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신희진] 추운 날씨의 겨울이지만, 최희섭 문제로 인해 프로야구의 스토브리그는 화끈 달아올랐다. 지난 말 훈련불참에서 비롯된 소문이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 이제는 넥센과 구체적인 트레이드 논의가 오가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KIA 타이거즈의 4번 타자를 맡아준 선수가 갑자기 ‘서울 팀으로 보내달라’고 했기 때문에 KIA 팬들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게다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최희섭이 KIA를 떠날만한 합당한 이유를 좀처럼 찾기 어렵기에 팬들은 더욱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최희섭은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자랐고, 야구도 광주에서 배웠다. 고려대학교에 진학하고 대학 재학 중에 메이저리그 행을 택해 미국에서 몇 년을 보냈지만, 근본적으로 그는 광주사람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고향팀도 아닌 서울로 보내달라는 이유로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이미 작년 시즌부터 마음이 떠났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최희섭 주변 인물들의 증언으로 알려진 사실이라곤, 지난해 트위터 사건으로 팬들의 비난에 시달렸고, 후배들과의 갈등으로 인해 주장 완장을 반납했다는 것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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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프로야구 선수들은 언제나 팬들의 비판에 노출되어 있다. 야구장 안이나 밖에서 팬들의 비난과 비판에 시달리며 고생하는 선수들을 우리는 숱하게 봐왔다. 단지 팬들의 비난이 팀에서 뛰지 못할 사유라면, 대부분의 프로야구 선수들이 샐 수도 없이 팀을 옮겨야 할 것이다. 후배와의 마찰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최희섭은 팀에서 고참급에 해당하는 선수다. 후배와 사이가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팀을 떠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최희섭은 현재까지 그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으며, KIA 구단에서는 넥센, 두산 등 서울팀을 상대로 트레이드 카드를 조율 중이다. 트레이드의 성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최희섭은 현재 구단의 그 어떤 공식행사에도 모습을 비추지 않고 있으며, 전지훈련 명단에도 제외된 상태라는 점이다. 그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으며,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대부분의 팬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2년 전 장성호가 팀을 떠날 때는 감독과의 불화와 최희섭의 등장으로 인해 포지션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등의 사정이 있었다. 하지만 최희섭은 조범현 감독 체제에서 4번 타자로 대우를 받았고, 주전 1루수로서 자신의 자리를 확실히 지키고 있었다. 입단 계약을 맺었을 때, 8억원이라는 상당한 액수의 계약금도 받았다. KIA에 입단한 후 다섯 시즌 동안 그가 규정타석을 채운 시즌은 단 두 번뿐이었음에도 현재 그의 연봉은 4억원이다. 꾸준히 팀에 기여한 지난 시즌 MVP 윤석민보다도 많은 액수다.

메이저리그 출신이라는 이유로, 거포 4번 타자라는 이유로, 그리고 팀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라는 이유로 최희섭은 금전적으로 높은 대우를 받았고, 주요 선수로 기용됐다. 그가 제외된 것은 어디까지나 부상 등 자신의 책임이었을 뿐, 일단 경기에 나서면 최희섭은 언제나 주전 1루수 겸 4번 타자로 중용되었다.

코칭스태프의 변화가 그의 불만을 야기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신임 코칭스태프가 취임한 지 이제 겨우 3개월이 지났다. 불만이 쌓일 정도의 시간이라고 할 수도 없고, 바뀐 환경을 3개월도 참아내지 못했다면, 최희섭의 프로 의식을 문제 삼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재 나돌고 있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최희섭이 이적을 요구한 것은 조범현 감독 체제에서 발생한 일이다.

그렇다면 표면적으로 알려진 가장 큰 이유인 트위터 사건을 상기해보자. 최희섭은 부상 때문에 경기에서 활약하지 못하고 쉬고 있었을 때, 두산 팬인 아내에게 KIA 경기가 아닌 두산 경기 해설을 해줬고, 이 같은 사실이 최희섭 부인의 트위터를 통해 알려지자,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물론, 최희섭의 입장에서 이와 같은 팬들의 비난은 부당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최희섭은 단지 아내에게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을 뿐이며, 선수 개인의 가정사를 가지고 팬들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비판의 수위를 넘어서는 행동이다. 하지만 이 일로 최희섭은 사과문까지 작성해야 했고, 최희섭이 부진할 때마다 일부 극성팬들은 이 사건을 들먹였다.

이러한 일로 선수에게 사과문까지 작성하게 만든 것은 분명 팬들의 잘못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마음이 상했다 하더라도, 그 해결 방법이 ‘트레이드 요구’라면 최희섭의 어리석음을 말할 수밖에 없다. 팬들의 비난에서 가장 확실하고도 쉽게 벗어나는 방법은, 그라운드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프로답게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하면 된다.

사실 최희섭이 트위터 사건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았던 것도, 그가 중요한 시기에 부상으로 쉬고 있었기 때문이다.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팀 경기를 보며 아내에게 야구 해설을 했기에, 팬들의 분노를 샀던 것이다.

그런데 최희섭은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여 자신을 부당하게 비난한 팬들의 입을 닫게 하기보단, 오히려 타이거즈에서는 못 뛰겠다며 이적을 요구하는 모양새다. 한 팀의 4번 타자가 팬들의 비난을 이유로 이적을 요청했다면, 이를 납득할 수 있는 팬들이 얼마나 될까. 이는 오히려 팬들의 비난 수위를 높일 뿐 아니라, 트위터 사건 당시 그를 이해하는 입장에 있던 팬들마저도 적으로 돌리는 최악의 한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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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팬들을 황당하게 만드는 트레이드가 성사되기 직전이다. 이미 구체적인 트레이드 카드가 언급되고 있으며, 최희섭의 마음은 KIA에서 떠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당사자의 입에서는 그 어떤 납득이 가는 설명을 들을 수가 없다. 한국 프로야구 30년 역사에서 최희섭과 같은 이유로 다른 팀에서 뛰고 싶다고 말한 선수는 없었다.

프로라면 무릇 팬들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 선수들이 야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모두 팬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팬들을 존중하고 위할 줄 알아야 하며, 때로는 팬들의 과한 반응에 초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최희섭은 팬들의 비난이 가족에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괴로웠다고 한다. 그 아픔은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최희섭이 진정으로 프로다운 마인드를 가졌다면, 어디까지나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실력으로 자신을 향한 팬들의 시선을 돌려놓았어야 했다.

아직도 드러난 사실보다 감춰진 내용이 더 많은 최희섭 미스터리. 이후의 사건 진행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 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너무나 많은 팬들이 최희섭에 대해 실망했고, 그것은 그가 팀을 옮긴다 하더라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 야구타임스 신희진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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