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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6 15:53
야구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 - 판타지 베이스볼
[야구타임스 ㅣ 손윤 기자] 야구팬이라면 한번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또한 단순히 야구라는 것을 보는 입장이 아닌 구단의 운영진이 되어서 트레이드를 성사시키거나 팀을 구성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자신의 입맛에 맞게 팀을 세팅할 수 있는 경기가 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고, 또한 즐기고 있는 판타지 베이스볼에서는 이 모든 것을 직접 할 수 있다.
판타지 베이스볼은 1980년대 초반 로티세리라는 뉴욕의 한 음식점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팬들이 모여서 야구에 대해서 잡담을 즐기던 중에 다니엘 오크렌트가 새로운 야구게임을 고안해 낸 것이 그 시작이 되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실재 선수들을 참가자들이 드래프트로 각자의 팀을 만들어서, 그 선수가 실제의 경기에서 펼친 활약에 따라서 팀의 성적이 결정되었다. 예를 들면, 홈런은 4점, 타점은 3점 등으로 점수를 매겼고, 또한 무조건 좋은 선수들로만 선택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 샐러리캡 규정을 두기도 하였다.
로티세리 베이스볼은 야구기자들과 야구관련 업종의 종사자들 사이에 퍼져나갔고, 그들에 의해서 TV나 신문 등에 소개되면서 로티세리 베이스볼은 음식점을 벗어나서 편지와 팩스 등을 이용해서 전국적인 규모로 발전하였다. 지금은 인터넷의 보급으로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었다. 일례로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를 비롯해서 ESPN, CBS, FOX 등 각종 메이저 미디어들은 판타지 베이스볼을 개최하고 있고, 판타지 전문 웹사이트나 잡지 등에서 게임의 분석과 다양한 선수 데이터 등을 제공하고 있다.
판타지 베이스볼을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먼저 판타지 베이스볼을 제공하는 사이트에 가입해서 새로운 리그를 만들거나 참가자를 모집하는 기존의 리그에 참여해서 드래프트로 자신의 팀을 만들기만 하면 된다. 자신이 선택한 선수들이 현실에서 펼친 성적이 자신의 팀의 성적이 되고, 그 연간 합계로 순위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자신이 드래프트로 뽑은 팀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트레이드나 FA영입 등을 통해서 전력을 보강할 수도 있다. 게임의 목표는 매일 최고의 라인업을 구성해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지만, 개인의 기호에 따라서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할 수도 있다. 샐러리캡의 규정이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우수한 선수들만을 고집할 경우에는 고액의 연봉 때문에 팀 전체로 보면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저평가되고 있는 선수나 대박이 예상되는 신인급 선수의 선택이 팀의 성적을 결정한다고 해도 빈 말은 아니다.
게다가 판타지 베이스볼을 즐기는 사람들은 선수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요구하게 되었고, 이것이 선수의 성적 등을 상세하게 제공 및 분석하는 회사를 스포츠비지니스의 일부분으로 성장시키는 발판이 되었다. 세이버 매트릭스라든지 골치 아픈 통계와 수치들이 난무 - 심하게 말하면, 야구 자체가 수치화된 것이 판타지 베이스볼이다(판타지 베이스볼이 나오기 전에도 야구에 통계학 등을 접목시키는 시도는 있었지만). 판타지 베이스볼의 특징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판타지 베이스볼의 가장 큰 매력은 자신이 직접 선수들을 뽑아서 자신만의 팀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야구 - 지키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투수 위주로 상위 라운드를 채울 수 있고, 아니면 공격 야구를 좋아한다면 타자 중심으로 팀을 구성할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면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로 한 팀을 만들 수도 있다. 자신의 선호가 아닌 팀 성적을 중시하는 드래프트를 하고 싶다면, 전략을 세울 필요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 선수가 다른 팀에 간택을 받았을 때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샐러리캡을 감안해서 드래프트에 임해야만 한다.
2. 판타지 베이스볼이 야구게임기의 시뮬레이션 리그와 가장 큰 차이점은 현실의 성적이 반영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메츠의 카를로스 델가도가 현실의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2홈런 6타점 등을 기록했다면, 그가 기록한 4타수 3안타 2홈런 6타점 등이 가상의 팀 - 판타지 베이스볼에서 만든 팀의 성적에 반영된다. 4타수 3안타만큼 팀 타율이 상승할 것이고, 또한 홈런 2개와 6타점 등도 가상의 팀에 더해진다.
또한 판타지 베이스볼에서 선수들을 뽑을 때에 샐러리캡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백차승이 실제의 경기에서 탈삼진 10개를 기록하면서 퍼펙트 게임을 펼쳤을 경우에도 가상의 팀에 1승과 탈삼진 10개에 팀 방어율도 낮아진다. 결국 TV나 문자중계나 야구장 등에서 보게 되는 현실의 경기에서 펼쳐진 선수의 성적이 사이버상의 자신의 팀의 성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선수가 활약을 펼쳐서 좋고, 게다가 사이버상의 팀의 성적도 상승하기에 꿩 먹고 알 먹는 일석이조의 기쁨을 야구팬들은 판타지 베이스볼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3. 드래프트 등으로 만든 자신의 팀이 기대와는 달리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을 때에는 트레이드를 추진할 수도 있다. 1:1의 트레이드부터 10여명이 관계된 대형 트레이드도 가능하다. 즉 자신이 직접 GM이 되어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C.C. 사바시아를 뉴욕 메츠의 요한 산타나와 데이빗 라이트와 맞바꿀 수 있는 것이 판타지 베이스볼의 매력 중의 하나이다. 현실에서는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쉽게 성립하기 어려운 트레이드도 판타지 베이스볼에서는 끈기만 있다면 충분히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4. 판타지 베이스볼은 현실의 성적이 가상의 팀에 적용되고 있기에, 현실의 선수들이나 메이저리그 등에 대해서 보다 많이 자세히 알게 된다. 자신의 팀이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지난 성적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게다가 샐러리캡이 있기에 자신의 팀을 올스타급으로 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신인급이나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는 선수들을 스타급 선수들과 얼마나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게 하느냐가 판타지 베이스볼의 묘미인 것이다.
결국 메이저리그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판타지 베이스볼을 통해서 드래프트나 트레이드 등을 알게 되고, 또한 자신이 관심을 두지 않았던 팀의 선수들까지 성적을 위해서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들 판타지 베이스볼을 메이저리그의 안내서라고 말하고 있는 이유이다.
5. 판타지 베이스볼을 통해서 야구를 단순히 보며 즐긴다는 수동적인 야구에서 자신이 직접 드래프트나 트레이드 등으로 팀을 만들어 가는 능동적인 야구를 즐길 수 있다. 판타지 베이스볼은 현실에서 단순히 구경꾼에 불과한 당신을 메이저리그의 구단주나 GM, 또는 감독 등으로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구단주나 GM 등이 되어서 어떤 팀을 만들 것인지를 고민하거나 팀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어떤 선수를 트레이드하거나 영입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입장이 된다. 또한 팀의 감독이나 코치가 되어서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팀을 관리해야만 한다.
각종 게임의 시뮬레이션 리그가 가상의 성적을 바탕으로 한 가상의 야구라면, 판타지 베이스볼은 현실의 성적이 그대로 가상의 팀에 연결되는 것이다. 현실의 변화무쌍함이 그대로 가상의 세계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이 판타지 베이스볼이다. 야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도 판타지 베이스볼에 참가해서 팀을 꾸려가다가 보면 전문가의 뺨을 후려치는 실력자가 될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실제로 판타지 베이스볼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판타지 베이스볼의 문은 언제나 두들기면 참여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잊어서는 안 되는 점은 판타지 베이스볼도 어디까지나 현실이 아닌 가상의 야구일 뿐이라는 점이다. 판타지 베이스볼은 당신을 메이저리그의 구단을 소유하거나 GM이나 감독 등으로 만들어주지만, 이 역시 가상의 세계이다.
아마추어리즘으로 상징화되는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스포츠가 프로 스포츠를 통해서 대중화되었지만, 프로 스포츠는 소수의 재능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구경꾼으로 전락시켰다. 프로 스포츠의 인간 소외라고 할 수 있다. 판타지 베이스볼 역시 진정한 의미의 스포츠라고는 할 수 없다. 현실의 구경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일 뿐이다. 스포츠의 진정한 의미는 언제나 직접 땀을 흘리는 것에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판타지 베이스볼 이전에 주변의 공터나 사회인 야구 등도 항상 문이 열려있다는 사실을 잊지는 말아주길 바란다. 단지 두드리지 않았기에 열리지 않았을 뿐이다. 야구든 뭐든 스포츠는 응원하는 것도 수치 등을 가지고 예상하는 것도 아닌 실제로 하는 것이라는 것을.
지금 이 시간부터 가벼운 마음으로 글러브와 공을 가지고 가벼운 캐치볼부터 해보는 것은 어떨까.
// 손윤 기자(블로그 : yago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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