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이준목] LG 봉중근에게 2011시즌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한 해였다. 왼쪽 팔꿈치 부상 때문에 불과 4경기 등판(1승2패 방어율 4.96)에 그치며 팀 내 에이스 자리를 유망주 박현준에게 내줘야 했다.

LG는 지난해 박현준, 주키치, 리즈 등 무려 3명의 10승대 투수를 배출했지만,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특히 후반기 중요한 고비마다 번번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며 뒷심 부족에 시달렸다. 그때마다 팬들은 ‘만일 봉중근이 있었다면…’하는 아쉬움을 떨칠 수 없었다.

하지만 봉중근에게 더욱 아픈 시련은 시즌이 종료된 후에 찾아왔다. 삭감의 칼바람이 불어 닥친 LG ‘신연봉제’의 희생양이 되면서 종전 3억8000만원이던 연봉이 무려 2억3000만원이나 깎인 1억5000만원으로 폭락했다. 반토막을 넘어 삭감률이 무려 61%나 된다.

다른 선수들과는 또 다르게 봉중근의 과도한 연봉 후려치기는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사실 신연봉제에 따른 고과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자면, 지난해 공헌도가 사실상 전무한 봉중근은 억대 이하로 떨어져도 할말이 없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나 봉중근은 지난 몇 년 동안 LG 마운드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면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08년 11승(평균자책점 2.66), 2009년 11승(3.29), 2010년 10승(3.58)을 기록했는데, 투구 내용에 비하여 승수가 적었던 것은 봉중근이 등판한 경기에서 유독 타선과 불펜의 지원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참고로 LG 소속의 투수가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것은 김용수 현 중앙대 감독(96~98년) 이후 무려 12년만이었다. 98~99시즌의 손혁을 끝으로 2000년대 들어 LG에서 2년 이상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선수도 오직 봉중근 한 명뿐이다. 특히 3년간 평균 179이닝을 소화하며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이자 이닝이터로 군림했다.

LG가 그 동안 마땅한 선발투수 부재로 어려운 경기를 펼치는 동안 유일하게 제 몫을 다한데다, 비시즌 기간에도 각종 국제대회 차출 등으로 쉴 틈이 없었다. 지난해의 부상도 알고 보면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혹사당한 결과로 인해 어깨에 무리가 갔기 때문임을 감안할 때, 지나친 삭감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았다.

봉중근은 책임감이 강한 선수로도 유명하다. 흔히 개인주의 정서가 강한 이미지로 알려진 LG에서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밟았던 봉중근이 오히려 다른 국내 선수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팀을 위한 희생정신이나 에이스의 책임감을 강조하는 등 성실한 자세로 동료들과 팬들의 신망을 얻어왔다. 매년 스토브리그 때마다 연봉 협상문제로 크고 작은 잡음이 터져나올 때마다 팬들은 ‘야구도 못하는 주제에...’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곤 했지만, 봉중근만은 예외였다.

하지만 봉중근은 이번에도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기보다 통 큰 결정을 내렸다. 봉중근은 올해 연봉을 사실상 백지위임 했고, 구단으로부터 제시받은 삭감폭이 예상보다 컸음에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곧장 계약서에 사인했다.

한동안 적지 않은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구단이나 팬들조차도 놀랄 만큼 화끈한 결정이었다. 물론 구단의 제시액에 따른 서운함이나 실망감이야 당연한 것이겠지만, 어차피 지난 시즌 성적에 대해 별달리 할말이 없는 상황에서 굳이 돈 문제로 시간을 지체하느니, 빨리 다음 시즌을 대비한 몸 만들기에 돌입하여 명예를 회복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최근 사이판에서 재활 중이던 봉중근은 홀로 받은 체력테스트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며 부활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그만큼 오프시즌 기간 동안의 몸 관리가 잘되어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올 시즌 주전급 선수들 중 박현준을 비롯한 상당수의 선수들이 체력테스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해외 전지훈련 1차 명단에서 제외된 것과 대조를 이룬다.

김기태 감독도 봉중근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봉중근은 워낙 책임감이 강한 선수다. 지난해 11월 진주 마무리 훈련부터 참가해 모든 훈련을 성실하게 소화했다. 후배들에게 항상 친근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신망이 높다. 무엇보다 본인이 다음 시즌 부활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명예회복을 선언한 봉중근의 2012시즌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LG 트윈스]

☞ LG의 신연봉제는 아직 허점투성이다

☞ 실망스러운 최희섭, 왜 이런 상황을 초래하나?

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 Copyrights ⓒ 야구타임스(yagootime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Writer profile
author image
야구를 사랑하고 즐기는
모든 팬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야구타임스!
야구타임스는 블로거들이 만들어가는 '블로그 미디어'입니다.

TRACKBACK :: http://yagootimes.com/trackback/1615

◀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 1603  Next ▶
textcube textcube get rss

야구타임스

TNM'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677-6 영남빌딩 8층 등록번호 : 서울아00739 등록일자 : 2009년 1월 14일 발행인 : 명승은 / 편집인 : 김홍석
Copyright 2009 (C)YagooTimes.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TNM. Designed by Qwer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