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김홍석] 우승후보 가운데 하나라던 도미니카 공화국이 네덜란드에게 충격의 패배(2:3)를 당했지만 더 이상의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시간으로 8일 벌어진 예선 C조의 첫 경기에서 미국은 난적 캐나다를 힘겹게 제압했고, 베네수엘라는 이탈리아를 상대로 무난한 승리를 거뒀다.

C조의 첫 경기에 대한 간략한 분석과 더불어 승자전과 패자전에 대한 간략한 예상을 해본다.


▶ 미국 - 힘겨운 승리와 남겨진 숙제

미국이 라이벌이라고도 할 수 있는 캐나다 대표팀과 어려운 승부 끝에 1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선발 등판한 제이크 피비가 3회까지 2실점하면서 2:1로 끌려갔으나, 4회와 6회 홈런포 3방으로 5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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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포로 승리를 가져온 유킬리스(왼쪽)와 던 ⓒworldbaseballclassic.com


3번 치퍼 존스와 4번 데이빗 라이트가 나란히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5개씩의 잔루를 남기는 바람에 고전했지만, 5번 케빈 유킬리스(1홈런 2볼넷 3득점 1타점)와 6번 아담 던(2안타 2볼넷 2타점 2득점), 8번 브라이언 맥캔(1홈런 3타점)이 큰 것 한 방씩을 터뜨려준 덕에 빼앗길 뻔 했던 경기를 되찾아 올 수 있었다. 미국 대표팀이 뽑은 6점에 대한 득점과 타점은 전부 이들 세 명이 기록한 것이다.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대표팀의 주전 마무리 후보였던 조 네이선과 B.J. 라이언이 최종 엔트리 발표 후 불참을 선언하고, 또 한 명의 마무리 투수인 브라이언 푸엔테스마저 예선에 결장하게 되면서 생겨난 마무리의 부재는 미국 대표팀의 과제로 떠올랐다.

네이선 등을 대신해 대표팀의 마무리로 낙점된 J.J. 푸츠가 2점차인 상황에서 9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역전을 허용했어도 전혀 이상할 것 없었을 정도의 위기상황을 맞이하고 만 것이다. 힘겹게 1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지키긴 했지만,  불펜이 최고의 강점으로 꼽혔던 미국 대표팀에게 ‘마무리의 부재’라는 꼬리표는 쉽지 않은 여정을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 캐나다 - 또 다시 1점차 패배에 눈물을 흘리다

반면 캐나다는 또 다시 1점차 패배에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캐나다는 2승 5패로 본선 진출 8개국 가운데 6위에 그쳤다. 하지만 그 5패는 비교적 강팀이랄 수 있는 한국(0:1), 쿠바(6:7), 미국(4:5), 일본(0:1), 대만(5:6)에게 당한 것으로 모두 1점차의 아까운 패배였다. 네덜란드(4:0)와 중국(10:0)은 캐나다에게 호된 맛을 봤다.

마이너리그 유망주로 구성된 당시 대표팀의 아쉬운 패배를 메이저리거가 포함된 이번 WBC 대표팀이 값아 주길 원했지만, 4명의 에이스급 투수(리치 하든, 에릭 베다드, 라이언 뎀스터, 제프 프랜시스)의 불참으로 생긴 투수력의 한계는 극복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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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초 캐나다 대표팀의 핵심 타자 4인방 중 두 명인 러셀 마틴(2안타 3득점 1타점)과 조이 보토(4안타 2타점) 의 연속 2루타로 1점차까지 따라 붙었으나, 이어진 1사 2루의 찬스에서 4인방의 나머지 두 명인 저스틴 모노와 제이슨 베이가 땅볼과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분루를 삼켰다. 보토와 마틴은 각각 3회와 7회에 솔로 홈런까지 터뜨리며 팀의 타선을 주도했으나, 둘의 힘만으로 승리를 따내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 베네수엘라 - 완승? 꼭 그렇지도 않다

최종 스코어는 7:0으로 끝났다. 결과만 보면 베네수엘라의 완승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당장의 경기는 이겼을지 몰라도, 승자전에서 만날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를 잃어버린 베네수엘라의 남모를 고충을 느낄 수 있다.

선발로 등판한 카를로스 실바는 4회까지 무실점으로 이탈리아 타선을 막아냈다. 문제는 그 때까지 베네수엘라 타선도 점수를 뽑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결국 5회에 팀의 에이스랄 수 있는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마운드에 올랐고, 그는 기대에 부응하며 4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지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61구를 던진 에르난데스는 더 이상 예선에서 등판할 수 없게 되었고, 그것은 이후 승자전과 최종진출전 등에서 내밀 수 있는 막강한 카드 하나를 잃어버렸다는 점에서 큰 손해라고 할 수 있다. 맬빈 모라(1홈런 3타점)와 카를로스 기옌(1점 홈런) 등의 방망이가 늦게 터진 것이 아쉬울 뿐이다.

과연 에르난데스가 없이도 베네수엘라가 승자전에서 미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을까. 여기에서 패하면 최종진출전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캐나다와도 어려운 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탈리아와의 경기는 얻은 것만큼이나 잃은 것이 많았던 경기였다.


▶ 승자전 전망 - 미국 vs 베네수엘라

‘난적’ 캐나다를 제압하고 승자전에 진출한 미국은 한국시간으로 9일 오전 9시, 이탈리아를 제압한 베네수엘라와 승자전에서 본선 진출 티켓을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인다. ‘미리 보는 결승전’일 수도 있는 이 경기는 이번 WBC 예선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빅 경기라 할 수 있다.

전체적인 두 팀의 타력이 비슷하다고 봤을 때, 결국 승부는 투수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이미 사용해버렸고 카를로스 잠브라노가 엔트리에서 빠진 베네수엘라는 미국에 대항할만한 선발 카드가 그리 많지 않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후보였던 아만도 갈라라가(08시즌 13승 7패 3.73)를 선발로 예고했지만, 갈라라가 말고는 신뢰할 만한 선발 투수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위험한 선택일 수도 있다. 승자전에서 승리한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패했을 경우에는 최종진출전에서 내밀 수 있는 선발 카드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미국은 시드니 올림픽의 주역이자 메이저리그 굴지의 우완 에이스인 로이 오스왈트(08시즌 17승 10패 3.54)가 출격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아무래도 당장의 승자전은 미국이 승리할 가능성이 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베네수엘라가 승리를 거두려면, 그들의 ‘절박함’이 경기력으로 드러나야만 할 것이다.


▶ 패자전 전망 - 캐나다 vs 이탈리아

비록 미국에게 패하긴 했지만, 캐나다는 8강에 올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의 강팀이다. 선발진이 약하다는 단점은 강한 타선으로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그 상대가 16개 참가국 가운데 최약체로 분류되는 이탈리아라면 두 말할 것도 없다.

캐나다의 무난한 승리하여, 최종진출전에서 승자전에서 패한 팀과 본선진출 티켓을 놓고 또 한 번의 멋진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 상대가 누가 되건 간에 홈어드벤티지의 이점까지 등에 업은 캐나다는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C조의 패자전은 10일 오전 7시 30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구장인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다.


<9일의 WBC 경기 일정(한국시간 기준)>
03:00 B조 1경기 쿠바 vs  남아공
05:30 D조 패자전 도미니카 vs 파나마
09:00 C조 승자전 미국 vs 베네수엘라
10:00 B조 2경기 호주 vs 멕시코
18:30 A조 순위결정전 일본 vs  한국-중국 전 승자

// 김홍석 기자(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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