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이준목] 겨우내 기다렸던 프로야구가 2010년 새로운 기지개를 켠다.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시즌의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컨디션 점검에 무게가 쏠리는 만큼 성적 자체에는 큰 의미가 없지만, 다가올 시즌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참고자료로는 손색이 없다.

2009시즌 역대 최다관중(592만5285명)을 기록하며 폭발적 인기를 모았던 프로야구로서는 지난해의 야구열기를 그대로 이어가는 것과 동시에, 보다 새로운 볼거리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야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지금 8개 구단의 마지막 목표는 무엇일까.

▶ KIA - 막강 선발진과 CK포를 받쳐줄 도우미는?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는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된다. 우승의 주역이던 로페즈-윤석민-양현종의 막강 선발진과 최희섭-김상현의 CK포가 올해도 건재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을 받쳐줄 도우미의 존재다. 베스트멤버가 부진하거나 부상 같은 돌발변수에 부딛혔을 때 다른 선수들이 얼마나 해줄지가 관건이다. 지난해 우승 프리미엄으로 일찌감치 올해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사령탑으로 낙점된 조범현 감독의 리더십도 주목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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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구톰슨과 마무리 한기주의 공백은 로드리게스와 유동훈이 대신한다. 하지만 선발과 마무리를 잇는 불펜진에 좌완 스페셜리스트가 부족하다는 것은 약점이다. 타선에서는 톱타자 이용규의 부활이 공격력 강화의 관건, 전체적으로 내야 벤치멤버들의 보강이 얼마나 이뤄졌는지가 포인트다. 오프시즌 동안 구단측과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장성호의 입지도 주목할 만한 이슈다.

▶ SK -불안정한 마운드, 야신의 새 작품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는 매 시즌마다 항상 새로운 무명선수들을 발굴해왔다.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없는 근성의 야구는, 지난해 SK가 김광현과 박경완 등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올해 SK의 불안요소는 바로 마운드에 있다. 윤길현과 채병용이 군에 입대했고, 어깨 부상인 전병두는 시즌 내 복귀가 불투명하다. 김광현과 정대현도 아직 컨디션을 장담할 수 없다. 가도쿠라-글로버가 버틴 외인 선발진을 주축으로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 엄정욱과 제춘모의 재발견에 주목하고 있다. 모창민, 임훈, 박현준 등도 올 시즌 SK의 전력을 두텁게 만들 ‘벤치 킬러’로 꼽힌다. 실언을 하지 않는 김성근 감독의 2010시즌 예언은 과연 올해도 맞아떨어질 수 있을까?

▶ 두산 - 발야구의 부활과 이닝이터의 꿈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올 시즌 선발진 보강과 발야구의 부활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히어로즈부터 좌완 에이스 이현승을 영입했고, 외국인 선발 요원 왈론드와 히메네스를 얻으며 최대 약점이던 선발진에 남부럽지 않은 무게를 갖추게 됐다. 지난해 5~6이닝 이상을 안정적으로 지탱해줄 선발투수의 부재로 불펜까지 과부하에 시달렸던 두산으로서는 이닝이터에 대한 굶주림이 간절하다.

두산은 타선에서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3,4번을 형성했던 김현수와 김동주의 타순을 4,5번으로 한 단계 내리고 고영민을 3번에 기용하는 변형 타순을 선보인 것. 김경문 감독이 베이징올림픽에서 선보인 대로 기동력을 활용한 발야구를 노린 포석이다. 지난 2년간 프로무대에서 급격한 성장을 보여준 ‘한국형 푸홀스’ 김현수가 4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핵심 포인트다.

▶ 롯데 - 자율야구 혹은 방목야구, 올해는?

올해로 3년차를 맞이한 로이스터호는 분기점에 서 있다. 2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일차적인 합격점을 받았지만, 정작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무기력함과 널뛰기를 거듭하는 기복심한 경기력은 로이스터 감독이 이룬 업적의 가치를 깎아먹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어느새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는 이제 그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관리야구가 대세를 이루는 한국에서 독특한 로이스터 감독만의 자율야구가 과연 올해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부분.

일단 전력 면에서 롯데의 올 시즌 최대 약점은 마무리와 3루 포지션에 있다. 애킨스는 지난해 구원왕을 차지하고도 결국 재계약에 실패했다. 2008시즌 한번 실패한 경험이 있는 임경완의 재기용이나 셋업맨 이정훈 카드가 거론되고 있지만 불안요소는 여전하다. 이대호의 1루 이동이 확정되며 정보명과 김민성이 경합할 3루 포지션도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지난 2년간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롯데에 끊임없이 따라붙는 수비와 체력, 기본기에 대한 불안에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느냐다.

▶ 삼성 - 역전의 용사들, 예전만큼만 해줘!

올 시즌의 삼성은 주전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바랄 필요가 없다. 그냥 ‘예전에 하던 만큼만’ 해주면 충분하다. 오승환, 배영수, 진갑용, 양준혁, 박진만, 안지만 등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던 역전의 용사들이 돌아오는 것만으로 삼성은 우승후보로 꼽히기에 충분하다.

삼성은 선동열 감독 취임 1기에 한국시리즈 2연패를 차지했던 시절보다 오히려 지금의 선수층이 더 탄탄해 보인다. 2년간 우여곡절 끝에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으로 이어지는 타선의 세대교체가 완성단계가 접어들어 이제는 지키는 야구가 아니라 투타가 조화를 이룬 팀으로 발전했다. 지난겨울 장원삼을 영입한 것을 빼면 별다른 외부 영입도 없이 이룬 성과다. 삼성이 경계해야할 최대의 적은 오로지 부상이다.

▶ 넥센 - 마운드 운용이 관건

넥센은 한화와 더불어 올 시즌 완전한 ‘새판짜기’에 돌입한 팀이다. 이택근, 이현승, 장원삼이라는 주축 3인방이 빠진 팀 전력은 좋은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

하지만 김시진 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야구는 한두 명만으로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지난해도 하위권으로 예상되었으나 끝까지 4강 다툼을 했던 것에서 알 수 있듯, 현대의 근성과 노하우를 이어받은 넥센에게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전력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히어로즈의 선발 로테이션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있다. 번사이드, 금민철, 강윤구, 황두성이 현재 유력하지만 이들도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 김수경, 마일영, 박성훈 등도 언제든 빈자리를 노릴 태세다. 조용준과 신철인이 탈락한 마무리 경쟁에서 새롭게 급부상한 손승락의 기량도 주목할 만하다. 타선에서는 지난해 잘해준 황재균과 강정호가 올 시즌 얼마나 더 성장해줄 지를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다.

▶ LG - 구슬은 서 말인데 어떻게 꿰어야 보배가 될까?

올 시즌 LG는 그야말로 스타군단이다. 특히 외야는 국가대표 라인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기존의 박용택, 이대형, 이진영 만으로도 화려한데, 여기에 히어로즈로부터 영입한 이택근과 일본에서 복귀한 이병규까지 가세했다. 누구를 기용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해야할 상황.

하지만 늘 그랬듯 LG는 선수가 부족해서 성적이 엉망이었던 것이 아니다. 포지션 중복과 조직력이라는 숙제는 신임 박종훈 감독이 헤쳐 나가야 할 LG의 고질적인 딜레마다.

LG의 약점은 최적의 타순조합 여부과 선발 마운드 운용에 있다. 중거리 타자는 많지만 페타지니가 빠진 4번 자리를 대신할 확실한 거포가 없다. 마운드에는 봉중근을 받쳐줄 2~5선발 요원이 모두 불확실하다. LG 최초의 일본인 마무리 투수 오카모토 신야의 적응 여부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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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 시작이 반이다

암흑기의 시작인가, 리빌딩의 첫 발인가. 한대화 신임 감독은 취임 첫해부터 낭떠러지에 선 심경으로 새로운 출발을 맞이하고 있다. 송진우, 정민철 등 노장 투수들은 은퇴했고, 김태균과 이범호는 해외로 떠났다.

베스트 멤버와 타력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던 한화로서는 원점에서 팀을 새롭게 물갈이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류현진이 건재한 1선발을 제외하면 ‘어디를 보강해야 하는가’의 차원이 아니라, ‘보강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 있는지’를 찾아보게 더 빠를 지경이다.

한대화 감독은 첫 시즌 목표를 성적보다 팀의 체질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태완, 최진행, 김회성, 안영명, 유원상, 김혁민 등 젊은 선수들이 류현진을 중심으로 ‘뉴 독수리군단’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즌이 될 전망이다. 외국인 선수 데폴라와 카페얀이 선발진의 이닝이터 역할을 해줄지도 주목해볼만하다. 한화 팬들에게 올 시즌 가장 필요한 것은 인내와 여유의 미학이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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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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