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이준목] '하얀 갈매기' 카림 가르시아(35)가 2010시즌에도 롯데맨으로 남게 됐다. 롯데 구단은 최근 멕시코 출신의 거포 가르시아와 총연봉 32만5000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22만5000달러)에 재계약했음을 공식 발표했다. 롯데에서 외국인 타자가 3년 연속 활약하게 된 것은 가르시아가 사상 처음이다.

가르시아의 재계약 여부는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롯데 팬들 사이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이슈 중 하나였다. 가르시아는 2년간 무려 59홈런을 날리며 이대호와 함께 롯데의 중심타선을 책임진 거포. 하지만 지난 시즌 승부처에서 기대에 못 미친 활약으로 ‘갈풍기’, ‘계륵시아’라는 비아냥을 사기도 했다.

이로 인하여 올 시즌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계약규모는 결국 지난해의 37만5000달러보다 13%(5만 달러)나 삼각되고 말았다. 계약이 늦어진 이유도 가르시아가 구단의 제시안에 강하게 반발하며 협상이 고착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당초 불참을 약속했던 멕시코 윈터리그에 돌연 참여한 것도 구단에 대한 항의표시가 아니냐는 분석이 많았다. 롯데와의 재계약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많았지만 가르시아는 결국 구단의 강경한 방침에 백기투항하며 한국무대를 다시 밟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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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르시아와의 재계약, 롯데에겐 득일까 실일까

가르시아와의 재계약은 롯데에게 있어서 득이 될까, 실이 될까. 가르시아는 롯데 입단 첫 해이던 2008년 타율 .283에 30홈런 111타점의 눈부신 활약을 펼치면서 9년 만에 가을잔치에 진출한 팀 성적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난해는 타율 .266에 29홈런 84타점으로 첫 해에 비해 다소 부진했다.

홈런과 타점은 여전히 준수한 수치를 기록했지만 문제는 ‘영양가’였다. 득점권 타율이 .246로 평균타율보다도 더 낮았고, 실제로 경기 흐름상 결정적 찬스를 날린 장면은 그보다 더 많았다.

예나 지금이나 가르시아의 최대 약점은 ‘환장의 선구안’이다. 2년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한 삼진은 2008년 100개에서 지난해 124개로 더 증가했다. 볼넷은 그 절반 수준인 62개에 그쳤다.

특히 정규시즌보다 수준급 투수들이 등판하고 집중력이 높아지는 포스트시즌에서는 2년 연속 침묵하며 합계 28타수 5안타(.179)에 그쳤다. 승부처가 될 수 있었던 절호의 찬스마다 어이없는 풀스윙으로 삼진을 먹는 모습은, 롯데 팬들의 혈압을 상승시키며 기절 일보직전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실제로 가르시아가 지난 시즌 초반 1할대 타율로 전락하며 극도의 부진을 겪자 롯데 구단에서는 심각하게 가르시아의 조기퇴출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로이스터 감독은 가르시아를 감싸 안으려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줬다.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이유이기도 했지만 가르시아의 장타와 수비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르시아는 다행히 여름이 되면서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7월 이후에만 타율 0.313(211타수 66안타) 17홈런 50타점을 기록하며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4위 경쟁에서 롯데를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는데 공헌했다.

또한 전매특허였던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수비와 송구능력은 2년 연속 기복이 없었다. 가르시아는 외야수 최다인 17개의 보살을 기록하며 롯데 외야 수비의 중심축으로 활약했다. 속 시원한 가르시아의 보살 장면을 보는 것은 홈팬들에게 홈런 한 방을 보는 것과 맞먹는 큰 즐거움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각 팀들은 하나 같이 투수력 보강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로페즈-구톰슨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한 KIA나 글로버를 보유했던 SK, 크루세타-나이트의 삼성처럼 좋은 외국인 투수들을 활용한 팀이 효과를 거두면서 외국인 투수들의 가치가 급상승한 것이다. 비교적 선발요원이 풍부한 롯데지만 약점이 검증된 가르시아보다는 차라리 마운드를 보강하는데 무게를 둬야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야구계에서는 롯데가 가르시아와의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설사 가르시아가 롯데와 재계약에 실패하더라도 우려하는 것처럼 다른 구단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가르시아는 지난 시즌 약점이 확실히 드러난 선수다. 분명 한방은 있지만 제구력이 받쳐주는 투수들에게는 별로 위협적이지 않다. 이제 각 구단의 웬만한 투수들은 가르시아에 대한 데이터와 공략법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 B급 투수들에게야 실투를 노려서 가끔씩 한 방을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나 A급 투수들에게는 앞으로도 절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팬들은 여전히 가르시아만한 외국인 타자는 없다고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여기에는 가르시아가 가지고 있는 스타성도 한몫을 담당한다. 타고난 쇼맨십과 팬서비스 정신은 가르시아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매력이기도 했다.

웬만한 수준급 선수들도 해외무대에서는 3년차가 최대의 고비라고 이야기한다. 지난해 극심한 2년차 징크스를 겪었던 가르시아에게 올해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지, 불운의 전주곡이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올 시즌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롯데에게 있어 가르시아의 부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갈풍기’가 올해는 롯데 팬들의 막힌 속을 뚫어 주는 시원한 홈런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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