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김홍석] ‘기록의 사나이’ 이치로가 이번에는 기적에 가까운 일을 해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인 뉴욕 양키스의 마리아노 리베라를 상대로 9회말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끈 것이다. ‘안타’가 아니라 ‘홈런’이라는 점, 그리고 그 상대가 다름 아닌 리베라였다는 점에서 그 느낌이 새롭다.
19일 시애틀 홈에서 벌어진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는 양 팀 선발 A.J. 버넷(7이닝 1실점)과 펠릭스 에르난데스(9이닝 2실점)의 호투로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경기는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마크 테세이라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얻은 양키스가 9회초까지 2-1로 앞서 있었다.
9회 말이 되자 예상대로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가 등판했고, 그는 두 타자를 연속해서 삼진으로 잡아내며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듯 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이변’의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올 시즌 41번의 세이브 찬스 가운데 단 한 번의 실패밖에 없었던 리베라에게는 1점차라 하더라도 그 벽이 매우 높아보였기 때문.
하지만 기적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왕년의 스타’였던 대타 마이크 스위니가 리베라의 초구를 노려 2루타를 치고 출루했고, 이어서 타석에 등장한 이치로마저 리베라의 초구인 148km/h짜리 커터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그대로 넘겨버린 것이다. 그렇게 패색이 짙었던 경기는 단 2구만에 뒤집어졌고, 세이프코 필드를 찾은 홈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올 시즌 두 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리베라로서는 다른 투수들이 그렇게 하는 것처럼 이치로를 고의사구로 내보내지 않은 것을 후회해야 했다.
이치로는 전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도 연장 14회에 승부를 마무리 짖는 끝내기 안타로 홈팬에게 승리를 선물했었다. 이틀 연속 끝내기 안타, 그것도 리베라를 상대로 ‘홈런’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이치로의 이번 홈런은 올 시즌 10호로,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2003년(13개)과 2005년(15개)에 이어 3번째로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에 성공했다. 또한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5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이치로는 시즌 타율을 .357로 끌어 올려, 타격 1위 조 마우어(.373)와의 격차를 좀 더 줄일 수 있었다.
한편, 완투패를 목전에 두고 있던 시애틀 선발 에르난데스는 이치로 덕분에 시즌 16번째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9회까지 양키스 타선을 8안타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챙긴 에르난데스(16승 5패 196K 2.45)는 사이영상 라이벌인 잭 그라인키(14승 8패 224K 2.14)와의 승차를 ‘2승’으로 늘이며 앞으로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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