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전우재] 2010년까지의 양훈은 ‘만년 유망주’로 불렸다. 입단 당시만 해도 192cm의 큰 키와 호쾌한 투구폼 때문에 기대를 모았지만, 프로 6년차까지 거둔 성적은 22승 29패 평균자책점 5.30에 불과했다. 드래프트 동기인 윤석민, 오승환, 정근우, 최정 등이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지만, 양훈은 좀처럼 크질 못했다. 잘 던지다가도 얼마 못 가 부진에 빠지거나 부상을 당하면서 무너지기 일쑤였다.

그랬던 양훈이 지난 시즌에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27경기에 등판해 데뷔 이후 가장 많은 143이닝을 소화하며 6승 10패 평균자책점 4.28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9월 이후에 등판한 6경기에서는 3승 1패 평균자책 3.41로 더 좋았다. 11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경기도 7번이나 됐다. 타선의 지원만 좀 받았더라면 데뷔 후 첫 10승 달성도 충분히 가능했다(득점지원 3.6점으로 끝에서 2위).

고질적인 단점이었던 제구력 불안에서 탈피해, 경기당 볼넷 허용수를 3.78개까지 낮추며 한층 안정된 투구를 선보였고, 그 결과 데뷔 첫 9이닝 완봉승과 10이닝 1실점 호투를 하는 등 이닝이터로서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류현진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양훈은 팀의 에이스 역할을 나름 톡톡히 해냈고, 얼어붙었던 팬들의 마음을 다시 따뜻하게 녹이는데 성공했다. 마침내 ‘만년 유망주’에서 벗어나 일보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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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클 수밖에 없다. 어느덧 20대 중반의 프로 8년차에 접어든 만큼, 그 기량을 만개할 시기가 됐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한화의 입장에서도 양훈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한화의 최대 약점이 바로 선발진이기 때문이다.

한화는 프로야구 8개 구단 가운데 선발진이 가장 취약한 팀으로 꼽힌다. 지난해까지 3연 연속 선발진 평균자책점 최하위를 기록했다. 국내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류현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나머지 투수들이 워낙 부진한 탓에 ‘류현진과 아이들’이란 비아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지난해 상당히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고 선수들의 나이가 어린 만큼 언제 어떤 변수가 발생할 지 알 수 없다. 그건 아직 확정되지 않은 한 명의 외국인 선수도 마찬가지. 결국 올해도 한화 선발진은 여러 불안요소를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더더욱 양훈의 역할이 중요하다. 3선발로 나설 것이 유력한 양훈이 류현진-외국인투수로 구성될 원투펀치의 뒤를 잘 보좌해 맹활약을 펼친다면, 선발진이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갖추게 된다. 1~3선발이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화는 4강 진출과 더불어 단기전에서의 이변도 노려볼 수 있다.

반면 양훈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또 다시 2010년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면, 한화는 또 다시 선발진의 불안 때문에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또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선발진의 부진으로 고배를 마신 2007년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양훈이 올 시즌 한화 선발진의 키플레이어인 셈이다.

일단 올 시즌 양훈을 향한 전망과 시선은 일단 희망적이다. 지난해 첫 풀타임 선발을 경험한 만큼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대화 감독 역시 “지난해 가장 가능성을 보인 투수다.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올해는 더 좋아질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보여준 성장세를 올해까지 이어간다면 꿈에 그리던 시즌 10승 달성도 무난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하지만 발전을 위해 반드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기복이 심하다는 것. 지난해 양훈은 한 경기 호투하면 다음 경기엔 부진에 빠지는 이른바 ’퐁당퐁당 징크스’에 시달렸다. 그리고 부진했던 경기의 대부분은 초반의 흔들림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양훈은 그 어떤 투수보다도 경기 초반의 위기를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양훈은 1~3회의 피안타율이 .284로 매우 높았다. 반면 중반인 4~6회는 .240, 종반인 7회 이후로는 .221에 불과했다. 아무래도 선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완급조절에 미숙했던 탓이라고 볼 수 있다.

양훈도 “기복을 줄이고 싶다. 지난해에는 경기 초반을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힘이 들어간 경우가 많았다”면서 ‘기복 없애기’를 최대 과제로 삼았다. 본인의 말처럼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노하우를 터득한 만큼, 다가오는 시즌에는 좀 더 유연한 피칭 내용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2012시즌이 끝나면 군에 입대할 예정인 양훈. 과연 그가 올 시즌 한화의 ‘키플레이어’가 되어 팬들에게 팀의 4강 진출이란 큰 선물을 안기고 떠날 수 있을까. 올 시즌 또 한 명의 신데렐라가 한화 선발진에서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 야구타임스 전우재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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