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김홍석 기자] 그렉 매덕스와 마이크 무시나가 없이 새롭게 맞이한 시즌도 어느새 절반이 흘렀다.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매니 라미레즈가 금지 약물을 사용한 것이 드러나면서 또 다른 충격을 던져줬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후반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야구타임스>에서는 전반기 결산을 하고 있다. 첫 번째인 ‘2009년 메이저리그 전반기 결산(1) - Award’편에서는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돌아보았다. 이번에는 정반대로,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겨 팬들을 울상 짓게 만든 주인공들을 살펴보려 한다.

▷ 가장 실망스러운 타자(AL) - 버논 웰스(토론토 블루제이스)

웰스가 32홈런 106타점 17도루 .303/.357/.542(타율/출루율/장타율)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던 2006시즌이 종료된 후, 토론토의 리치아디 단장은 2008년부터 시작되는 7년의 연장계약을 웰스에게 제시했다. 총액 1억 2600만 달러, 연평균 1800만 달러의 어마어마한 규모의 계약이었다. 다소 과하다는 의견은 있었지만, 그것이 이처럼 리치아디 단장의 목을 조르게 될 줄은 당시만 하더라도 알 수 없었다. 웰스는 2002년부터 5년간 28홈런 97타점을 평균으로 기록해준 타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7년 16홈런 80타점 .245로 실망스런 성적을 남긴 웰스는 본격적인 계약이 시작된 작년에도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결장하며 108경기에서 20홈런 78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리고 올해는 지금까지 팀의 모든 경기에 출장하고 있지만 9홈런 38타점 .263/.312/.411의 초라한 성적만을 보여주고 있다.

웰스의 첫해인 작년에는 900만불, 올해는 1000만불을 받게 되어 있다. 그것만이 지금 당장의 유일한 위안거리다. 당장 내년부터는 5년 동안 매년 최소 2100만 달러 이상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리치아디 단장의 진짜 악몽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지난 4년 동안 필라델피아에서 32홈런 99타점을 기록하다가 올해 템파베이로 옮긴 후 4홈런 28타점에 그치고 있는 팻 버렐, 로키산에서 내려온 후 평범한 타자로 전락한 맷 할러데이(8홈런 43타점 .276)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지만, 역시나 연봉과 기대치를 감안하면 웰스가 단연 최악이다.

▷ 가장 실망스러운 타자(NL) - 후쿠도메 코스케(시카고 컵스)

역시나 후쿠도메는 ‘봄’에만 강한 타자였다. 지난해에도 5월까지 잘하다가 6월 이후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백업으로 전락했던 후쿠도메는 올해도 여름의 시작과 더불어 점점 팀에서 ‘필요 없는 존재’가 되고 있다. 게다가 컵스에는 그의 자리를 노리는 유망주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중이다.

4월 한달 간 4홈런 15타점 .338/.461/.592의 좋은 성적으로 고공비행을 했던 후쿠도메의 성적은 현재 .251/.367/.421로 가라앉았다. 5월 이후로는 고작 3홈런 12타점을 추가했을 뿐이다. ‘메이저리거’로서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지만, 그가 연평균 12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끔찍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앞으로 성적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점이다.

▷ 가장 실망스러운 투수(AL) -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레드삭스)

마쓰자카는 지난해 167이닝 동안 94개의 볼넷을 허용하고도 피안타가 128개(.211)에 불과했기에 2.90이라는 뛰어난 평균자책점으로 18승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볼넷은 허용해도 안타는 쉽게 허용하지 않던 마쓰자카의 마법이 결국은 깨지고 말았다.

마쓰자카는 올 시즌 8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5패 방어율 8.23을 기록한 후 두 번째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WBC가 열렸던 3월에는 그토록 좋은 피칭을 선보이면서 2개 대회 연속으로 MVP에 올랐던 마쓰자카가 그 피로도 때문인지 막상 정규시즌이 시작되자 맥을 추지 못했다.

지난해 12개에 불과했던 피홈런이 올해는 35이닝 만에 8개를 허용했고, 피안타율은 무려 .378에 달한다. 패스트볼의 스피드가 약간 하락했고, 결국 어깨 부상으로 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나 WBC의 후유증이 큰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그가 없이도 보스턴은 아메리칸리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입지는 더욱 불안하다.

▷ 가장 실망스러운 투수(NL) - 콜 하멜스(필라델피아 필리스)

지난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에디슨 볼케즈의 올 시즌 성적(4승 2패 4.35)이 작년(17승 6패 3.21)만 못한 것은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다저스타디움에 최적화되어 있었던 데릭 로우의 평균자책점이 3.24에서 4.39로 하락한 것도 충분히 수긍이 간다. 하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중 하나로 성장한 콜 하멜스가 현재까지 단 5승에 그치며 4.87의 높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2007년 15승 5패 3.39에 이어 작년에 14승 10패 3.09의 좋은 성적을 기록한 하멜스는 필라델피아만이 아니라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선발 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성장했다. 그는 팀 린스컴(10승 2패 2.33), 채드 빌링슬리(9승 4패 3.38) 등과 더불어 리그를 이끌어갈 차세대 선발 투수들의 정점에 서 있었으며, 요한 산타나와 자웅을 겨룰 수 있는 몇 안 되는 좌완 투수였다. 현재 성적이 최악이라 할 수 없지만, 그만큼 기대가 컸던 선수이기에 실망도 크다.

정상급의 체인지업을 보유한 하멜스는 구속의 변화도 없고, 뛰어난 제구력도 여전함에도 툭하면 난타 당하곤 한다. 경기당 평균 6이닝도 책임지지 못하고 있으며, 피안타율은 거의 3할(.298)에 육박할 정도다. 터널을 벗어나게 될 때, 비로소 필라델피아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 자리를 확실하게 굳히게 될 것이다.

▷ 보험회사 특별상(‘돈 먹는 하마’ 상) 투수 - 제이슨 슈미트(LA 다저스)

다저스는 2006시즌이 종료한 후 3년간 4700만 달러를 투자해 에이스로 활용하기 위해 제이슨 슈미트를 영입했다. 하지만 슈미트는 2007년 6월 16일 경기를 끝으로 메이저리그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미 몇 번의 수술과 오랜 재활은 그의 재기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을 정도. 2007년에 슈미트가 6경기에 등판해 남긴 성적이 1승 4패 방어율 6.31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저스는 저 5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고스란히 날린 셈이다.

게다가 슈미트의 담당인 ‘ACE(American Insurance Company) 보험회사’에서는 그의 부상이 계약 이전에 발생한 것이라며 보험금 지불을 거절했고, 결국 다저스는 보험회사를 상대로 소송까지 걸었다. 만약 보험금을 타지 못한다면, 다저스는 그야말로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된다.

▷ 보험회사 특별상(‘돈 먹는 하마’ 상) 타자 - 에릭 샤베스(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오클랜드의 빌리 빈 단장은 2001년 샤베스가 23세의 나이로 32홈런 114타점을 기록하자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저 나이 때 저만큼 잘하지는 못했다”는 헛소리를 하여 로드리게스의 팬들을 분노케 만든 바 있다.(로드리게스는 23살이던 98년에 40-40클럽에 가입했다)

그만큼이나 사베스를 사랑했던 빈 단장은 제이슨 지암비와 미겔 테하다, 그리고 ‘영건 3인방’이라 불렸던 에이스 3인방(허드슨, 지토, 멀더)을 모두 내보내는 와중에도 사베스만은 2005년부터 시작되는 6년의 장기계약(총액 6600만 달러)으로 묶어 놓았다. 하지만 계약 첫해부터 성적이 하락하기 시작한 사베스는 2007년에는 90경기, 작년에는 23경기, 올해는 8경기만 뛴 채 부상자 명단에만 머물러 있다.

스스로의 말을 증명하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했던 빈 단장이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미 수많은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21세기 초반 오클랜드가 잘나갔던 원동력은, 빈 단장의 ‘머니볼 이론’ 덕분이 아니라, 그들이 보유하고 있던 선발투수들의 능력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빈이 자신의 운영방침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모조리 팔아치운 바로 그 투수들 말이다.

// 김홍석 기자(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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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Daum 스포츠 해외야구 섹션 전문 칼럼니스트
전 데일리안 스포츠 메이저리그 전문 객원기자
현재 야구타임스 편집기자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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