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이준목] 다가오는 2012시즌부터 국내 무대에서 활약하게 된 박찬호(39, 한화)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야구선수로서는 전성기가 지난 나이에 한국에 왔음에도, 여전히 박찬호의 발언과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될 만큼 그가 지닌 스타성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팬들은 벌써부터 메이저리그를 평정한 박찬호가 한국야구에 미칠 영향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한국 나이로 어느덧 불혹에 접어든 박찬호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성적에 대한 부담이 아니다. 오히려 박찬호같은 스타플레이어가 꾸준히 한국무대에서 오랜 시간 활약해주는 것만으로 프로야구의 인기몰이와 이미지 재고에 큰 보탬이 된다.

박찬호의 성공적인 한국무대 연착륙을 위해 중요한 것은 역시 ‘건강’이다. 철저한 자기관리의 기본은 역시 건강한 모습으로 한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다. 박찬호는 전성기 시절에도 중요한 고비마다 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추락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FA가 되어 이적했던 텍사스시절에는 허리부상으로 인해 ‘먹튀’라는 달갑지 않은 소리를 들어야 했고, 부활의 조짐을 보이던 2006년 샌디에이고 시절에는 장출혈로 고전했다. 지난해 일본무대에서도 1군 복귀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특히 최근 수년 동안엔 햄스트링 부상에 자주 시달렸다. 이것은 오히려 과도한 운동 때문에 발생할 수도 있는 부상이다. 박찬호는 지나치게 잘해보려는 의욕에 무리하게 운동량을 늘리거나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여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런 부상은 재발 가능성이 높은데다, 박찬호와 같은 노장 투수들에게 자주 발생한다는 점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난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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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문가들 중에는 박찬호의 기량보다는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풀타임을 온전히 소화할 수 있을지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부상경력까지 있는 만큼 철저하게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습벌레로 알려진 박찬호는 첫 선을 보이는 한국무대에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과 지나친 의욕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팬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그라운드 위에서 건강하게 한 시즌을 완주하는 박찬호의 모습이다.

두 번째는 후배 선수들을 아우르는 ‘멘토’로서의 역할, 혹은 스타로서의 자세다. 한화는 젊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많다.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로서의 기술적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것은 물론, 프로선수로서의 자세나 생활 태도, 미디어를 대하는 방식 등에서 박찬호는 충분히 후배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물론 박찬호도 어느 정도 한국야구에 대한 존중심은 필수다. 대학 시절 이후 줄곧 해외무대에서만 활약해온 박찬호에게 있어 한국프로야구의 문화나 코칭스태프의 지도방식 등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문화차이를 극복하고, 자신이 해외무대에서 배우고 습득해온 선진야구의 노하우를 한국에 전달해주는 매개체로서의 역할도 중요하다.

스프링캠프에서 박찬호는 한결 낮은 자세로 후배 선수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많게는 거의 조카뻘 수준으로 나이 차이가 나는 어린 후배들을 대할 때도 딱딱한 권위나 체면이 아니라, 편안한 형이자 팀 동료로서 다가가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선배님’이라는 호칭보다 ‘형’ 또는 메이저리그 시절 별명이었던 ‘찹’이라는 호칭으로 불러달라고 이야기하고, 먼저 장난을 걸거나 수다스러운 모습도 마다하지 않는다. 식사나 휴식시간 때도 귀찮을 정도로 후배들을 붙들어놓고 야구에 대한 조언을 하곤 한다. 박찬호가 처음에 입단할 때 과연 팀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까를 두고 걱정했던 한화 관계자들도 이제는 박찬호가 순탄하게 팀에 적응하고 있을 뿐 아니라 후배들의 리더가 되어가고 있다고 흐뭇해한다.

후배들에게는 친근한 형으로 다가가고 있지만, 박찬호가 야구계 현안 등에 대하여 공개적인 발언을 할 때는 또 그 무게감이 남다르다. 한국무대에서 박찬호는 그 경력만으로도 존경심을 자아내는 슈퍼스타다. 다른 선수가 하면 묻혀질 이야기도 박찬호가 언급하면 큰 이슈가 된다.

최근 박찬호가 인터뷰에서 한국야구장의 마운드 상태 등을 지적한 발언이 화제가 된 것도 이를 증명한다. 말이 지나치면 독이 될 수도 있지만, 국내에서는 야구계의 잘못된 관행이나 개선되어야 할 부분을 이야기할 때는 박찬호처럼 선수의 입장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수 있는 존재도 필요하다. 스타선수라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역할은 아니다. 그러나 박찬호 정도의 경력과 위상이라면 가능하다.

박찬호는 한 명의 선수인 동시에 가장 주목 받는 스타로서의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사실은 누구보다 박찬호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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