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김홍석] 2009년의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미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까지 모두 끝낸 후 각종 수상자 발표를 종료하고 본격적인 스토브리그에 돌입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모든 상을 양대리그로 구분하여 시상한다. 메이저리그(ML)라는 공통된 이름으로 묶여있긴 하지만,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는 엄연히 독립된 두 개의 리그이기 때문이다. ABA가 NBA에 흡수 통합된 미 프로농구와는 경우가 다르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 때문에 양대리그를 통합한 최고의 포지션 플레이어를 구분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NBA에서는 동부와 서부 컴퍼런스의 구분 없이 ‘All-NBA Team’을 선정하여 수상한다. 그런 의미에서 2009년을 마감하기 전에, 올 시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들을 선정해 보다. 이른바 2009년 ‘ALL-MLB First Team’이다.

포수 : 조 마우어(미네소타 트윈스)

AL MVP와 더불어 포수 부문 실버슬러거와 골드글러브 동시 수상한 조 마우어는 현역 최고의 포수라는 호칭이 전혀 아깝지 않다. 올 시즌 138경기에 출장해 28홈런 96타점을 기록했고,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높은 .365의 타율로 개인 통산 3번째 타격왕을 차지했다.

AL에서 한 명의 선수가 타율-출루율(.444)-장타율(.587) 1위를 싹쓸이 한 것은 1980년의 조지 브렛(.390/.454/.664) 이후 처음. 부상으로 인해 4월 한 달을 통째로 쉬지만 않았더라면, 1996년의 마이크 피아자(40홈런 124타점 .362)를 넘어서는 ‘역대 포수 최고 시즌’도 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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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수 :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AL에 마우어가 있었다면 NL에는 알버트 푸홀스가 있었다. 개인 통산 3번째 MVP를 만장일치로 장식한 푸홀스는 행크 아론상과 1루수 부문 실버슬러거까지 수상하며 올 한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사실 푸홀스가 올해 47홈런을 기록하며 생애 첫 홈런왕을 차지하긴 했지만, 135타점과 .327의 타율 등은 푸홀스의 커리어에 비추어 볼 때 ‘평범한’ 수준에 불과하다. 데뷔 이후 발전이라곤 없는 이 ‘괴물’은 올해도 50홈런을 바랐던 팬들의 기대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2루수 : 애런 힐(토론토 블루제이스)

현역 최고의 2루수인 채이스 어틀리(27홈런 91타점 23도루 .282)를 비롯해 벤 조브리스트(27홈런 91타점 17도루 .297)와 이안 킨슬러(31홈런 31도루) 등 올 시즌은 유별나게 타격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한 2루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타격을 보여준 주인공은 유일하게 30홈런-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하며 AL 실버슬러거를 수상한 애런 힐(36홈런 108타점 .286)이다.

AL의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는 플라시도 플란코가 수상했지만, 빌 제임스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선입견을 배제한 채 수비력만으로 평가한 ‘필딩 바이블 어워드’에서는 힐이 메이저리그 전체 최고의 2루 수비수로 뽑혔다(플란코는 6위). 적어도 올 시즌 만큼은 힐이 ML 최고의 2루수였다.

3루수 : 라이언 짐머맨(워싱턴 내셔널스)

AL 3루수 부문 실버슬러거와 골드글러브를 동시에 수상한 에반 롱고리아(33홈런 113타점 .281)는 데뷔 2년 만에 리그 최고의 3루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우리는 또 한 명의 젊은 3루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라이언 짐머맨(33홈런 106타점 .292)는 NL 3루수 부문의 실버슬러거와 골드글러브를 동시에 수상했으며, ‘필딩 바이블 어워드’에서도 롱고리아(4위)를 제치고 최고의 3루 수비수로 선정됐다. 유명세가 부족해 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있지 않을 뿐, 롱고리아보다 고작 한 살 많은 25살의 짐머맨은 올해로 벌써 풀타임 4년째 시즌을 훌륭히 마감한 놀라운 선수다.

유격수 : 헨리 라미레즈(플로리다 말린스)

뛰어난 유격수 수비수를 논할 때 헨리 라미레즈의 이름이 거론되는 일은 거의 없다. 매년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썩 만족스럽진 못하다. 하지만 그의 타격 능력(24홈런 106타점 27도루 .342) 만큼은 역대 최고의 유격수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수준이다.

NL에서 유격수 출신 타격왕이 탄생한 것은 1960년의 딕 그롯 이후 무려 49년 만이며, 3할-20홈런-20도루-100타점-100득점을 동시 달성한 유격수로는 호너스 와그너, 알렉스 로드리게스(이상 각각 2회씩), 앨런 트라멜, 존 발렌틴에 이어 역대 5번째다. 수비에서도 상당한 평가를 받는 트로이 툴로위츠키(32홈런 92타점 20도루 .297)의 도전이 거세지만, 아직은 라미레즈가 최고다.

좌익수 : 라이언 브론(밀워키 브루어스)

9개의 수비 포지션 가운데 가장 수비에서 자유로운 포지션이 바로 좌익수다. 따라서 ML의 모든 좌익수들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타격 능력을 선보인 라이언 브론(32홈런 114타점 20도루 .320)을 올 시즌 최고의 좌익수로 선택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2007년에 34홈런을 기록하며 충격적인 데뷔를 알린 브론은 지난해 37개에 이어 올해도 32개의 홈런을 더하며 통산 103홈런을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데뷔 3년 만에 100홈런을 돌파한 선수는 브론을 포함하여 단 6명뿐이며, 현역 중에는 알버트 푸홀스(114개)와 마크 테세이라(107개)가 같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중견수 : 멧 켐프(LA 다저스)

26홈런 101타점 34도루, 그리고 .297의 수준급 타율. 아쉽게 3할 타율을 유지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지만, 캠프는 NL 외야수 부문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동시에 수상하며 리긔 최고의 외야수로 등극했다. 다저스타디움의 넓은 외야를 커버할 수 있는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14개의 송구 아웃을 기록할 정도로 어깨도 강한 편이다. 적어도 올해만 놓고 본다면 타격면에서는 경쟁자가 없을 정도. 다저스는 모처럼 거물급 외야수를 훌륭히 키워냈다.

우익수 : 이치로 스즈키(시애틀 매리너스)

개인적으로는 이 자리에 추신수(20홈런 21도루 86타점 .300)의 이름을 넣고 싶은 맘이 가득하다. 개인적인 사심이나 호감도 때문이 아니다. 올 시즌의 추신수는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고, ‘이름값’을 제외한 일각의 평가에서는 당당히 최고의 우익수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메리칸리그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는 모두 이치로(26도루 .352)에게 돌아갔고, 그것이 올해 최고의 우익수로 이치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보수적인 현장 지도자들이 뽑는 것이 아니라, 보다 진보적인 기자단 투표로 선정되는 것이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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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투수 : 잭 그라인키(캔자스시티 로열스)

AL 사이영상 수상자인 잭 그라인키(16승 8패 2.16)가 올 시즌 기록한 2.16의 평균자책점은 2000년의 페드로 마르티네즈(1.74)와 2005년의 로저 클레멘스(1.87)에 이어 2000년대를 통틀어 3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고작(?) 16승을 거둔 그가 사이영상 투표에서 펠릭스 에르난데스(19승 5패 2.49)를 압도적인 차이로 누를 수 있었던 이유다. NL의 사이영상 수상자인 팀 린스컴(15승 7패 2.48)의 투구도 빼어났지만, 아무래도 AL 소속의 투수들에 비할 수는 없다.

2009년 ‘ALL-MLB First Team’의 선발 투수로 단 한 명을 꼽는다면 그 주인공은 잭 그라인키, 5인 로테이션을 꾸린다면 나머지 에르난데스와 린스컴, 그리고 로이 할러데이(17승 10패 2.79)와 아담 웨인라이트(19승 8패 2.63)가 나머지 4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NL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크리스 카펜터(17승 4패 2.24) 대신 웨인라이트를 선택한 것은, 그가 NL의 투수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이기 때문.

구원 투수 :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

뉴욕 양키스의 수호신이자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강력한 마무리인 마리아노 리베라는 올 시즌 46번의 세이브 찬스 가운데 단 두 번만을 실패했고,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1점대 평균자책점(1.76)을 기록했다. 1969년생인 리베라는 40세가 되어서도 자신이 여전히 최고임을 과시했고, 팬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올해의 구원투수상’을 수상했다.

// 야구타임스 김홍석(블로그 : MLBspecial.net)
[사진=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쳐]

[MLB 2000년대 마감 기획 시리즈]
① 2009년 ‘ALL-MLB First Team’을 선정한다면?
② 2000년대 MLB 최고의 타자는 누구?
③ 2000년대 MLB 최고의 투수는 누구?
④ 2000년대 ‘ALL-MLB First Team’을 선정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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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Daum 스포츠 해외야구 섹션 전문 칼럼니스트
전 데일리안 스포츠 메이저리그 전문 객원기자
현재 야구타임스 편집기자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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