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위클리 이닝(inning.co.kr) 문현부]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6월30일 히로시마전의 승리로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 중 가장 먼저 40승 고지에 도달했다. 산케이스포츠는 40승 선착 팀의 우승확률은 91.7%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7월 5일 현재, 42승 23패 64.6%의 높은 승률로 2위 야쿠르트를 4.5경기차로 따돌리고 센트럴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득실차는 +62로 양호하고, 팀홈런(82), 팀타율(0.269), 팀 평균자책점(3.03) 모두 리그 1위다. 팀 도루(39)도 1위 야쿠르트의 50개와 큰 차이가 없다. 과연 요미우리의 힘은 어디에 있을까.

▷ 명장은 선수가 만들어준다

하라 감독은 2002년 요미우리 감독으로 취임하자마자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마츠이, 에토, 기요하라, 다카하시, 우에하라, 구도 등 호화멤버의 활약 덕이다. 하라는 2003년 3위에 머문 후 호리우치에게 지휘봉을 내주었다가 2006년에 다시 복귀했다. 당시년에는 과거 스타플레이어들이 이적하거나 은퇴해 ‘이승엽과 아이들’이라 할 정도로 선수층이 취약해 4위에 그쳤다.

결국 퍼시픽리그에서 강타자 오가사와라, 다니를 데려온 후 2007년 리그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작년엔 최고의 외국인선수인 라미레즈, 그레이싱어, 크룬을 영입하며 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올해에는 사카모토, 야마구치, 오치 등 젊은 유망주의 성장과 이적투수 디키 곤잘레즈의 예상 외 활약으로 요미우리는 다시 최고의 선수구성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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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쳐주면 감독은 자연히 명장이 된다. 거꾸로 아무리 훌륭한 감독이라 해도 허약한 선수들이 어설픈 플레이만 펼쳐대면 ‘저 감독이 왜 저렇게 어리석게 되었는가’라는 비웃음을 사게 된다. 노무라 감독(라쿠텐)은 90년~98년 야쿠르트에서 후루타, 오말리, 이시이, 다카츠 등 명선수들의 활약으로 4번의 리그우승을 차지한 명감독이지만, 이후 전력이 약한 한신과 라쿠텐에서는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선수에 따라 감독평가가 바뀌는 건 현재 한국의 김재박(LG), 김인식(한화) 감독도 마찬가지다.

감독이 발휘할 수 있는 최대역량은 구단이 좋은 선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그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누가 과연 우수한 감독이냐를 증명하는 것은 똑같은 조건에서 누가 브리지게임의 명수인가를 가리는 것과 같다.

▷ 트레이드를 할 때 유망주를 내주지 마라

요미우리의 08~09년의 주된 선수이동변화는 다음과 같다.

이적 - 니오카, 하야시(이상 니혼햄), 시미즈(세이부), 사나다(요코하마), 우에하라(볼티모어), 카도쿠라(SK), 사이토 다카유키(야쿠르트), 고사카(라쿠텐)

영입 - 그레이싱어, 라미레즈, 디키 곤잘레즈(이상 전 야쿠르트), 오가사와라, 마이클 나카무라(이상 전 니혼햄), 츠루오카(전 요코하마), 다니(전 오릭스)

팀 내 유망주 성장 - 사카모토, 마츠모토, 가메이, 오비스포, 토노, 오치, 야마구치

트레이드의 가장 중요한 철칙은 그 동안 투자해온 유망주를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가 다음에 얼마나 큰 선수로 변모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반면 피크에 올라가 더 이상 성장가능성이 없는 선수는 내줘도 무방하다. 향후 5년을 버티지 못할 선수는 내보내되, 2년 정도 상당한 활약을 할 수 있어 보이면 퍼시픽리그로 보내는 것도 현명한 판단이다. 니오카와 하야시가 그런 예다.

이 원칙을 감안할 때 최근 요미우리는 꽤 이상적인 조치를 취했다. 고질적인 무릎통증으로 수비 범위가 현격하게 줄어든 니오카를 보내고, 사카모토를 주전유격수로 발탁했다. 사카모토는 현재 0.342로 타격1위를 달리고 있고, 니오카보다 훨씬 넓은 수비범위를 보인다. 유망주들이 성장하면서 포지션이 겹치게 된 시미즈, 사이토, 고사카는 선수 본인을 위해서도 타 팀 이적이 당연했다. 요코하마에서 데려온 카도쿠라는 실패작임을 확인한 후 재빨리 방출했고, 선발요원으로, 필승계투조로도 기용하기 어려운 사나다는 백업포수 츠루오카를 데려오는 카드로 활용했다.

그레이싱어와 라미레즈는 투타의 핵이 되었고, 오가사와라 역시 중심타자로 자리 잡았다. 교타자인 다니는 07년 팀 우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가메이가 확실한 주전외야수로 성장할 때까지 플래툰으로 출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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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에서 방출한 디키 곤잘레즈 영입은 대성공이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곤잘레즈는 야쿠르트에서 5년간 뛰었지만, 부상과 팀 사정이 겹쳐 1년 내내 활약한 해는 06년뿐이다. 그 해 9승 7패 평균자책 3.15에 114.1이닝 28사사구로 훌륭한 제구력을 보였다. 그가 어깨부상에서 회복한 후 요미우리처럼 타격이 강한 팀으로 오면 실력을 발휘할 것이란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곤잘레스는 현재 8승1패 평균자책 2.38을 기록 중이며, 68이닝 동안 겨우 6개의 사사구만 허용하는 칼날제구력으로 요미우리의 주력투수가 되었다. 이런 것이 스카우트의 묘미이며, 선수단 정비의 매력이다.

마이클 나카무라는 기존 클로저인 크룬의 은퇴가 멀지않은 시점에서 보험용 선택이었다. 개막 후 3달간의 결과는 마이클이 의외로 부진하며, 크룬은 손가락부상으로 인해 6월 이후 출장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현재는 오치, 야마구치가 더블스토퍼를 맡고 있다. 그러나 선수트레이드란 어차피 그런 우여곡절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시점에서 선수능력에 대한 예측, 팀 내에서 당장의 필요성, 장차 어떻게 사용하겠다는 복안을 근거로 선수를 주고받는 것이다. 트레이드를 하는 시점에선 누가 이득을 보고 손해를 볼지 아무도 모른다.

중견수 마츠모토의 기용은 이채롭다. 168cm의 단신 외야수 마츠모토는 진루타, 투구수 늘리기, 넓은 수비범위, 빠른 발로 호화군단 요미우리에 부족할 수 있는 악착같은 플레이를 해주고 있다. 연습생으로 입단한 도미니카 투수 오비스포도 7월2일 히로시마 전에 첫선발로 나와 6.2이닝 1실점 승을 거두며 활기를 불어넣었다. 젊은 투수 토노는 올해 처음 선발로테이션에 포함되어 3승4패 2.47을 기록, 평균자책 리그 2위에 올라있다.

불펜의 핵인 오치, 야마구치는 모두 프로 4년차 이내의 젊은 투수들이다. 요미우리는 2004~06년의 3년간 5할 승률 미만의 부진 속에서도 섣불리 유망주를 내주지 않았으며, 이제 그간 인내의 결실이 꽃피고 있다. 08년 요미우리가 거물 FA선수에 의존했다면, 올해의 요미우리는 거물선수와 유망주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 확실한 불펜진

대량득점을 하기가 어려워진 현대 야구에서는 1점 리드를 안은 채 구원진이 2이닝 정도를 깨끗이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에 따라 승리를 지켜내는 투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종반 2이닝을 확실하게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다면 상대팀이 승리를 노릴 수 있는 여지는 27아웃에서 21아웃으로 줄어든다.

올해 요미우리 불펜에서는 유망주 야마구치, 오치의 급성장이 돋보인다. 2008년 11구원승으로 신인왕을 수상한 좌완 야마구치(6승 1패 3세이브 17홀드 방어율 1.26)는 144~148km/h에 이르는 속구에 날카로운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지녀 1이닝 안에 공략하기 버거운 리그 최고의 스토퍼다. 오치(4승 1패 7세이브 13홀드 방어율 1.51)는 150km/h의 거친 속구에 140km/h에 육박하는 위력적임 포크볼을 겸비했다. 2명 모두 Whip(이닝당 출루 허용율)이 1.00미만의 훌륭한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튼튼한 불펜은 모든 감독들의 꿈이다. 2000년 이후 고질적인 마무리 부재에 시달려온 요미우리는 2006년 도요다를 세이부에서 영입했고, 도요다가 얻어맞자 선발 다카하시 히사노리를 후반기에 마무리로 기용하는 고육지책을 썼다. 2007년에는 선발에이스 우에하라가 마무리로 돌며 32세이브를 기록했다. 작년엔 강속구투수 크룬을 요코하마에서 영입해 본격적인 구원진을 갖추었다. 크룬은 1구원승에 41세이브를 거두어 팀의 84승 중 50%를 책임졌다.

이제 하라 감독은 선발투수가 한두 점의 리드를 안고 6회까지 버텨주길 기도한 다음, 필승 계투진을 투입해 승리를 굳힌다는 확신이 생겼다. 현대야구는 어느 팀의 불펜이 강한가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좋은 포수, 그리고 스피드

요미우리가 그 동안 안고 있던 또 하나의 문제점은 공격형 포수 아베의 뒤를 받칠 백업포수의 부재였다. 가토, 사네마츠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 있어서도 아베보다 두 수 아래였다. 2007년 아베는 144경기 중 140경기에 출전해야 했고, 08년엔 베이징올림픽 대표로 뽑혀 8월에는 그의 공백으로 인한 위기를 맞았다. 결국 요미우리는 사나다(투수)를 요코하마에 내주고 백업포수 츠루오카를 데려왔는데, 결과는 성공이었다. 요미우리는 8월에 12승 1무 7패를 거두며 리그우승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올해엔 아베는 츠루오카 덕에 1주일에 한번은 마음 놓고 쉴 수 있다.

근래 요미우리의 야구는 ‘한방의 홈런야구, 느림보야구’였다. 2005년 요미우리의 팀도루는 38개로 최하위 수준이었다. 2006년 과도기를 거치면서 팀도루는 매년 60개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작년에는 스즈키의 30도루 덕에 팀도루 78개(2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토끼 같은 선수의 폭이 더욱 늘었다. 리그최고 주력의 스즈키, 와키야에 사카모토, 가메이, 마츠모토까지 모두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다. 스피드는 강팀을 만드는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이며, 결코 슬럼프에 빠지는 법이 없다.

연속 우승이 힘들어진 현대 야구에서 리그 3연패는 굉장히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 페이스라면 요미우리의 리그 3연패도 꿈은 아니다. 센트럴리그에선 1965~1973년 요미우리의 리그 9연패 이후 3연속 리그우승은 없었다. 다시 황금기를 맞는 요미우리 자이언츠다.

// 위클리 이닝(inning.co.kr) 문현부(irabu@hanmail.net) - buntnhr.com 공동 운영자, 조인스닷컴 객원기자, 스포츠서울 객원기자, MBC ESPN 일본야구 기록 담당을 했다.

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기자(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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