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이준목] 2009 프로야구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황금장갑’의 주인공들이 모두 가려졌다. 올 시즌 12년 만에 우승을 달성한 타이거즈는 우승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최다인 4명의 골든글러브를 배출했다. 아킬리노 로페즈(투수), 김상훈(포수), 최희섭(1루수), 김상현(3루수) 이 그 주인공이었고, 공교롭게도 넷 모두 첫 수상이었다.

올해 황금장갑의 또 다른 승자는 두산(2명)이었다. 두산 김현수는 외야수 부문에서 323표(94.7%)를 얻어 최다 득표의 주인공이 됐으며, 손시헌은 가장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던 유격수 부문에서는 최대 경쟁자인 강정호(히어로즈)를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편 지명타자 부문에서 선정된 홍성흔(롯데)은 김현수와 함께 2년 연속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격수 못지않게 경쟁이 치열했던 외야수 부문에는 김현수-박용택(LG)에 이어 이택근(히어로즈)이 남은 한 자리의 주인공이 됐다. SK는 2루수 부문에서 여유 있는 표차로 정근우를 수상자로 배출했다. 한편 삼성과 한화는 예상했던 대로(?) 단 한 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하며 내년을 기약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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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수 : 아퀼리노 로페즈(KIA, 210표) - 14승 5패 129K 평균자책 3.12

받아야할 상이 이제야 임자를 제대로 찾아왔다.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도 한국시리즈 MVP를 나지완에게 내주어야했던 로페즈는 유효표인 341표 중 210표라는 압도적인 득표로 2위 조정훈(50표)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황금장갑을 손에 넣었다. 지난 2007년 리오스(당시 두산)에 이어 2번째 외국인 투수의 골든글러브 수상이기도 하다. 로페즈는 올 시즌 처음으로 국내 무대를 밟아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3위, 승률 공동 4위(73.7%), 탈삼진 7위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을 뿐 아니라, KIA의 페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 포수 : 김상훈(KIA, 252표) - 12홈런 65타점 .230

양대산맥이랄 수 있는 박경완(SK)과 진갑용(삼성), 그리고 지난해 수상자인 강민호(롯데)까지 부상으로 중도하차한 올 시즌 김상훈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주장을 맡아 선후배들을 두루 아우르며 KIA의 페넌트레이스 및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고, ‘안방마님’으로서도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올 시즌 강력한 마운드 왕국을 구축한 KIA의 돌풍에는 김상훈이 숨은 주역이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올 시즌 124경기 출전해 실책은 5개에 불과했고(수비율 .994), 22.8%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했다. 공격력에서는 타율은 낮았지만 특히 득점권에서 강한 면모(.320)를 보여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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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루수 : 최희섭(KIA, 294표) - 33홈런 100타점 98득점 .308

"형들, 저 진짜 메이저리거라니깐~" 홈런 2위를 비롯해 득점 공동 1위, 타점 공동 3위, 타격 11위, 장타율 4위, 출루율 6위 등 공격 전 부문에서 나무랄 데 없는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지난 2007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한국 프로 무대에 돌아와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특유의 파괴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 앞서 체중감량을 비롯해 ‘과거를 잊고 새로 시작하겠다’는 다부진 각오와 함께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그런 최희섭에게 경쟁자란 존재하지 않았다. 최희섭을 키운 것은 9할이 ‘산신령’의 힘일지도.

▲ 2루수 : 정근우(SK, 284표) - 168안타 98득점 53도루 .350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는 경쟁자 고영민(두산)과 조성환(롯데)이 부상에 신음한 올 시즌,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며 무난히 골든글러브를 품안에 넣었다. 모든 선수들 가운데 2번째로 많은 16개의 실책(수비율 .974)을 범한 것이 옥에 티였지만, 전체적인 수비력이나 안정감은 크게 처지지 않았다. 오히려 타격면에서는 3할5푼의 고타율(5위)과 더불어 득점 공동 1위, 최다안타와 도루에서도 각각 2위에 오르는 압도적인 능력을 과시했다. 2006년 골든글러브 이후 두 번째 수상이다.

▲ 유격수 : 손시헌(두산, 159표) - 11홈런 59타점 .289
아쉬운 탈락자 : 강정호(히어로즈, 122표) - 23홈런 81타점 .286

이번 골든글러브 최대의 격전지이자, 유일하게 ‘수비력이 공격력에 우선’하여 평가받은 포지션이 바로 유격수 부문이었다. 손시헌은 올 시즌 121경기에 출장하여 119안타 11홈런 59타점 6도루, 타율 2할8푼9리를 기록하며 타격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그의 진가는 오히려 수비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안정적인 포구와 위치선정능력, 그리고 강한 어깨를 과시한 손시헌은 후보에 오른 선수들 중 최고인 .982의 수비율(실책 10개)을 기록하며 박진만 이후 가장 안정된 수비형 유격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강정호는 올 시즌 유일한 전 경기 출전 유격수(133경기)라는 장점과 함께 올 시즌 20개가 넘는 홈런을 기록하며 거포형 유격수의 탄생을 알렸다. 강정호도 사실 수비력은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실책 15개, .977)이 아니다. 하지만 유격수로서의 안정감과 수비 지휘능력에 있어서 선배인 손시헌에게 영광을 양보해야했다.

▲ 3루수 - 김상현(KIA, 286표) - 36홈런 127타점 .315

정규시즌 MVP 김상현은 3루수 부문에서 286표를 얻어 예상대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사실 수비력(실책 21개-전체 최다)만을 놓고 본다면 다소 문제가 있었지만, 홈런-타점왕에 이어 우승까지 이끈 올해 최고의 신데렐라를 제쳐두고 이변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두산 김동주(25표), 롯데 이대호(13표) 등이 있었지만 김상현의 임팩트에 미치지 못했고, 수비력에서도 크게 나을 게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경쟁자가 없었다. 2000년 프로 유니폼을 입고 이듬해 1군 무대에 데뷔한 이래 9년 가까이 만년 유망주의 그늘에서 허덕이던 김상현의 성공신화는 모든 2군과 무명선수들의 희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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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야수 : 김현수(두산, 323표) - 23홈런 104타점 97득점 .357, 박용택(LG, 265표) - 168안타 18홈런 74타점 22도루 .372, 이택근(히어로즈, 126표) - 15홈런 43도루 66타점 .311
아쉬운 탈락자 : 강봉규(삼성, 74표) - 20홈런 20도루 78타점 .310

김현수와 박용택은 일찌감치 올해 수상을 예약한 상태였다. 김현수는 총 341표 가운데 323표를 얻어 이번 골든글러브에서 최다득표를 기록했다. 올 시즌 133경기에 전부 출장해 타율 타율 3위, 타점 2위, 홈런 11위에 올랐고, 최다안타 1위, 득점, 출루율, 장타율에서는 나란히 3위에 랭크되는 등 공격 전 부문에서 고른 활약을 보이며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박용택은 올 시즌 홍성흔과의 타격왕 경쟁에서 밀어주기 논란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3할7푼2리의 고타율과 최다안타 2위에 빛나는 성적은 프로 데뷔 후 첫 골든글러브를 받을만한 자격이 충분했다.

남은 한 자리 주인공은 이택근이 차지했다. 호타준족인 이택근은 공-수-주에서 모두 균형 잡힌 활약을 보인 것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택근은 총 126표를 얻어 2006년에 이어 두 번째로 골든글러브 수상자 명단에 자신의 이르을 올렸다. 올 시즌 20-20클럽에 가입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강봉규는 74표를 얻는데 그치며 아쉽게 낙마했다.

▲ 지명타자 : 홍성흔(롯데, 287표) - 158안타 12홈런 64타점 .371

아쉬운 탈락자 : 페타지니(LG, 49표) - 26홈런 100타점 .332

김현수와 함께 유이한 2년 연속 수상자였던 홍성흔은 타격왕을 놓친 아쉬움을 골든글러브로 달랬다.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로 이적한 홍성흔은 시즌 막판까지 LG 박용택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아쉽게 타격왕 타이틀을 놓치긴 했지만 3할7푼1리의 고타율로 타격 2위를 차지했으며, 최다안타 4위, 출루율 5위, 장타율 8위 등의 호성적으로 롯데의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데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언제 어디서든 솔선수범하는 프로 정신과 팬들을 즐겁게 할 줄 하는 쇼맨십도 투표인단에 보이지 않는 플러스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개인성적으로는 뒤질게 없는 올해 최고의 4번 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탈락은 한편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홍성흔이 287표를 받은데 비하여 페타지니가 받은 득표는 불과 49표에 지나지 않았다. 팀 성적과 외국인 선수라는 한계, 그리고 상대가 미디어의 사랑을 받는 홍성흔이라는 선수였다는 점에서 페타지니가 넘기에는 너무 높은 벽이었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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