과 ‘도덕’이다.

중국야구의 성장은 분명 아시아에서도 반길 만한 소식이다. 그러나 대만야구가 주춤하고 있다는 사실은 ‘야구의 세계화’에 있어 크나큰 걸림돌이다. 야구가 진정으로 세계인의 스포츠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WBC에 참가하는 16개 국가들의 선전과 자국 내에서의 흥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의 야구 강국들은 라이벌인 동시에 친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선의의 경쟁을 통하여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 유진 객원기자
야구타임스 편집 김홍석 기자(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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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데일리안 스포츠 메이저리그 전문 객원기자
현재 야구타임스 편집기자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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