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손윤 기자] 언제부터인가 한국에서 야구는 프로야구의 동의어가 되고 있다. 또한 야구 팬은 야구 자체가 아닌 프로야구 팬을 의미하고 있다. 야구가 프로야구만이 아니라 초중고를 비롯한 사회인 야구, 동네 야구 등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이다.

프로야구와 관련해서는 열악한 시설이나 불합리한 제도, 적자 구조의 개선 등 각종 현안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아마 야구의 경우에는 오로지 '운동'과 '공부'의 병행만이 강조되고 있을 뿐이다. 분명히 학업을 도외시하고 오로지 운동에 '올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현장에서는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학업과 운동의 병행뿐만이 아니라 프로야구의 젖줄인 아마 야구가 발전하기 위해서 개선해야만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이수중학교 야구부의 김정훈 감독에게 들어봤다. 김정훈 감독은 1996년부터 이수중학교와 코치로 인연을 맺은 후, 2006년부터 감독을 맡고 있다.




Q 야구를 크게 나누면 즐기는 야구와 성적을 중시하는 야구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적을 중시한다는 것이 일반적으로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실력 향상이라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는 필요한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저는 일단 야구는 즐겨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야구를 즐기지 않으면 최선을 다할 수가 없습니다. 정말 야구가 좋고 적성에도 맞고 하고 싶어서 즐길 줄을 알아야지 힘들어도 목표가 있기에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지 최선을 다한 플레이가 나올 수 있습니다.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성적이나 그런 부분만 강조하면 금방 지겨워질 것 같습니다. 즐길 수 없다면 최선을 다한 플레이도 나오지 않고, 성적도 안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Q 많은 학원 스포츠의 지도자들을 만나면 학부모와 학교 측으로부터 성적에 대한 압력을 적지 않게 받고 있는 것에 고충을 느끼고 있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는데.

- 지금까지는 학교 측(이수중학교)에서 크게 성적에 대한 압력을 가한 적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학교 측에서 가장 바라는 게 소년체전에서의 좋은 성적입니다. 학교에서 야구부를 지원해주거나 밀어주거나 하는 것에 비해서 야구부에 바라는 것은 더 많은 실정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학부모님들한테 최대한 부담을 덜 드리기 위해서 사회인 야구 등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후원을 받아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용품 등도 구입하고 있고, 초등학교에서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그 학교에 야구용품 등을 지원할 필요도 있어서 그런 부분에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 장래에 대한 불안과 당장에 뛸 필드도 없는 현실

Q 어떻게 보면 학부모의 자비로 팀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은 학원 스포츠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만 하는 부분일 것 같습니다만.

- 제가 볼 때에는 학부모님들이 돈을 직접 내셔서 야구부가 운영되고 있는 것보다는 선수들이 고등학교, 대학교, 프로로 가는 과정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이나 미국 같은 경우에는 올라갈수록 점점 더 커지는데, 우리나라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습니다.

Q 초등학교나 고등학교의 야구부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서, 그 중간에 끼인 중학교 감독으로써 고충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 서울 시내에 중학교가 23개교가 있는데 고등학교는 14개밖에 없습니다. 숫자가 절반 가까이 확 줄어버리니까 진학하기에 어려움이 적지 않습니다. 저희 학교의 경우에는 고등학교의 감독님들이 선호하는 선수들이 있어서 조금은 괜찮은데, 선수들이 안 좋을 때는 답답한 상황입니다. 초등학교도 25개인가 26개밖에 없거든요. 초등학교 숫자랑 중학교 숫자랑 거의 똑같으니까 선수를 스카우트하는데 굉장한 어려움이 있고, 고등학교에 진학시키는데 또 어려움이 있습니다.

Q 최근에는 운동만이 아니라 공부도 병행해야만 한다는 목소리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 야구를 대부분 초등학교 때에 처음 시작하는데, 그 아이에게 (야구를) 시키게 하기 위해서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나중에 프로를 못 갔을 경우에 이 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걱정을 많이 하시더군요. 공부를 같이 병행했을 때에 두개 다 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가 지도자 생활을 십 여 년을 했는데, 두개 다 잘하는 선수를 거의 본 적이 없었습니다. 둘 다 어중간하게 되어버리면 취직하기도 힘들고 야구 선수로도 성공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Q 이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방안으로 생각하시는 것이 있습니까.

- 일본의 경우처럼 사회인 야구 제도를 좀 더 활성화시켜서 선수 출신들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를 계속해서 할 수 있도록 활성화를 시켜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에 못 갔을 경우에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야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에 실업야구가 부활한다고 하는 점은 분명히 반길 일이지만, 그보다는 이미 저변이 확대된 사회인 야구를 활성화시키는 편이 낫다는 견해이신 것 같습니다.

- 그게 더 빠를 것 같습니다. 사회인 야구가 많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기업에서 선수 출신을 기용하는 게 쉽지 않은데, 그걸 좀 더 확대시켜서 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Q 결국 현실적으로 학원 스포츠의 가장 큰 과제는 졸업 후의 진로가 프로구단 외에는 없다는 점인 것 같은데.

- 그렇죠. 앞에서도 말했듯이 제일 큰 것은 맨 위에 올라갔을 때에 갈 때가 없다는 거죠. 프로 외에는. 게다가 프로에 갈 확률도 거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게 제일 큰 이유입니다. 야구 선수로써 다들 성공을 하면 좋겠지만, 못했을 경우에 흡수해 줄 곳이 없다는 게 현실입니다. 그 다음에는 연습이나 시합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한 것입니다. 야구장이 턱 없이 부족하죠.

일본의 경우에는 평일보다는 주말에 경기를 다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어 있습니다. 공부를 다 하고서 운동을 하라고 지시는 내려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잘 되고 있지 않는 것은 수업이 끝난 후에는 늦은 시간인데 조명시설이 안 되어 있기에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에는 체육 공원이 다들 잘 갖추어져 있는데, 우리나라도 구마다 하나 정도씩은 야구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이수중학교의 운동장도 야구를 하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실전 연습 등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습니까.

- 중학교에도 경기를 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그런 곳을 가든지, 아니면 고등학교의 야구장 등을 빌리든지 경기도 인근에 있는 학교는 운동장이 크기 때문에 그곳에 가서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여의치가 않는 것이 학교 측에서는 수업을 다 하라고 하는데, 내일 시합이라고 해도 오늘 수업을 다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많은 연습을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Q 요즘 누구나 운동과 공부의 병행을 외치고 있지만, 이것이 실제로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취업 부분도 있지만, 운동시설의 확충이 동반되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 그렇죠. 체육 공원을 많이 만들어서 야구든 축구든 어떤 스포츠든 그 동네의 사람들이 언제든지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차장 건물보다는 공원을 좀 더 늘렸으면 좋겠습니다.

▶ 아무런 지원 없이 좋은 결과만 기대

Q 이번 겨울에 선수들을 인솔해서 일본에 갔다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다른 나라의 야구를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학생들과 함께 갔다 왔습니다. 이런 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그 아이들이 야구를 얼마나 사랑해서 하고 있는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마지못해서 하는 아이들이 많거든요. 미국이나 일본이나 다른 나라의 선수들이 하는 걸 보면 야구를 즐기면서 하고 있는 것도 배우고, 그들이 얼마나 야구장을 경건하게 여기고 사랑하고 있는지를 보고 느끼는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Q 일본에서 함께 한 곳은 이수중학교와 국제 교류를 하는 학교입니까.

- 특별히 교류를 하고 있는 학교는 없고, 개인적으로 저희들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하는 곳을 알아봐서 하고 있습니다.

Q 야구부에 대한 학교 측의 지원은 어떻습니까.

- 학교 측에서 1년 동안에 야구부에 지원하고 있는 금액이 300만원 정도가 됩니다. 300만원이라고 해도 야구부원이 30명이면 유니폼 한 벌 값밖에 되지 않습니다. 저희 학교 같은 경우에는 그 300만원을 가지고 초등학교에서 선수를 스카우트할 때에 야구용품을 지원해주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Q 대한 야구 협회나 KBO에서는 지원을 좀 해주는 편입니까.

- (대한 야구 협회나 KBO나) 주로 초등학교에 지원을 해주고 있고, 중학교 같은 경우에는 최근 3년 전부터 출신 선수가 프로에 갔을 때에 그 계약금의 3%를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프로에 가야지만 받을 수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저희 학교에서는 매년 3, 4명이 프로에 입단하고 있어서 혜택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보다는 초등학교처럼 꾸준하고 전체적인 지원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못하는 학교도 지원을 받을 수 있게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시즌 중에는 어렵겠지만, 비시즌 중에는 프로 선수가 모교를 방문하는 것도 의미가 깊을 것 같습니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되는데.

- 그렇죠. 비시즌 때에는 그렇게 해주면 좋죠.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제가 중학교 야구 동문회를 만들었습니다. 야구 선수로써 성공한 경우만 아니라 일반 사회 생활을 하고 있는 선수들도 일 년에 한 두 번쯤은 와서 함께 자신이 했던, 혹은 하고 있는 야구를 후배들과 함께 즐기고 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비시즌에 마무리 훈련을 할 때에 한 번씩 하고 있는데, 대학이나 프로 등에서 무슨 중학교가 그런 것을 하느냐라는 소리를 들을 때도 있습니다. (솔직히) 기분이 나쁘기도 하지만, 왜 그렇게 말들을 하시는지, 그냥 지금 중요한 시기라서 보내기 어렵다고 말씀을 하시면 되는데, "고등학교도 아닌 중학교가 무슨 동문회를 하냐."는 말을 할 때마다 이해는 하지만, 많이 안타깝습니다.

Q 역시 개인의 노력이 아닌 저변이 확대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만 될 것 같습니다. 저변의 확대를 위해서 가장 시급하게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계속해서 말하고 있지만) 사회인 야구를 활성화시켜서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등이 사회인 야구에 많이 참여하게 된다면, 그 팀 별로 구장을 만들 것입니다. 그만큼 야구장이 늘어날 것이고, 그 야구장을 그 팀만이 아니라 초중고 등도 이용하다가 보면 팀 숫자도 늘어날 거잖아요. 예를 들면 야구화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만든 것은 없잖아요. 다 일본이나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수요가 없다는 것이죠. 결국에는 위에서부터 저변을 확대시켜서 밑에서 아이들이 공부랑 야구를 병행해도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 손윤 기자(블로그 : yago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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