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및 특집
2009/03/10 16:33
WBC 조 1위, 이제는 정부와 국민이 화답할 차례!!
예선 1라운드 최종 결승에서 한국은 일본을 1 : 0으로 누르고 A조 1위를 차지했다. 3월 7일 콜드게임 패배의 충격을 되갚아주면서, 1라운드 조 1위에게 주어지는 30만달러의 보너스까지 챙긴 1석 3조의 승리였다.
한국은 선발 투수인 봉중근이 5와 ⅓이닝 동안 단 3안타만 허용하는 완벽한 피칭을 선보인 가운데, 4회 1사 1, 2루에서 터진 김태균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그 후 140km/h 후반대의 패스트볼을 앞세운 정현욱과 류현진, 임창용을 잇달아서 투입한 끝에 1점을 지켜내면서 조 1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반면에 일본은 사와무라상 3인방인 이와쿠마 히사시(2008년), 스기우치 토시야(2005년), 다르비슈 유(2007년)를 비롯해 2007년 양대 리그 통합 세이브왕을 차지한 후지카와 큐지, 마하라 타카히로, 그리고 2008년 신인왕에 오른 야마구치 테츠야까지 총동원하면서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을 드러냈지만, 타선이 침묵하면서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만 했다.

이로써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06년 제1회 WBC에서 4강에 오르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일본에게 당한 콜드게임 패배의 충격을 딛고 조 1위로 본선 2라운드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어려운 가운데 야구 대표팀은 또 한 번 희망을 국민들에게 전해준 것이다. 야구 대표팀이 국민들의 '희망 발전소'의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이 '희망 발전소'인 야구계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국민들은 어떤 희망을 주었을까.
WBC에서 4강에 진출하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든, 그 결과와는 관계없이 야구에 대한 열광적인 응원과 환호는 그 순간으로 끝나왔다. 그리고 그것은 만약 이번 제2회 WBC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한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일 지도 모른다. 야구계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단 한 번이라도 함께 고민하고 그 해결을 모색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회인 야구 리그 등을 관리하고 있는 게임원(http://www.clubone.kr/)에는 5,000여개의 클럽이 등록되어 있고, 실제로 전국에 7~8천 여개의 사회인 야구팀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국에 야구를 할 수 있는 그라운드는 모두 합쳐 40면이 채 되지 않는 상황, 당연히 사회인 야구팀은 매번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단 사회인 야구팀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야구의 풀뿌리라고 할 수 있는 리틀 야구도 그라운드를 찾아서 동가숙 서가식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고, 이는 팀 창단과 관련해서도 근본적인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초등학교나 중학교 등 학원 야구의 경우에도 트랙과 인조잔디가 깔리면서 운동장의 규격이 축소되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야구부의 해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대전과 대구, 광주 등의 노후한 시설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한국 야구는 풀뿌리인 유소년 야구부터 최정점인 프로야구까지 열악한 그라운드 사정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야구인들은 야구장뿐만이 아니라 축구장이나 농구장 등을 갖춘 '체육 공원'이 각 지역마다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오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경제적인 논리를 앞세워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만이 우선시되고 있을 뿐이다. 생활 체육과 연관된 '체육 공원'이야말로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 정책으로써 내세우고 있는 '녹색 성장'과 연관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지난 2월 27일에 있었던 제3회 서울 국제 스포츠산업 포럼에서 체육 과학 연구원의 박영옥 박사는 "각 스포츠 종목 시설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가이드나 지침은 현재로써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각 스포츠시설은 지역민의 요구 등에 의해서 지자체의 장 등이 결정하고 있기에, 야구나 다른 종목의 스포츠시설이 확충되기 위해서는 그 단체나 지역민들이 끈질기게 요구하거나 노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계속된 한국 야구의 선전에 단순히 기뻐하기보다는 이제는 정부와 지자체 등이 그 열악한 인프라를 해결하기 위한 화답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야구뿐만이 아니라 한국 스포츠 자체가 굳건한 뿌리를 가질 수 있는 '체육 공원' 등이 각 지역마다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각 스포츠 단체의 노력만이 아니라 한국 야구 대표팀의 선전에 열광하는 국민들의 끊임없는 관심도 필요불가결하다.
TV 등을 벗어나서 한 번 아이의 손을 잡고 캐치볼이라도 하기 위해서 집밖을 나서본다면 한국 야구의 인프라가 얼마나 열악한지를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겉보기에는 야구가 한국에서 최고 인기 스포츠 중의 하나로 보이지만, 그 실상은 비인기종목과 큰 차이가 없다.
항상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유럽에서는 인기가 있는 핸드볼이 올림픽 등 국제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도 왜 한국에서는 비인기 스포츠인가"라는 말이 나오곤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개개인 스스로가 해보지 않은 스포츠에는 흥미와 재미를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과 같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는 야구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 될 뿐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국민들이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그 10% 만이라도 한국 야구의 인프라에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라고 바랄 뿐이다.
// 손윤 기자(블로그 : yago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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