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김홍석] 오는 16일 낮 12시(이하 한국시간)가 되면 우리나라와 멕시코의 본선 2라운드 첫 번째 경기가 그 시작을 알린다.

첫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최소한 두 번의 경기를 더 보장받고, 그 중 한 번만 이기면 준결승에서 오를 수 있기다. 반대로 첫 경기에서 패한 팀은 2연패를 하거나, 패자전에서 승리했다 하더라도 최종진출전에서 패하면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된다. 전력을 투입해서라도 첫 경기를 승리해야만 하는 이유다.

▶ 펫코 파크에서 멕시코는 홈팀?

한국과 일본, 쿠바, 멕시코가 속한 본선 1조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홈구장인 펫코 파크에서 모든 경기를 치르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 때문에 멕시코는 경기장을 가득 메울 것으로 보이는 관중들의 열띤 응원을 등에 업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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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소속인 애드리언 곤잘레스 ⓒworldbaseballclassic.com

바로 멕시코 대표팀의 3번 타자 애드리언 곤잘레스(27)의 존재 때문이다. 곤잘레스는 미국 대표팀에 합류한 제이크 피비(28)와 더불어 투-타에서 파드리스를 대표하는 간판선수다.

또 한명의 자랑이었던 메이저리그 역대 세이브 기록(554세이브) 보유자인 트레버 호프만(41)이 지난 오프시즌 동안에 밀워키 브루어스로 이적했고, 한때 스스로 트레이드를 요구하는 등 계속해서 이적설이 나돌고 있는 피비와 달리 2011년까지 비교적 헐값(5년 1500만불)로 묶여 있는 곤잘레스는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2000년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위로 플로리다에 지명되었으나, 텍사스로 트레이드된 후 마크 테세이라(현 뉴욕 양키스)와 포지션이 겹처 기회를 얻지 못하던 곤잘레스는 트레이드를 통해 2006년부터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풀타임으로 활약한 첫 해에 .304의 타율과 24홈런 82타점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더니, 2007년에는 30홈런 100타점, 작년에는 36홈런 119타점을 기록하면서 팀뿐만이 아니라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1루수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올스타전 출장은 물론이고,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한 최정상급 1루 수비수이기도 하다.

그런 곤잘레스에게 이번  WBC 본선 2라운드는 홈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치르는 홈경기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2루수 겸 2번 에드가 곤잘레스(31)와 외야수 겸 6번 스캇 헤어스턴(29)도 센디에이고 소속의 주전 멤버들이다. 이만하면 구장을 찾은 팬들이 멕시코를 향한 일방적인 응원을 펼치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다.

▶ ‘투수들의 천국’ 펫코 파크

하지만 우리나라에게도 유리한 점이 있다. 파드리스의 홈구장인 펫코 파크는 메이저리그에서 첫 손에 꼽히는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기 때문이다.

애드리언 곤잘레스(2홈런 7타점)와 롯데의 카림 가르시아(3홈런 5타점), 호르헤 칸투(1홈런 5타점)가 중심이 된 멕시코 타선은 예선 4경기에서 무려 41점을 뽑는 괴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그들이 예선을 치렀던 멕시코의 포로솔 스타디움은 해발 2천 미터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적은 공기 저항 때문에 홈런이 양산되는 곳이었다. 그러한 홈런포가 펫코 파크에서는 터지지 않을 확률이 높다.

곤잘레스는 지난해 쏘아 올린 36개의 홈런 가운데 22개가 원정경기에서 기록한 것이었다. 2007년에도 30개 중에 홈에서 기록한 홈런은 3분의 1인 10개에 불과했다. 지난 3년 동안 홈(34홈런 .269)과 원정(56홈런 .304)에서의 성적 편차가 엄청나다.

이것이 펫코 파크의 위력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펫코 파크에서의 홈런 생산성은 메이저리그 평균과 비교해 26%나 떨어진다. 곤잘레스가 샌디에이고가 아닌 다른 팀 소속이었더라면 한 시즌 40홈런도 가뿐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런 펫코 파크에서는 홈런 한방으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드물다. 오히려 높은 정확도와 기동력을 무기로 하는 팀이 더욱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고 갈 수 있으며, 그런 면에서는 우리나라 대표팀이 확실히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멕시코 대표팀에는 1번 타자 제리 헤어스턴(스캇의 형)을 제외하면 특별히 기동력에서 돋보이는 선수가 없기 때문.

멕시코 타자들이 예선에서와 마찬가지로 홈런을 노리는 큰 스윙으로 일관한다면 오히려 한국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치밀한 야구에 익숙한 한국 투수들이라면 얼마든지 요리할 수 있다.

오히려 우리가 신경써야 할 것은, 멕시코의 강타선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공격력이다. 우리나라 타자들이 홈런을 위한 큰 스윙 보다는 정확도를 높여 안타 생산에 주력한다면, 빠른 발을 활용해 비교적 약한 멕시코 투수진을 휘저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종욱과 정근우 그리고 이용규 등의 출루가 선행되어야 한다. 김태균과 이대호 등도 홈런을 노리기보다는 넓은 외야를 겨냥한 2루타성 타구를 날리는데 주력하는 편이 좋다. 그 편이 승리를 가져오는 좀 더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요소 때문에 적진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이나 다름없게 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그렇지만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어차피 우리는 ‘정복’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를 탄 것이 아니던가. 도전과 모험의 결과가 ‘승리’로 나타나기를 바랄 뿐이다.

// 김홍석 기자(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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