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목 칼럼
2010/01/08 11:14
2010년 두산의 우승 도전 '마운드에 물어봐'
[야구타임스 | 이준목] 두산은 김경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4년 이후 6시즌 연속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며 어느덧 포스트시즌의 단골손님으로 자리 잡았다. 성공적인 세대교체와 ‘화수분’으로 불리는 유망주 육성시스템을 통하여 매년 기대이상의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지만, 정작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특히 최근 3년간은 두산에게 있어서 너무나 가슴 아픈 시간이었다. SK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어 모두 역전패로 무릎을 꿇는 진기록의 희생양이 되어 눈물을 흘렸다. 김경문 감독은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통하여 명장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정작 프로무대에서는 번번이 우승문턱에서 좌절하며 ‘2등 감독’이라는 징크스에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좌절을 딛고 정상정복 ‘3전4기’에 도전하는 두산의 2010시즌 키워드는 역시 ‘마운드’다. 두산이 그동안 포스트시즌에서 번번이 뒷심부족으로 무너진 데는 역시 마운드의 아쉬움이 컸다. 2007년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 이후 단기전에서 확실하게 믿고 맡길 수 있는 에이스와 이닝이터의 부재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발목을 잡았다.

1선발로 믿었던 김선우는 언제나 2%부족했고, 큰 경기에 약한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들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정작 두산은 지난 해 8개 구단 중 가장 외국인 선수 복을 누리지 못한 팀이었다. 즉시전력감이 되어야 할 외국인 선수를 ‘키워서 써먹겠다’고 했던 것은 열악했던 두산 마운드의 현실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항상 “선발투수가 최소한 6이닝은 버텨줘야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선발이 채우지 못한 이닝은 자연히 불펜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고창성, 임태훈, 이재우, 이용찬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불펜진을 보유한 두산이었지만, 연투로 인한 혹사와 체력적 부담은 자연히 시즌 후반 구위의 저하와 슬럼프로 이어졌다. 두산이 페넌트레이스에서 매번 선전하고도 끝내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던 결정적 이유다.
전력의 한계를 절감한 두산은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마운드 보강에 치중했다. 로페즈와 구톰슨, 글로버, 나이트 등 우수한 외국인 투수들을 뽑아 재미를 봤던 경쟁팀들의 사례도 좋은 자극이 됐다. 외부영입에 유독 인색했던 두산으로서는 최근 몇 년간 가장 활발한 스토브리그였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연 지금, 스토브리그의 성과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일단 가장 큰 수확은 역시 히어로즈부터 확실한 좌완 선발투수 이현승(27)을 영입했다는 점이다. 이현승은 지난해 13승10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하며 히어로즈의 사실상 에이스로 활약했다. 두산은 시즌 후반기 가능성을 보여준 유망주 금민철(24)에 10억원의 현금까지 내주며 이현승을 잡는데 성공했다. 마땅한 토종 좌완 선발요원이 부족하던 두산에 이현승의 가세는 천군만마와도 같다.
변수는 외국인 선수들이다. 두산은 일찍부터 이번 시즌에는 수준 높은 선발요원을 영입하겠다고 천명한바있고, 팬들의 기대도 높았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자 두산이 선택한 카드는 켈빈 히메네스(30·도미니카공화국), 레스 왈론드(34·미국)였다. 두산은 두 선수와 각각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 등 총액 30만 달러에 계약했다.

좌완 왈론드는 한국 무대 유경험자다. 2005년 LG에서 활약했으나 4승10패, 평균자책점은 5.04로 큰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에서 뛰며 5승10패에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했다. 한미일 야구를 두루 체험한 경험 많고 노련한 투수이기는 하지만, 제2의 리오스나 로페즈급 투수를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성에 차지 않는 카드임에 틀림없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히메네스는 시속 156㎞에 육박하는 빠른 직구를 보유한 우완 정통파 투수다. 2007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으로 데뷔하며 메이저리그 경험도 갖추고 있지만 통산 성적은 2시즌 간 49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6.82로 평범했다. 지난해는 모국의 윈터리그에서 활약하며 20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했다. 많은 파워피쳐들이 흔히 그러하듯 한때 미국무대에서 주목받던 유망주였지만 고질적인 제구력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여 성장에 실패한 투수라는 것이 불안한 부분이다.
왈론드와 히메네스가 투수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경우, 두산은 기존의 김선우-이현승과 안정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수 있게 된다. 그것도 좌-우가 고르게 안배되어 균형도 갖췄다. 이들이 부진할 경우 홍상삼과 정재훈이 언제든 선발진에 합류할 수 있다.
장점인 주력 계투진은 여전히 건재하다. 임태훈, 고창성, 이재우, 김상현, 이용찬 등은 지난해의 활약을 통하여 경험까지 장착했다. 여기에 좌완 지승민과 유희관, 2군에 머물던 성영훈과 진야곱 등도 새롭게 기회를 노리고 있으며, 장신 유망주 장민익도 숨은 히든카드다.

그러나 마무리는 아직 유동적이다. 이용찬이 지난해 구원왕을 차지했지만 ‘관리형 마무리’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했고, 시즌 후반기에 잦은 기복을 드러내며 부진했다는 게 변수다. 일단 1순위 후보는 이용찬이지만 스프링캠프에서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실질적인 불펜 에이스인 임태훈이 대안이 될 가능성도 높다.
가슴 아픈 악재도 있었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 이렇다 할 공헌을 못하며 절치부심했던 김명제가 최근 귀가 길에 차가 전복되는 사고를 당한 것. 척추골절로 한때 전신마비까지 우려되었던 김명제는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선수 본인이나 팀으로서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역시 내년 시즌에도 결국 두산 마운드의 에이스 역할을 해주어야하는 것은 김선우다. 김선우는 지난 시즌 148이닝을 소화하며 팀내 최다인 11승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으나, 평균 자책점이 5.11로 높았고 단기전에서의 아쉬움을 극복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거 출신의 이름값과 기대치에는 다소 부족한 성적이었다.
올 시즌 이현승과 왈론도 등 새 얼굴들의 가세로 1선발 수성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재 두산 선발진에 그보다 더 경험이 풍부하고 검증된 투수도 없다. 어느덧 투수진의 최고참이 된 김선우에게는 젊은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고 노하우를 전수해줄 수 있는 맏형의 역할까지 요구되고 있다.
두산이 올 시즌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분위기전환을 위하여 유니폼과 구단 CI까지 일제히 교체하며 심기일전을 기약하고 있는 2010시즌이다. 2001년 이후 9년 만에 우승트로피에 도전하는 ‘곰들의 포효’에 마운드가 선봉장 노릇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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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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