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ㅣ 손윤 기자] 지난 3월 5일(이하 한국 시간) 일본과 중국의 경기로 시작된 제2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은 13일 쿠바와 멕시코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예선 1라운드를 마쳤다. 콜드 게임 패배를 당한 후에 패자 부활전을 거쳐 일본에게 1 : 0 승리를 거둔 한국(A조)을 비롯해 쿠바(B조), 베네수엘라(C조), 그리고 푸에르토리코(D조)가 각조 1위를 차지했고, 일본과 멕시코, 미국, 네덜란드가 조 2위로 본선 2라운드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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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의 개막을 보도하는 WBC 홈페이지 ⓒworldbaseballclassic.com

16일 멕시코와의 경기를 앞둔 시점에서 1차 라운드에서 각 팀들이 거둔 투타에서의 성적을 한 번 정리해봤다. 기록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겠지만, 그 기록들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서는 생각하지도 않은 부분을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2라운드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조에  편성된 쿠바와 멕시코는 1라운드에서 가공할 공격력을 보였는데, 그것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도 함께 생각해보려 한다.

1라운드에서의 각국 투수진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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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게 2번이나 일격을 당하면서 예선 탈락한 도미니카 공화국이 평균 자책 0.31로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1차 라운드를 통과한 푸에르토리코, 일본, 네덜란드, 쿠바, 한국 등이 따랐고, 16일에 우리가 경기를 가질 멕시코는 16개 팀 중에서 15위에 불과하다.

멕시코가 10.74라는 극악의 평균 자책을 기록한 것에는 오스트레일리아와 쿠바에게 대패를 당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돌풍의 주역인 네덜란드의 경우에는 평균 자책 2.50으로 전체 4위에 올랐지만, 16개 팀 중에서 가장 많은 30볼넷을 허용하는 등 그 내용면에서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1라운드에서 드러난 전체적인 투수력에서는 푸에르토리코와 일본, 쿠바, 한국 등이 다른 4팀의 8강 진출국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1차 라운드에서의 각국 타선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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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와 베네수엘라, 멕시코가 1.000을 넘기는 팀 OPS를 기록하는 등 가공할 공격력을 보였다. 예선 탈락한 오스트레일리아가 4번째로 높은 팀 타율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역시 2차 라운드에 진출한 팀들이 그 뒤를 이었다.

특기할 부분은 도미니카를 침몰시킨 네덜란드가 타율, OPS, 타점, 삼진 등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서도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 정도면 앞으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지 않을 정도로 '운이 좋은 편이었다'고 말할 수 정도다.

A조에서 1, 2위를 다툰 한국과 일본은 팀 타율에서 1리의 차이를 보였지만, 팀 OPS에서는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서 일본의 문제점은 무라타 슈이치를 제외한 장타력을 가진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트레이드 마크인 도루가 3개밖에 없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2차 라운드에서는 상대 배터리는 물론이고, 내야진을 휘저을 수 있는 기동력이 반드시 발휘될 필요가 있다.

투수력과 타력을 보두 감안했을 때, 투타의 밸런스가 가장 좋은 팀은 푸에르토리코인 것으로 드러났다. 1라운드에서의 기록으로만 봤을 때에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그 뒤를 쿠바와 베네수엘라 등이 뒤를 따른다. 멕시코와 네덜란드는 투수력과 타력이 완전 따로 노는 기이한 모습을 보였다.

▶ 쿠바와 멕시코의 공격력은 구장빨?

한국과 4강 진출을 다툴 쿠바와 멕시코는 1차 라운드에서 가공할 핵타선을 자랑했다. 12개로 가장 많은 팀 홈런을 친 멕시코와 11홈런의 쿠바는 1차 라운드에서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한 '유이'한 팀이다. 팀 OPS도 1.000을 훌쩍 넘겼다.

쿠바와 멕시코, 이 두 팀의 공격력은 어떻게 봐야하는 것일까.

흥미로운 것은 B조에서 예선 탈락한 오스트레일리아도 팀 타율 4위, 팀 OPS 6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은 팀 평균 자책에서 꼴찌를 다툰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멕시코, 오스트레일리아 등 투수력이 약한 팀이 한 조에 몰려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다.

B조의 경기가 펼쳐진 곳은 멕시코시티의 포로솔 구장으로, 해발 2,000m의 고지대에 위치한 멕시코판 '쿠어스필드'였다. 일정 수준 이상의 파워와 배트 스피드만 있다면 얼마든지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의 천국', 혹은 '투수들의 무덤'이었다.

실제로 쿠바와 멕시코뿐만이 아니라 B조에 전체의 OPS가 1.000을 넘겼고, 두 번째로 많은 홈런이 나온 C조의 17개를 훌쩍 뛰어넘는 28개 야구공이 외야의 관중들에게 선물로 주어졌다.

분명히 쿠바나 멕시코는 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를 가진 타자를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예선에서 드러난 가공할 화력은 타자들에게 유리한 구장과 투수력이 약한 팀들이 한 조에 묶인 점이 어우러지면서 나타난 결과이기도 하다.

즉, 이것은 그들의 타선이 조금은 과대포장되어 있다는 것을 뜻하고, 본선에서는 그와 같은 타력을 과시하기 쉽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그들이 속한 본선 1조의 경기가 벌어지는 곳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투수들의 천국'인 펫코 파크다.

가운데에만 공이 몰리지 않는다면, 한국 투수진이 선풍기를 돌리는 멕시코의 타선을 잠재우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한국 대표팀의 최대 장점인 기동력을 살릴 수 있을지의 여부다. 테이블 세터진이 살아나가서 멕시코의 배터리를 교란시킨 후, 김현수와 김태균 등이 해결하는 모습만 보인다면 손쉬운 승리를 예상할 수도 있다.

멕시코의 선발 투수는 공이 긁히는 날에는 요한 산타나가 안 부럽지만, 반대로 그렇지 않는 날에는 컨트롤 난조로 자멸하는 올리버 페레스(뉴욕 메츠)다. 타자들은 스트라이크 존을 좁히고, 반대로 투수들은 스트라이크 존을 폭 넓게 활용한다면, 승리의 여신은 한국팀 벤치에서 경기를 관전할 것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에서의 첫 경기,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대한다.

// 손윤 기자(블로그 : yago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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