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목 칼럼
2010/02/12 07:27
고비 넘긴 히어로즈, 이제는 '책임감'이 필요한 때
[야구타임스 | 이준목] 히어로즈 구단은 지난 9일 오전 넥센타이어 측과 2년간 메인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드디어 그토록 기다리던 메인 스폰서를 구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히어로즈의 새 스폰서를 맡은 넥센타이어는 업계 서열 3위로 최근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타이어 제조업체다. 프로야구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살려 스포츠마케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스폰서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히어로즈는 2011년까지 ‘넥센 히어로즈’로 불리게 됐다.
넥센타이어는 이번 계약으로 구단명과 유니폼 상의 앞면, 그리고 모자와 헬멧 전면 등에 대한 광고권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번 메인스폰서 계약을 통해 ‘넥센 히어로즈’를 이용한 다양한 마케팅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히어로즈 구단으로서도 적어도 향후 2년간은 더 이상 재정상의 어려움 없이 안정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것은 곧 지난 몇 시즌 동안 끊임없이 위협에 시달리던 프로야구 8개 구단 체제가 모처럼 안정을 찾았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힘든 겨울을 보냈던 히어로즈 구단과 팬들에게는 감개무량한 소식이다.
2008년 창단과 동시에 히어로즈는 야구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현대의 해체와 더불어 위기를 맞이한 프로야구 8개 구단 체제를 지켜줄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히어로즈지만, 불확실한 정체성과 비전, 미숙한 구단운영으로 끊임없이 도마에 오르며 ‘소방수가 아니라 빈볼을 던지러 올라온 방화범’이라는 야구팬들의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특히 지난 2년 여간 연이어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구었던 ‘히어로즈발 선수장사 파문’은 특정 구단을 떠나 야구계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겼다. 히어로즈는 구단 사정상 8개 구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득이하다는 대의명분을 내세웠지만, 준비되지 않은 창단 후유증의 책임을 주변인들에게 떠넘기며 프로야구 질서를 뒤흔들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여기에는 겉으로는 히어로즈를 비난하면서 뒤로는 각자의 잇속을 챙기기에만 급급하여 프로야구계의 추악한 현 주소를 드러낸 각 구단들의 행태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랬던 히어로즈가 우여곡절 끝에 넥센과의 스폰서십을 체결하여 급한 불을 끄고 오랫동안 구단을 옥죄어오던 재정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는 히어로즈가 이제까지의 상처를 추스르고 2010시즌을 대비한 새로운 출발을 기약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진정한 출발은 오히려 이제부터다. 히어로즈는 지난 2년전 첫 창단 당시 ‘우리담배’라는 기업을 메인스폰서로 끌어들였다. 팀명을 스폰서에게 주는 ‘네이밍 마케팅’은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도입되는 생소한 시도였기에 히어로즈 모델의 성공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사전에 재정 상태와 수익모델이 구단과 기업 간에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추진한 메인스폰서십 계약은 여러 가지 ‘예정된’ 시행착오에 봉착하고 말았다. 결국 히어로즈는 한 시즌도 온전히 마치지 못한 채, 스폰서 철수 선언을 당하며 후원이 끊기는 굴욕을 맛봐야만 했다.
‘돈 먹는 하마’로 표현되곤 하는 야구단 운영에 대하여 별다른 노하우 없이 뛰어든 히어로즈 구단이나, 충분한 사전검토 없이 경솔하게 스폰서십을 체결한 우리 담배 모두 아마추어적인 일처리로 혼란을 자초했다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역시 가입금 완납문제, 구단 운영비 지원, 밀실 담합으로 인한 현금 트레이드 등의 미숙한 일처리, 그리고 이 과정에서 불거진 잦은 말 바꾸기와 홍보 시스템의 부재 등으로 야구계의 불신을 부채질한 히어로즈에게 가장 큰 원인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번에 넥센과의 스폰서십 체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당수 야구팬들이 ‘기대 반 의혹 반’의 시선으로 히어로즈를 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히어로즈가 프로야구계에 뛰어든 지도 어느덧 올해로 3년째다. 첫해는 창단 초기의 시행착오였고, 두 번째 해는 그 후유증을 청산하는 과정이었다면, 이제 어느 정도 초보 티를 벗고 자리를 잡아야할 시기가 되었다.
지난 2년 동안 야구단을 운영하느라 온갖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도 남들은 평생을 다 합쳐도 듣지 못할 만큼의 엄청난 욕을 단기간에 먹어야했던 ‘풍운아’ 이장석 대표로서도 이젠 ‘최선을 다했다’ 또는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변명이 아닌, 프로답게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대답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0시즌은 팀의 성적을 떠나 히어로즈가 진정한 프로야구 제8구단으로 확실히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확인하는 시험무대가 될 것이다. 더 이상의 말 바꾸기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프로야구팬들 모두가 히어로즈를 지켜보고 있다는 책임감을 느껴야할 때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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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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