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김홍석] 제1회 대회 1,2위 팀간의 재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디펜딩 챔피언’ 일본과 ‘아마 최강’ 쿠바의 대결은 결국 3년 전에 이어 또 다시 쿠바 타선을 눌러버린 마쓰자카의 호투 덕에 일본이 6-0으로 비교적 손쉽게 승리했다. 또한, 전날 푸에르토리코에게 11-1로 7회 콜드게임 패배라는 충격을 겪었던 미국 대표팀은 에이스 로이 오스왈트를 앞세워 ‘다크호스’ 네덜란드를 9-3으로 꺾었다. 미국은 최종진출전에 올랐고, 도미니카만 두 번 꺾었던 네덜란드는 본선진출 8개국 가운데 가장 먼저 탈락하고 말았다. ▶ 일본 6 - 0 쿠바 예선에서 3전 전승을 구가하며 11홈런 포함 39안타 29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던 쿠바도 메이저리그 18승 투수 마쓰자카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지난 제1회 대회 결승전에 이어 또 다시 마쓰자카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다.
◇마쓰자카 다이스케 ⓒworldbaseballclassic.com
마쓰자카는 6회까지 단타만 5개를 내줬을 뿐, 사사구 없이 탈삼진 8개를 잡아내며 쿠바 타선을 요리했다. 이미 2004 아테네 올림픽과 1회 대회 결승전에서 쿠바를 제압한 바 있는 마쓰자카는 경기 내내 자신감 넘치는 피칭을 과시했고, 86구 가운데 61개가 스트라이크였을 정도로 평소답지 않은 뛰어난 제구력을 자랑했다. 한국과의 예선 A조 승자전(4이닝 2실점)에 이어 대회 2연승을 기록한 마쓰자카는 지난 대회부터 WBC에서 5번 선발 등판해 모두 승리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WBC 통산 성적은 5승 무패, 23이닝을 던져 4실점(방어율 1.57)했고 탈삼진은 19개를 잡아냈다. 이만하면 ‘WBC의 사나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 이대로 일본이 우승까지 내달린다면 대회 MVP의 2연패도 노릴 만하다. 2회까지 0-0이었던 스코어는 3회초 일본이 안타 4개와 희생플라이 등으로 단숨에 3득점하며 기울기 시작했다. 상대 선발 챔프먼을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일본 타선은 총 12개의 안타와 4볼넷을 묶어 6점을 얻었다. 12안타 가운데 11개가 단타였을 정도로,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일본다운 시합으로 쿠바를 꺾은 것이다. 대회전부터 불같은 강속구로 주목받았던 챔프먼은 실제로 1회 아오키와 상대하면서 100마일(161km)짜리 패스트볼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결국은 정교한 일본 타자들에게 공략당하며 3회도 채우지 못하고 3실점하며 강판 당했다. 5회에 5-0으로 점수 차가 벌어진 후로는, 쿠바도 냉정하게 다음 시합을 대비해 주력 투수들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남아공과 호주, 멕시코를 모두 여유 있게 제압하고 3연승으로 신바람을 달렸던 쿠바는 일본에게 완패를 당하면서 그 기세가 한풀 꺾인 채 패자전으로 내려갔고, 일본은 예선 순위결정전에서 우리나라에게 당한 1-0의 패배를 극복하고 승자전에 진출했다. 쿠바는 17일 낮 12시에 한국 vs 멕시코 전의 패자와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일본은 준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18일 같은 시간에 한국 vs 멕시코 전의 승자와 일전을 벌인다. ▶ 미국 9 : 3 네덜란드 푸에르토리코에게 수치스러운 콜드패를 당했던 미국이 8강 진출국 가운데 최약체로 손꼽히는 네덜란드를 제압하고 체면치례를 했다. 선발 로이 오스왈트는 그다지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4회까지 무실점(5피안타 5탈삼진)으로 마운드를 지켰고, 그 사이에 이미 미국 타선은 6점을 뽑아주며 승기를 가져왔다.
◇지미 롤린스 ⓒworldbaseballclassic.com
전날 푸에르토리코를 상대로 침묵했던 타선은 네덜란드를 상대로 하며 되살아났다. 1번 타자 겸 유격수로 출장한 지미 롤린스는 홈런을 포함해 2안타 4타점으로 팀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고, 2번 브라이언 로버츠는 3안타 2볼넷으로 전 타석 출루하며 계속해서 찬스를 이어줬다. 유격수 포지션을 롤린스에게 내주고 지명타자 겸 3번으로 출장한 데릭 지터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잔루만 6개를 기록하지 않았더라면, 콜드게임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사실 네덜란드의 반격도 만만치는 않았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타선이 모처럼 활발한 모습을 보이며 미국과 똑같은 12개의 안타를 때려냈고, 그 중에는 엥겔하르트의 홈런도 있었다. 하지만 3번 타자 랜달 사이먼이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오스왈트 이후 6명의 구원투수를 마운드에 올린 미국의 계투작전에 휘말려 3득점에 그쳤다. 8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결국 본선에 오른 후 2연패로 탈락, 예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팀 치고는 다소 아쉬운 결말이었다. 하지만 도미니카를 두 번이나 꺾고 본선에 오른 네덜란드의 활약은 두고두고 회자될 놀라운 사건이었음에 틀림없다. 이 경기의 승리로 인해 미국은 탈락의 고비에서 간신히 회생의 기회를 얻었다. 하루의 휴식을 취한 후 한국시간으로 17일에 벌어질 2조 승자전(푸에르토리코 vs 베네수엘라)의 패자와 18일 최종진출전을 치른다. 두 팀 모두 이미 미국에게 1패씩을 안겨준 팀들이기에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되지만, 이기기만 하면 설욕과 더불어 준결승 진출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 또 한 번의 치열하면서도 흥미로운 승부가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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