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권철규] 3월 6일부터 개막한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한창이다. 지난 9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벌어진 SK-LG 전에서 LG는 6회말 SK의 공격 때 좌익수를 이병규(27)로 교체 투입하였다. 그러나 경기장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체 사실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이병규(27)가 교체 투입된 자리는 원래 이병규가(36) 선발출장 했었기 때문에 전광판 보여지는 출장선수 이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기 때문. 물론 이닝 교체시점에 선수교체 정보가 전광판에 잠깐 표시되지만, 이를 놓친 사람이라면 까맣게 몰랐을 법하다.
LG에는 두 명의 이병규가 있다. 한 명은 지난 시즌까지 일본 주니치 드래건즈에서 활약하다 국내 복귀한 적토마 이병규(36), 다른 한 명은 2006년 신고 선수로 프로에 입문한 ‘작은’ 이병규(27)가 그들이다. 둘 다 좌타자에 외야수라는 공통점까지 있는 이들은 본의 아니게 9일과 같은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와 같은 일은 앞으로도 종종 벌어질 전망이다.
두 선수의 출장에 언론도 잠시 당황 하였다. 공교롭게도 그 경기의 결승타를 친선수가 작은 이병규였기 때문이다. 잠시간의 고민 끝에, 많은 언론매체들은 팬들의 혼돈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작은 이병규의 결승타로 LG 승부치기 끝에 SK 승리” 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 보내야 했다.
프로야구에는 이들 말고도 동명이인인 선수들이 제법 있다. 그 중에 코치와 선수로 SK의 우승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전준호 코치(41)와 투수 전준호(35)는 그 누구보다도 특별한 인연을 자랑한다.
전준호 코치(41)가 현역시절 롯데에서 현대로 트레이드 되면서 97년 시즌부터 한솥밥을 먹은 둘은 명가 현대를 이끌며 현대의 4번의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이들의 인연은 현대가 해체된 후 새로이 창단 된 히어로즈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끝난 후 히어로즈는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시기는 달랐지만 결국 두 선수 모두 자유계약 선수로 공시되고 말았다. 그렇게 두 선수의 인연은 자연스레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SK에서 이들을 모두 받아들이게 되면서 코치와 선수로 또 다시 재회하게 된 것, 이 정도면 인연도 보통 인연이 아니다.
같은 팀 내 동명이인인 선수는 두 명의 전준호로 끝이 아니다. 2009년 시즌 초반 삼성의 마운드와 공격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두 명의 김상수도 있다. 고졸신인 유격수인 김상수(20)와 그보다 먼저 1년 먼저 데뷔한 투수 김상수(22)는 시즌 초반의 반짝 활약으로 가능성은 내비쳤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2009년 12월 장원삼 트레이드에 포함된 투수 김상수가 넥센 히어로즈로 소속팀이 바뀌면서 이들의 동명이인 유망주는 생이별(?)의 아픔을 겪으며 아군에서 적군으로 처지가 바뀌었다.
SK에는 똑같이 좌완투수인 두 명의 이승호가 있다. 2000년 SK에서 데뷔한 이승호(29)는 계속해서 와이번스의 일원으로 팀을 지켜왔고, 1년 앞서 LG에서 데뷔한 또 한 명의 이승호(34)가 2009년부터 새롭게 와이번스에 합류하면서 둘은 한솥밥을 먹게 되었다. 어쩌면 올해에는 이승호가 이승호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는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소속팀이 다른 동명이인 선수들도 제법 많다. 2009년 최고의 해를 보낸 기아의 김상현은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과 닮은꼴인 두산의 특급불펜 김상현과 이름이 같다. 같은 80년생으로 2000년도부터 프로에 데뷔한 이들의 투타 대결은 또 다른 재미를 가져다 줄 것이 틀림없다.
또 기아의 이동현(31)과 LG의 ‘로켓보이’ 이동현(28)도 같은 이름을 가진 선수들이며, 롯데에는 우완 허준혁(25)과 좌완 허준혁(20), 이렇게 두 명의 허준혁이 있다. 그 외에도 김태완, 정성훈, 김성현, 이영욱, 김재현 등의 이름도 프로야구에 두 명 이상 존재한다.
이렇게 동명이인 선수들이 있는 반면, 앞으로도 자신과 같은 이름의 선수를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 특이한 이름의 주인공들도 있다.
상대적으로 흔치 않은 성씨를 가진 가득염(SK), 금민철(넥센), 국해성(두산), 경헌호(LG)가 그들이다. 또한 신철인(넥센), 진야곱(두산), 김사율(롯데), 한희(LG) 등도 개성 넘치는 이름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도 프로야구 선수 중에 동명이인을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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