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김홍석] LG 트윈스가 공격 야구를 표방하며 이동식 펜스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좌우 폴대까지의 거리는 100m로 동일하지만 종전 중앙 펜스까지의 거리는 종전 125m에서 4m줄어든 121m가 된다. 펜스의 높이 또한 2.7m에서 2m로 낮아진다. 결국 더 많은 홈런의 생산을 노리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이동식 펜스는 LG 트윈스의 홈경기에서만 설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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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홈경기 때 좁아질 잠실구장의 외야


“야구의 꽃은 홈런입니다. 팬들은 하늘 높이 날아가는 공을 보며 야구의 꿈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최대 크기의 구장을 사용했던 LG트윈스는 팬들에게 홈런을 보여줄 기회가 적었습니다. LG트윈스의 외야펜스 거리 축소는 팬들이 원하는 야구장을 만들겠다는 구단의 의지입니다.”


LG 구단은 이동식 펜스의 도입 배경을 위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팬들이 즐거워하는 공격형 야구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야구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이와 같은 LG의 결정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이 결정이 LG의 팀 성적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지금부터 이 이동식 펜스의 도입으로 예상되는 결과를 전망해보자.


▶ 다양성의 증가

한국 프로야구는 8개 구단이지만 경기가 펼쳐지는 주경기장은 7개다. 바로 LG와 두산이 잠실구장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 LG는 이동식 펜스를 설치하고, 두산은 원래 경기장 형태 그대로 사용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올해부터는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팬들이 보는 재미가 한층 늘어나게 되었다.


LG와 두산은 올해 19번의 맞대결을 펼친다. 그 가운데 9번은 두산이 홈팀으로, 10번은 LG가 홈팀이 된다. 지금까지는 덕아웃의 위치만 바뀔 뿐, 홈-원정에 따른 경기 양상은 전혀 다를 것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LG의 홈경기에만 이동식 펜스가 설치된다는 말은, 같은 잠실구장에서 펼쳐지는 경기라도 어느 팀의 홈경기냐에 따라 구장의 형태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두산과 LG가 시합을 하더라도 누가 홈팀이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경기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점, 팬들의 볼거리가 또 하나 늘어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자신들의 홈구장을 제외하면 잠실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르는 나머지 6개 구단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 홈런의 증가 = 타자에게 유리?

펜스의 거리를 당긴다는 것은 확실히 홈런의 증가라는 효과를 가져 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타자에게 유리하다고 할 수 있을까? 반대로 투수에게는 꼭 불리하게만 작용하게 될까?


잠실은 사직과 더불어 국내에서 가장 외야가 넓은 구장이다. 덕분에 홈런은 잘 나오지 않지만, 외야수들이 커버해야할 수비 범위가 지나치게 넓은 것도 사실이다. 즉, 홈런은 잘 나오지 않지만, 외야 플라이로 끝날 수도 있는 타구가 2,3루타로 변신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중앙 거리를 줄인다면 중견수의 부담이 확실하게 줄어든다. 그것은 당연히 좌익수와 우익수에게도 영향을 준다. 올 시즌 LG의 외야는 박용택(좌)-이대형(중)-이진영(우)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이며 이들은 잠실구장의 좁아진 외야를 자신들만의 영역으로 만들 충분한 능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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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타선에 가세한 이진영과 정성훈


수비와 송구 능력에서 정상급인 ‘국민 우익수’ 이진영의 영입, 그로 인해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뛰어난 외야 수비진을 구축하게 되었다는 자신감이 펜스 거리를 당기는 결과를 가져온 것은 아닐까. 이번 결정이 김재박 감독의 의견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또한 올해는 페타지니가 시즌 개막부터 함께하며, 거기에 이진영과 정성훈이 가세한 타선은 작년처럼 만만하게 볼 수는 없다. 지난해 LG는 66홈런으로 두산(68개)에게 근소하게 밀리면서 이 부문 7위(48개의 KIA가 꼴지)를 기록했다. 하지만 펜스 거리가 줄어들고 새로 영입한 타자들이 제몫을 해낸다면 홈런 개수에서도 다른 팀들에게 크게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하지만 허약한 투수진은?

모든 요소가 LG를 향해 웃어주는 것은 아니다. 뛰어난 외야 수비와 보강된 타선은 LG의 이동식 펜스 도입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허약한 투수진은 정 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LG가 지난해 꼴지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경기당 평균득점(3.71점)과 팀방어율(4.85)에서 나란히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FA 영입을 통해 타선은 강해졌지만 투수진은 크게 보강된 점이 없다. 부상에서 복귀할 박명환이나 신인 이형종 등이 도움이 될 지는 아직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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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투수진의 키를 쥐고 있는 박명환(왼쪽)과 이형종


지난해 LG 투수들은 8개 구단 가운데 4번째로 많은 82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이 가운데 36개는 잠실에서 벌어진 72경기에서 허용한 것이며, 나머지 45개는 잠실 밖에서 벌어진 54경기에서 허용한 것이다. 잠실구장의 비호를 받지 못했더라면 훨씬 더 많은 홈런을 허용할 수도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상황이라면 아무리 외야 수비가 뛰어나고, 타선에서 밀릴 것이 없다고 해도 상대 팀의 홈런을 막지 못해 승부가 갈려버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그 상대가 거포들이 즐비한 롯데나 한화라면 그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김재박 감독이 전지훈련에서 투수들을 지켜본 결과, ‘충분히 해볼 만하다’라는 생각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봉중근 마무리설’이 흘러나온 것이 불과 한 달 전이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아직까지는 그 어떤 검증도 되지 않았다는 점이 LG 투수진이 지닌 불안요소다. 타선 보강과 외야 수비의 우위로 얻을 수 있는 이득도 있겠지만, 허약한 투수진 때문에 그 이상의 손해를 볼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이동식 펜스의 도입으로 인한 거리 축소’라는 LG의 결정이 올 시즌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 긍정적인 요소들이 딱딱 맞아떨어진다면, LG의 4강 진입에 보템이 될 수도 있겠지만, 투수진이 먼저 무너진다면 경기 시간만 늘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물론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한 흥미로운 요소가 하나 더 늘어났다는 점에서는 일단 환영할 만하다.[사진 제공 : LG 트윈스]


// 김홍석(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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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Daum 스포츠 해외야구 섹션 전문 칼럼니스트
전 데일리안 스포츠 메이저리그 전문 객원기자
현재 야구타임스 편집기자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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