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이준목] 지난해 연말, 한화와의 계약에 성공한 김태균이 인터뷰 도중 다음 시즌 팀의 간판선수로서 책임감을 드러내는 대목이 있었다. 자신이 일본으로 떠난 2년간 팀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다며, 팀의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 때로 후배들 앞에서 ‘군기반장’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김태균에 일본에 가있던 2년간 한화는 젊은 선수들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으며, 리더 역할을 해줄 선수가 많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팀 내 최고연봉스타인데다 나이로도 어느덧 30대에 접어들며 팀의 고참급이 된 김태균으로서는 당연히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정작 김태균의 발언이 알려진 이후 상당수 팬들의 반응은 뜻밖에도 ‘너나 잘해!’였다.

스타플레이어가 좋은 의도로 책임감을 가지고 팀을 위해 솔선수범하겠다는, 어쩌면 ‘당연한’ 소리를 했음에도 이처럼 삐딱한 반응을 불러온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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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균, 15억 얻고 비호감 된 이유

김태균은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이슈메이커로 유명하다. 하도 별명이 많아서 ‘김별명’으로 불릴 만큼 일거수일투족이 팬들의 관심을 불러모으는 선수다. 별명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어필할만한 ‘캐릭터’가 강하다는 것이고, 다양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프로선수로서 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스타성을 갖췄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몇 년 전만해도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서 ‘김태균 별명짓기 놀이’가 유행하기도 했었다. 때로는 짓궂은 별명도 없진 않았지만, 그러한 별명짓기 놀이 자체가 친근함의 표시였고, 악의적인 의미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김태균에게도 서서히 안티가 늘기 시작하면서 비호감의 딱지가 붙기 시작했다.

지난해 지바 롯데에서의 갑작스러운 귀환 이후로 김태균에게는 또다시 새로운 별명들이 몇 개 추가됐다. ‘김변명, 김도망, 김비겁’ 등이 그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이전과는 달리 상당히 가시 돋힌 뉘앙스가 묻어난다는 점이다. 일본에서의 실패와 갑작스러운 국내 무대 유턴과정에서 김태균이 보여준 언행이나 처신에 대한 실망감을 느낀 이들이 적지 않았고, 몇몇 이들은 프로선수로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해외진출을 꿈꾸는 후배 선수들에게도 나쁜 전례를 남겼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김태균은 지바 롯데에서 퇴단한 이후 친정팀 한화로 복귀하면서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인 연봉 15억원에 계약했다. 2004년 삼성으로 이적하며 역대 최고액(7억5,000만원)을 받았던 심정수의 2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팬들이 많았다. 김태균의 기량과 가치는 인정하지만, 한국야구 시장에서 과연 한 선수에게 15억이나 되는 거액을 주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논란에서부터, 일본무대에서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는 선수를 특별대우하는 또 한 번의 전례를 남긴 것을 두고 다른 스타선수들과의 ‘형평성’ 논란까지도 일어났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다. 지난 3년간 김태균은 프로선수로서 최상급의 부를 얻었다. 결혼을 하며 단란한 한 가정의 가장이 되는 기쁨도 누렸다. 반면 깔끔하지 못했던 해외무대 청산 과정과 15억이라는 몸값이 주는 무게는, 그에게 비호감 이미지와 더불어 앞으로의 무거운 책임감도 덧씌웠다.

김태균도 자신을 둘러싼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여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서 김태균은 누구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고연봉을 받는 팀의 간판스타로서 경기장에서의 성적은 물론이고, 솔선수범하는 팀의 모범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드러내고 있다. 다소 껄끄러울 수 있는 인터뷰도 피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어차피 높은 몸값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최고선수로서 주변의 높은 관심과 기대치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해야 하는 부담은 물론이고, 간판선수로서 팀의 성적과 다른 선수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까지 짊어지게 되었다.

만일 조금만 부진하거나 기대에 못 미쳐도 팬들을 통하여 직접적인 피드백이 올 수밖에 없고, 때로는 무수한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찾아 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부담은 김태균이 지난 일본무대에서 2년간 용병생활을 하며 겪어야 했던 스트레스보다 결코 가볍지는 않을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잘해도 용병, 못해도 용병’이었던 일본에서와 달리, 여기서는 잘하건 못하건 끝까지 믿고 지켜봐 주면서 그의 노력과 성과를 함께 공유해줄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다. 15억원이라는 연봉만큼 큰 책임감을 떠안게 된 김태균이 다시금 방망이를 곧추 세워야 하는 이유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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