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목 칼럼
2010/03/02 11:00
한화의 미래를 짊어질 영건 3인방의 2010년은?
[야구타임스 | 이준목] 안영명(26)과 유원상(24) 그리고 김혁민(23), 이들 우완 투수 3인방은 독수리군단의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이다. 그러나 지난 2009시즌은 그들에게 혹독한 성장통을 안겨준 시기였다.
김인식 전 감독이 부진한 성적 가운데서도 세 투수를 중용하며 꾸준히 기회를 주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안영명만이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류현진에 이어 팀 내 다승 2위에 해당하는 11승(8패)을 거뒀으나 평균자책점이 5.18로 높은 편이었고, 한 시즌 최다피홈런(34개)을 허용한데서 보듯 투구 내용은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유원상은 5승 10패 평균자책 6.64, 김혁민은 8승 14패에 무려 7.87의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끝까지 선발로 규정이닝을 채웠더라면 수치는 더욱 나빠질 수도 있었다.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 꼴찌를 기록한 한화의 부실한 마운드가 도마에 오를 때마다, 선발진을 책임졌던 세 투수의 부진이 특히 도드라져 보였기에 일부 팬들로부터 ‘배팅볼 트리오’라는 비아냥을 자아내기도 했다.

왼쪽부터 김혁민(23)-안영명(24)-유원상(26)
‘류현진 같은 투수가 1~2명만 더 있었더라면’하는 것은 모든 감독들의 바람이겠지만 정작 제대로 된 쓸 만한 투수 한명을 키워내기란 그리 녹녹한 일이 아니다. 올 시즌 새롭게 팀을 맡게 된 한대화 감독도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김태균-이범호가 빠진 타선의 공백보다 오히려 선발진 재건을 1순위로 꼽았다.
한화는 올 시즌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선발요원으로 뽑았다. 메이저리그 유망주 출신의 카페얀과 데폴라는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파워풀한 강속구를 갖춰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구위를 보여준 데다, 활발한 성격으로 팀 분위기에도 무리 없이 적응하며 다가올 시즌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부동의 좌완 에이스 류현진과 함께 다음 시즌 한화의 선발진 세 자리는 이미 낙점이 된 상태다.
관건은 남은 두 자리. 한화는 지난 오프시즌 기간에도 외부영입으로 인한 마운드 보강은 고려하지 않았고, 결국 그 빈자리는 안영명, 유원상, 김혁민 등 기존의 젊은 기대주들이 성장하여 채워주기를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대화 감독과 성준 투수코치는 지난 시즌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들 3인방의 잠재력을 신뢰하고 있다. 오히려 작년의 시련이 젊은 선수들에게는 귀중한 경험이 되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류현진 같은 특출한 선수가 아닌 이상, ‘투수는 맞으면서 큰다’는 것이 한대화 감독의 지론이기도 하다.
한화 코칭스태프의 뚝심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이들을 무조건 선발요원으로 분류하여 새 시즌의 전력구상을 짜놓고 있는데서 분명히 드러난다. 현재로선 지난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먼저 경험한 안영명이 4선발 후보로 유력하고, 김혁민과 유원상이 5선발 자리를 놓고 경합할 전망이다. 일단은 이들 3인방 중 경쟁을 거쳐 시즌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2인을 가려내게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세 선수 모두 선발요원으로 꾸준히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시즌을 운용하다보면 선발진에 부상선수가 발생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또한 체력문제를 감안해서라도 각 팀마다 예비전력을 포함한 7~8명가량의 선발요원은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외국인 투수들의 경우도 무조건 성공을 낙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고 완급조절에 능한 카페얀에 비하여, 데폴라는 빠른 공을 가지고 있지만 제구력이 다소 불안하고 경기운영 능력이 아직 미숙하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지적된다. 데폴라는 유사시 마무리로의 전향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결국 장기레이스에서 버틸 수 있을 만큼 한화의 투수력이 두터워지기 위해서는 어쨌든 지난 시즌 경험을 쌓은 토종 영건 3인방의 성장이 필수라는 뜻이다.
3인방 모두 팀 내에서 확실한 선발투수로 자리 잡기 위해 갖추어야할 선결조건은 안정적인 제구력이다. 지난 시즌 유원상은 9이닝당 5.8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등 1이닝당 18.2개의 투구수를 기록했으며, 김혁민도 9이닝당 4.9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1이닝 기준 18.9개의 많은 공을 던졌다. 그나마 안영명이 9이닝당 볼넷 2.9개와 1이닝당 투구수 16.9개로 비교적 나은 편이었지만, 많은 피홈런에서 알 수 있듯이 제구가 완벽하게 이루어졌다고 할 순 없다.
안영명은 구위보다는 위기상황에서 심리적인 기복을 극복하지 못했고, 유원상은 단조로운 투구패턴과 결정구 부족이 부진의 원인이었다. 김혁민은 종종 힘으로만 상대를 윽박지르려고 하다가 성급한 승부 끝에 집중타를 허용하는 경우가 잦았다.
제구력이 불안하다보니 자연히 투구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후 어쩔 수 없이 승부구를 던지다가 적시타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선발진의 불안은 자연히 불펜진으로 과부하로 이어졌고, 이러한 악순환은 투수진 전체의 혹사로 이어졌다.
한대화 감독과 성준 투수코치는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선발요원들의 연습 투구수를 줄이는 대신, 밸런스 조절에 더욱 공을 들였다. 많은 공을 던지는 것보다는 한 번을 던져도 효율적인 피칭을 목표로 하여 맞춰잡는 피칭으로 볼넷 개수를 줄이고 투구수를 조절하는데 힘을 쏟은 것이다. 그 결과 현지 평가전과 자체 청백전 등을 통해서도 이들 3인방은 모두 구위나 경기운영능력이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실 이들은 모두 2~3전해도 주로 불펜요원이거나 경험이 일천한 풋내기에 지나지 않았다. 제대로 선발진에 합류한지 첫 시즌이나 다름없던 지난해 시행착오의 책임을 모두 이들의 능력미달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송진우와 구대성, 정민철, 문동환 등이 모두 떠나며 비로소 세대교체가 본격화된 올 시즌이야말로 이들의 진정한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그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어떠한 결과를 보여줄지는, 전적으로 이들 3명 스스로에게 달려있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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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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