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이준목] KIA 최희섭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난 말 훈련불참에서 비롯된 소문이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 이제는 트레이드에 이어 임의탈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최희섭을 둘러싼 논란에 최대한 발언을 자제하며 신중론으로 일관하던 KIA 구단 측에서도 이제는 입장을 바꿔 공격적인 반응으로 나오고 있다.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팀의 주축 타자로서 비정상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최희섭의 돌출행동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구단이 선수에게 끌려갈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현재 돌아가는 여론은 최희섭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한때 동정론을 보내던 야구계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KIA 팬들조차도 이제는 최희섭의 처신에 대하여 하나같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가뜩이나 지난해 계속된 부진과 부상으로 인하여 반응이 좋지 않은 가운데, 선동열 신임 감독의 취임으로 뭔가 새롭게 시작해보자는 분위기에서 4번 타자가 책임감 없는 행동으로 팀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는 반응이다. 일부 KIA 팬들은 홈페이지와 게시판 등을 통하여 ‘떠나려면 빨리 떠나라’, ‘트레이드가 아니라 은퇴가 낫다’는 등의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리 팀 선수’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보이던 KIA 팬들치고는 대단히 이례적인 반응이다.

문제는 계속 이런저런 루머와 추측이 끊이지 않는 와중에도 정작 당사자인 최희섭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본인이 직접 나서서 해명할 부분은 해명하고, 바로잡을 부분은 바로잡으며 자신의 거취를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음에도, 정작 당사자가 이도 저도 아닌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침묵만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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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최희섭도 구단측에 억울하거나 섭섭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지난해 주장 반납 사건이나 트위터 파동, 준플레이오프에서의 부진 등으로 비난의 표적이 되었을 때 실제로 최희섭은 구단의 처사나 팬들의 반응에 적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희섭은 거구의 인상과는 다르게 섬세하고 마음이 여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어떤 서운함이나 이의제기가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선수로서 최소한의 자기 할 일을 한 뒤에 해야 설득력이 있다. 최희섭이 지난 연말 팀 훈련과 공식일정에 불참했을 때도 구단은 선수와 합의하에 이를 묵인했다. 사실 팀이 새 출발을 다짐하는 자리에서 고참급 선수가 개인 컨디션 문제를 핑계로 열외를 요구했다는 것부터가 일종의 ‘특혜’에 해당하는 것이고, 프로선수로서 자기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구단은 최희섭의 상태를 존중하여 관대한 입장을 취했었다.

여기에 트레이드설이 불거진 이후 최희섭은 김조호 KIA 단장과 면담하여 거취에 대한 논의를 가졌지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15일까지 거취에 대한 답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최희섭은 이번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KIA 구단의 인내도 한계에 부딪혔다. 최희섭이 그간 부상이나 부진 등으로 기대에 못 미쳤을 때도 KIA 구단은 최대한 최희섭의 의사를 존중하는 편이었으며, 강압적으로 무언가를 강요한 흔적은 없다.

냉정하게 말해 지금 이 상태로라면 최희섭은 트레이드 카드로도 수준 이하다. 선수 측에서 구단과의 협상에 불성실한 태도로 나오고 있는데다 훈련까지 임의로 불참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다른 구단과도 제대로 된 트레이드 논의가 진행되기가 어렵다. 최희섭의 트레이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넥센 구단에서는 일찌감치 일부 주축 선수들을 트레이드 불가로 묶어버리며 협상의 폭을 좁혔다. KIA로서는 팀의 주축 타자를 아무 대가 없이 보내주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지금은 제대로 된 논의도 해보기도 전에 협상루트가 막혀버린 셈이다.

설사 최희섭이 어느 팀으로 이적을 하더라도 앞으로를 생각한다면, 좀더 ‘프로답게’ 처신할 필요가 있다. 몸 상태가 엉망인 상황에서 과연 지금부터 이적하여 새로운 팀을 찾아간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또한 새로 이적하는 팀에서도 언제건 동료 선수들이건 팬들이나 코칭스태프이건 ‘사람간의 갈등’은 피할 수 없다. 그때마다 이렇게 문제를 회피하고 은둔하기만 할 것인가.

시간을 돌이켜 1년 전으로 되돌아가보자. 최희섭이 지난해 주장 완장을 반납해야 했던 것은 후배선수들과의 갈등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후배 선수들이 최희섭에 대하여 가장 서운함을 드러냈던 부분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선배가 후배들에게 지적하기만 좋아한다’는 데 있었다.

당시 주장 완장을 반납했던 것은 최희섭의 마음에 상처가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이제 와서 다시 지금 최희섭의 모습을 돌아보면 그때의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지, 최희섭 본인이 과연 그때와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을지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솔선수범’이라는 말은 프로라면 입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프로로서 최소한의 자기관리와 책임감도 없는 선수라면 당장 KIA를 떠나 다른 어느 팀에 간다고 해서 갑자기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 최희섭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책 없는 은둔이나 이적요구가 아니라, 스스로 얼마나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기 반성이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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