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김홍석] 롯데 자이언츠가 가르시아의 거취를 놓고 고민 중이다. 투수력 보강이 필요한 롯데로서는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투수로 채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조심스레 열어 놓고 있다. FA나 트레이드 시장에 거물급 투수가 보이지 않는 마당이기에 더욱 고민스럽다.

이미 홍성흔이 외야수로의 포지션 변경을 시도하고 있으며, 구단은 FA로 풀린 3루수 이범호를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만약 이범호의 영입에 성공한다면, 롯데가 가르시아를 포기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막강 홈런포를 앞세워 팀의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헌한 가르시아지만, 이미 그의 약점이 만천하에 공개된 상태이기도 하다. 어떤 해설자는 “가르시아를 잡을 수 있느냐가 해당 투수의 컨트롤 능력을 판단하는 척도”라고 평할 만큼, 구석구석을 찌를 수 있는 투수라면 더 이상 가르시아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물론, 그만큼의 정교한 컨트롤이 가능한 투수가 그다지 많지 않고, 설령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들 역시 실투는 반드시 던지게 되어 있다. 가르시아의 홈런포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는 것도 바로 그러한 실투를 통타해 펜스를 넘겨버리기 때문이다. ‘맞으면 넘어 간다’는 공포심을 심어줌으로써, 상대 투수의 컨트롤을 흐트러뜨릴 수 있는 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준급 투수들만 등판하는 포스트시즌에서는 2년 연속 침묵하며 합계 28타수 5안타(.179)의 빈타에 허덕였다. 솔로 홈런으로 인한 1타점이 고작이었으니, 4강 이상을 노리는 롯데로서는 고민되지 않을 수가 없다. 가르시아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도 작년에 비하면 많이 달라졌다. ‘갈풍기’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에서 팬들의 변한 눈높이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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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년 간의 성적을 통해 본 가르시아의 가치

그렇다면 가르시아의 진정한 가치는 어느 정도나 될까? 지난 2년 동안 가르시아가 거둔 성적을 바탕으로 그의 홈런포가 지닌 진정한 위력과, 만약 그가 롯데가 아닌 다른 팀 소속이 되었을 때는 얼마나 위력적인 부메랑이 되어 롯데의 심장을 향하게 될지 한 번 살펴보자.

가르시아는 한국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지난해 타율 .283, 30홈런 111타점을 기록하며 타점 1위, 홈런 2위에 올랐다. 올해는 시즌 초반에 매우 고전했지만, 후반기 들어 급격히 되살아나는 모습을 선보이며 .266의 타율과 29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모든 기록에 있어 하향세를 그리긴 했지만, 그의 홈런 순위는 김상현(36개)과 최희섭(33개)에 이은 리그 3위였다.

2년 동안의 종합 성적을 살펴보면 가르시아가 얼마나 좋은 활약을 펼쳤는지를 알 수 있다. 2008년과 2009년을 합쳐 홈런 2위는 50개를 기록한 김태균이다. 3위는 이대호, 김태완, 클락이 나란히 46개를 기록했다. 2년 동안 59개의 홈런을 터뜨린 가르시아는 이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다.

중심타자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타점 부문에서도 195개의 가르시아는 팀 동료 이대호(194개)와 두산의 김현수(193개), 김동주(190개) 콤비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다.(5위는 169개의 클락) 비록 타율이나 출루율 부문에서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실질적인 득점과 연결되는 홈런-타점 부문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미 유명해진 수비에서의 공헌도도 무시할 수 없다. 가르시아는 지난 2년 동안 무려 36개의 송구아웃을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많은 송구아웃을 잡아낸 선수가 20개의 클락이라는 점을 안다면, 가르시아의 송구가 얼마나 위력적인지를 알 수 있다.

물론 실책도 10개로 외야수 치고는 많은 편이었지만, 가르시아가 지닌 ‘진루 억제력’을 감안한다면 얼마든지 잊어줄 수 있는 부분이다. 적어도 수비에서의 공헌도만 놓고 본다면 한국 프로야구의 모든 외야수들 가운데 단연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다.

▶ 가르시아가 다른 팀으로 간다면?

가르시아에 대한 가치 분석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사직 구장이 잠실과 광주구장 다음으로 투수에게 유리한 곳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가르시아를 포함한 롯데 타자들은 대부분 이러한 요소에 의해 성적에서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년 동안 홈에서 23홈런 83타점 타율 .264의 성적을 기록했던 가르시아지만, 원정에서는 36홈런 112타점 타율 .284의 엄청난 성적을 과시했다. 홈에서는 그냥 괜찮은 파워히터 수준이었지만, 원정에서는 막강 홈런포로 무장한 괴물 타자였던 셈.

2년 동안 원정경기 홈런-타점 1위가 바로 가르시아다. 공교롭게도 2위는 모두 팀 동료인 이대호(28홈런 105타점)이며, 전체 홈런 2위였던 김태균의 원정경기 홈런 개수는 19개(7위)에 불과하다.

반대로 홈에서의 성적을 놓고 보면 대전과 목동구장에서 뛰었던 클락이 33홈런 100타점으로 두 부문 모두 1위다. 그 다음이 31개의 김태균, 공동 3위는 26개를 기록한 이범호와 최형우, 5위는 24개의 송지만이다. 1위부터 5위까지가 모두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을 사용하는 선수들로 채워져 있다. 23개의 가르시아는 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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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이범호의 영입에 성공하고, 거기에 만족하여 가르시아를 놓아준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만약 한화에서 이범호의 대안으로 가르시아를 영입하기라도 한다면 그의 성적이 어떻게 변할지 상상하기도 힘들다. 대전구장의 도움을 얻은 가르시아가 40홈런 타자로 변신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클락의 홈(33홈런 100타점 .305)-원정(13홈런 69타점 .231) 성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러한 구장에 의한 ‘파크 팩터’가 꽤나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은연중에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것은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며, 선수가 팀을 옮겼을 때는 꽤 큰 영향을 미치곤 한다.

지난 수 년 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을 때 잠실구장(두산 홈)은 전체 평균에 비해 -42%, 광주구장은 -33%, 사직구장은 -17% 정도의 홈런 감소 효과가 있다. 반대로 대전구장은 +31%, 대구와 목동구장은 +16% 정도의 홈런 증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참고로 한화의 제2구장인 청주구장은 +46%로 모든 구장 가운데 가장 높은 홈런 증대효과가 있다)

가르시아가 두산이나 KIA를 제외한 다른 팀으로 가게 된다면 지금 현재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 확률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그것은 고스란히 롯데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과연 이러한 위험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가르시아를 포기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가르시아가 기록한 2년간 59홈런은 롯데의 팀 내 기록이다. 195타점도 1999~2000년의 마해영(209타점)에 이은 역대 2위다. 최근 이대호라는 걸출한 거포의 출현 때문에 잠시 잊고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롯데라는 팀이 전통적으로 ‘거포’라는 존재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팀 역사를 통틀어 보더라도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마해영(99년 35개)과 호세(99,01년 36개), 그리고 작년의 가르시아뿐이다.

이처럼 롯데가 가르시아를 포기한다는 것은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수술할 것으로 보이는 강민호의 복귀시기도 짐작하기 어려운 이 때, 가르시아를 포기하고 투수력을 보강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어쩌면 이미 일부 구단에서는 롯데가 가르시아를 포기한다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 야구타임스 김홍석(블로그 : MLBspecial.net)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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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Daum 스포츠 해외야구 섹션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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