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이준목] 넥센 히어로즈는 창단 이후 줄곧 이슈의 중심에 있었지만, 정작 성적은 지난 4년 동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는 사상 첫 꼴찌의 수모까지 당했다. 넥센이 화제를 모은 것은 야구 자체보다는 구단 운영이나 트레이드에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었고, 대개는 부정적인 이슈로 화제가 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물론 구단 사정상 부득이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간의 실험적인 행보가 프로야구 신생구단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면이 많았다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넥센이 바로 한국 프로야구의 한 시대를 풍미한 ‘현대 왕조’의 추억을 승계한 팀이라는 점에서, 비주류를 맴도는 넥센의 행보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른 측면으로 봤을 때 지난해는 넥센에 있어서 긍정적 의미의 전환점이기도 했다. 꼴찌라는 초라한 팀 성적에도 불구하고 구단 경영적인 측면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 동안 현상유지에만 급급하고 선수를 팔아 겨우 연명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 구단의 비전을 제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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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이장석 대표는 지난 4년간의 시행착오를 구단의 ‘자립’ 기반을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설명했다. 선수를 파는 데만 급급했던 넥센이 FA 시장에서 4년간 50억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투자하며 이택근을 친정팀으로 다시 불러온 것은 그런 변화의 예고편과도 같았다. 특정선수 몸값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넥센도 전력보강을 위하여 투자를 할 수 있는 의지가 있으며, 그만큼 구단의 재정이 안정적으로 돌아섰다는 것을 과시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

이장석 대표는 구단의 재무 상태와 미래에 대하여 강한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2010년부터 넥센타이어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한 히어로즈 구단은 지난해 다시 2년 갱신에 성공하며 재정적인 부담을 덜었고, 입장료 수입도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단지 겉으로 보이는 수익구조를 늘린 데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버는 만큼 구단을 위해 과감한 투자도 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까지 구단 운영에 약 180억이 소모되었다면 5년 이내에 예산을 300억까지 늘릴 수 있는 재정 구조의 확립이 목표다. 여전히 그의 진정성이나 구단 매각에 대한 이런저런 소문이 나오고 있지만, 이장석 대표는 “매각은 절대 없으며 자신의 궁극적인 꿈은 서울 히어로즈의 완성”이라고 못을 막았다.

그 동안 경기장 바깥에서 구단의 존립을 위하여 머리를 싸매야 했다면, 이제는 그라운드 안에서도 무언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김시진 감독은 지난 1월 시무식에서 “올 시즌은 히어로즈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팀이 되자”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나오는 의례적인 각오가 아니다. 만년 하위권에 비인기구단이라는 오명을 딛고 이제는 구단의 존재가치를 성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절박한 책임감의 발로다.

2012시즌 넥센의 키워드는 역시 마운드에 있다. 지난 해 넥센의 팀 평균자책점은 4.36으로 7위에 머물렀다. 특히 선발투수가 거둔 성적만 놓고 보면 26승 60패에 평균자책점이 무려 4.97로 더욱 나빠진다.

그나마 불펜은 예전부터 좋은 편이었다. 부동의 마무리 손승락을 중심으로 작년에 20홀드를 기록한 오재영과 이정훈, 마정길, 이보근 등이 포진해있다. 현재 선발경쟁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 중 2~3명이 불펜에 합류하면 허리층은 더욱 두터워질 수 있다.

관건은 역시 선발진이다. 넥센은 다음 시즌 브랜든 나이트와 앤디 밴 헤켄의 투수 2명으로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치며 마운드 강화에 올인했다. 두 선수 모두 선발 로테이션을 염두에 두고 선택한 자원들이다. 남은 세 자리에는 심수창, 강윤구, 문성현, 김수경, 김성태 등이 스프링캠프를 통하여 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토종 선발 후보들 중 쓸만한 자원은 많지만 정작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는 점이다. 그 동안 확실한 선발투수의 부재로 고전했던 김시진 감독으로서는 특히 지난해 LG에서 이적해온 심수창과 부상에서 돌아온 강윤구의 부활에 누구보다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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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마운드의 최대 변수는 역시 김병현이다. 빅리그에서 54승(60패) 86세이브를 기록했고, 월드시리즈 우승경험까지 갖춘 김병현은 이름값으로 치면 한국 프로야구를 거쳐간 그 어떤 외국인 투수보다도 거물급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5년에 가까운 공백이 있는 김병현이 당장 국내에 복귀해서 좋은 성적을 낙관할 수 있을 만큼 한국야구가 호락호락한 무대는 아니다. 보직도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선발이 유력하다. 올 시즌의 활약보다는 최대 1년 정도 적응기를 거쳐야 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타선은 이택근과 박병호의 활용도가 관건이다. 타선이 약했던 넥센이 20홈런을 날린 알드리지를 미련 없이 포기할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의 존재 때문이다. 지난 시즌 후반 LG에서 이적한 이후 매우 좋은 활약을 보여준 박병호(51안타 13홈런 31타점 타율.254)는 올 시즌 넥센의 붙박이 4번 타자로서 생애 첫 풀타임 시즌 활약이 기대된다.

이택근은 중심타선은 물론 테이블세터로도 활약할 수 있는 전천후 타자다. 김시진 감독은 어느덧 팀에서도 고참급이 된 이택근이 개인성적뿐만 아니라 어린 선수들이 많은 넥센에서 리더의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공-수에서 혼자서 많은 것을 짊어지느라 슬럼프를 겪었던 강정호(지난 시즌 9홈런 63타점 타율 .281)도 마음의 짐을 덜고 올 시즌 재도약이 기대된다.

물론 비 시즌간 넥센의 전력이 다소 보강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4강이나 우승을 논할 수준은 아니다. 8개 구단 중 객관적인 전력면에서 봤을 때 강력한 꼴찌 후보를 꼽으라면 여전히 넥센이 현재로서는 유력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넥센의 매력은 풍부한 잠재력이다.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한 잠재력이 한번 물꼬를 터줄 경우, 그 흐름이 얼마나 맹렬할지는 누구도 속단할 수 없다. 야구의 진정한 매력은 결과가 미리 예상한 대로만 나오지 않는 데서 오는 반전에 있다. 다음 시즌 넥센이 순위 판도에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이변’을 일궈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흐뭇한 반전이 되지 않을까.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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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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