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목 칼럼
2010/02/13 11:53
LG 오카모토의 '코리안드림'은 이루어질까?
[야구타임스 | 이준목] LG 트윈스의 차기 시즌 마무리 후보 0순위로 떠오른 오카모토 신야(36)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투수다. 일본에서 활약한 9년간(2001∼09년) 통산 357경기에 등판해 32승 19패 92홀드 2세이브, 방어율 3.21의 호성적을 기록했으며, 2004년에는 ‘센트럴리그 최우수 계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주니치와 세이부에서 일본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LG가 외국인 선수를 일본인으로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력에서 알 수 있듯 일본에서는 중간계투 요원이었지만, LG는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오카모토를 일단 마무리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계약조건은 연봉 20만 달러에 계약금 5만 달러 등 총 25만 달러였다.

오카모토가 LG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는 소문이 처음 언론을 통하여 알려진 후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미국이나 중남미 쪽에서 선발투수를 영입할 것으로 예상했던 팬들은 난데없는 일본인 마무리 투수의 등장에 어리둥절해했고, 일본야구에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팬들조차도 “ 대체 언제적 오카모토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카모토는 일본에서 이미 한물 간 것으로 평가받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분명히 통산 경력으로만 따지면 오카모토는 일본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A급 중간계투요원임에 틀림없다. 2007년까지만 해도 주니치 소속으로 개인 최다인 33홀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무대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작년에는 세이부에서 단 22경기에만 등판해 1패 6홀드 방어율 3.97의 성적에 그쳤고,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머물러야했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방출되는 수모까지 당했다.
감독과의 불화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미 오카모토의 하향세는 구위에서부터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제구력이 강점인 투수지만 최근 몇 년간 구속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밋밋한 변화구가 장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오카모토가 경쟁력이 있는 투수였다면 2009시즌 세이부가 어려움을 겪던 6월 중순 이후로도 계속해서 2군에 머물러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근에는 구원투수도 빠른 강속구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시대다. 때문에 전문 마무리 경험이 부족한 오카모토에게 과거의 커리어와 제구력만 믿고 다음시즌 LG의 뒷문을 맡기겠다는 것은 다소 위험한 선택일 수도 있다. 특히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하여 연투에 따른 체력적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불안요소다.
한편으로 과거의 사례를 통해 오카모토가 한국무대에서 충분히 부활할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일본인 투수가 한국무대에서 마무리로 활약한 것은 이리키 사토시(두산, 2003년)와 다카츠 신고(히어로즈, 2008년)에 이어 세 번째다. 두 선수 모두 한 시즌만 뛰고 소속팀과 재계약에는 실패했지만 국내무대에서 나름 성과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들 역시 오카모토와 마찬가지로 한국무대에 진출할 당시에는 적지 않은 나이와 기량 하락세 등으로 일각에서는 퇴물취급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리키는 2003시즌 마무리와 선발을 오가며 39경기에서 7승 11패 5세이브 방어율 3.74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초반엔 마무리로 뛰다가 6월 이후부터 선발로 전업했음에도 그해 6차례의 완투를 기록했을 만큼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다카츠는 시즌 중반부터 팀에 합류했지만 18경기에 등판해 블론세이브 없이 1승 8세이브, 평균자책 0.86의 호투로 히어로즈의 뒷문을 튼실하게 지켰다.
당초 소속팀은 두 선수와 재계약을 추진했지만 이리키는 두산과의 계약조건이 맞지 않아 결국 대만으로 팀을 옮겼고, 다카츠는 김시진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팀 재정비 차원으로 계약이 불발됐다. 기량이 떨어져서 한국무대에서 단명한 선수들은 아니었던 셈이다.
큰 성공사례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지난해 SK에서 뛴 카도쿠라는 평범한 시즌 성적에도 불구하고 성실함과 단기전에서의 노련미를 인정받아 일본인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아직까지 일본인 투수 중에서 실패 사례라고 할 만한 선수는 2003년 시범경기만을 뛰고 퇴출된 모리 카즈마(롯데) 정도뿐, 대체적으로 성공 확률이 높았다는 것이 LG가 오카모토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카모토가 LG의 오랜 고민이던 뒷문에 안정을 가져다줄 경우, 이미 막강 타선을 구축하는데 성공한 LG의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꿈은 좀 더 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 일본 무대를 뒤로하고 새로운 무대에서 ‘코리안 드림’의 성공신화를 꿈꾸는 오카모토가 ‘썩어도 준치’ 혹은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것을 입증해줄 것인지, 아니면 LG 프런트의 또 다른 판단착오로 나타날 것인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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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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