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김홍석] 드디어 제2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의 본선 일정이 시작을 알렸다. 예선 C,D조의 1,2위가 포진한 본선 2조의 경기가 15일(한국시간) 플로리다 말린스의 홈구장인 돌핀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강호들의 진정한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본선 경기가 벌어진 첫 날의 결과는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 푸에르토리코 11 - 1 미국(7회 콜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가 본토(?) 미국의 야구사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치욕적인 패배를 안겨줬다. 그 어떤 전문가도 예상치 못한 11-1의 7회 굿바이 콜드게임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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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두 ‘캡틴’ 치퍼 존스(왼쪽)와 데릭 지터 ⓒworldbaseballclassic.com

푸에르토리코는 완전히 독립되지 못한 미국의 자치령이다. 미국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도 그다지 곱지 않다. 그런 그들에게 이번 승리는 통쾌함과 더불어 감격을 느끼게 하는 승리였다. 우리나라가 일본을 상대로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고 가정해보면 얼추 비슷할 것이다.

선발 하비어 바즈케즈(5이닝 4피안타 1실점)를 비롯한 푸에르토리코 투수진은 미국을 상대로 7회까지 단 하나의 사사구도 내주지 않고 6피안타 1실점으로 묶었다. 반대로 타선은 2007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이기도 한 미국 선발 제이크 피비(2이닝 6실점)를 초반부터 두드리면서 일찌감치 강판시키는 등, 홈런 2방을 포함한 13안타 4볼넷을 묶어 11점이라는 점수를 쌓아 올렸다.

홈런을 쏘아올린 카를로스 벨트란(3안타 2타점)과 펠리페 로페즈(2안타 3타점)를 비롯해 이반 로드리게스(3안타 1타점)의 활약이 특히 두드러진 경기였다. 반대로 미국은 1번 쉐인 빅토리노부터 데릭 지터, 치퍼 존스, 케빈 유킬리스로 이어지는 상위타선이 모두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WBC와는 인연이 없는 것일까? 지난 제1회 대회에서도 총 전적 3승 3패에 그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던 미국 대표팀은 이번에도 예선 순위결정전에서 베네수엘라에게 패한데 이어 푸에르토리코에게도 일방적으로 밀린 끝에 패하고 말았다. 예선과 합하여 총 2승 2패, WBC에서의 5할 승률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로이 오스왈트라는 또 한 명의 에이스카드가 남아 있기 때문에, 16일 예정되어 있는 네덜란드와의 패자전 전망은 그다지 어둡지 않다. 하지만 한 번 구겨진 자존심은 쉽게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최근 2경기에서 4득점에 그친 타선의 무기력함이 해결되지 않는 한 네덜란드를 다시 한 번 대파란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반대로 미국까지 꺾고 파죽지세로 4전 전승을 구가하고 있는 푸에르토리코는 예선을 통해 드러난 투타의 안정적인 전력을 바탕으로 우승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파나마와 네덜란드만 상대하고 예선을 통과한 터라 ‘운이 좋았다’는 편견을 받기도 했으나, 이번 미국과의 일전을 통해 그마저도 깨끗이 날려버렸다.

4경기에서의 26점을 뽑은 반면 실점은 단 2점에 불과하다. 예상대로의 강타선과 기대 이상의 투수력. 현재 드러난 전력으로는 동일하게 무패가도를 달리고 있는 쿠바(3전승)와 더불어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다시 평가해야 것이다.

▶ 베네수엘라 3 - 1 네덜란드

앞서 벌어진 C조 1위 베네수엘라와 D조 2위인 ‘다크호스’ 네덜란드 간의 시합은 선발 카를로스 실바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미겔 카브레라 등의 홈런포에에 힘입어 베네수엘라가 3-1로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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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승자전에 진출한 베네수엘라 ⓒworldbaseballclassic.com

C조 순위결정전에서 미국까지 제압하고 조1위로 본선에 오른 베네수엘라와 도미니카 공화국만 두 번 이기고 8강에 합류한 네덜란드의 대결. 경기 전의 예상은 아무리 네덜란드가 파란을 일으킨 주인공이라고 해도 베네수엘라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경기의 양상은 조금 묘하게 흘러갔다. 예선 첫 경기에서 도미니카를 무너뜨린 주인공인 네덜란드 선발 시드니 폰슨(5이닝 2실점)이 베네수엘라의 강타선을 상대로도 꽤나 호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 팀의 안타수는 6-3으로 오히려 네덜란드가 더 많았기에 끝까지 긴장감이 감도는 경기였다.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차이는 양 팀의 장타력이었다. 미겔 카브레라와 호세 로페즈가 솔로 홈런을 터뜨린 베네수엘라는 3안타로 3점을 얻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네덜란드는 6안타를 때리고 상대 수비가 2개의 실책을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1점을 얻는데 그쳤다. 여기에는 베네수엘라 투수진이 단 하나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고, 두 개의 더블 플레이를 유도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

네덜란드 타선은 4경기에서 고작 7득점에 그치는 등 그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4경기에서 9점만을 허용한 투수진은 여전히 얕볼 수 없음을 증명했지만, 결국 점수를 얻지 못하면 이길 수가 없다. 네덜란드는 16일에 예정되어 있는 패자부활전에서 미국과의 어려운 승부를 벌여야만 한다.

그와 반대로 베네수엘라는 조별 예선 승자전에서 미국에게 패한 이후의 3연승을 달리며 좋은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네덜란드 전에서 타자들이 고전하긴 했으나,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와 아만도 갈라라가(디트로이트)라는 두 명의 수준급 선발 투수를 아끼고도 승리를 거둔 점은 만족스럽다.

메이저리그가 주목하는 차세대 특급 에이스인 에르난데스가 승자전에서 선발 등판한다면 제아무리 강력한 푸에르토리코라 하더라도 대등한 승부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4연승의 푸에르토리코와 3연승의 베네수엘라가 격돌하는 17일의 본선 2조 승자전은 전 대회 1,2위가 맞붙는 본선 1조의 일본-쿠바전과 더불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들의 대진이 그대로 결승전 카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지켜볼만한 가치가 있다.

<WBC 본선 경기 일정(한국시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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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석 기자(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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