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목 칼럼
2010/03/17 08:01
삼성의 시범경기 마운드 기상도는 '대체로 맑음'
[야구타임스 | 이준목] ‘선동열호 2기’를 맞이한 삼성 라이온즈가 모처럼 '투수왕국'의 부활을 자신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마운드의 부상 릴레이로 곤욕을 치렀던 바있다.
실질적인 에이스인 마무리 오승환이 부상에 시달렸고, 배영수는 역대 최악의 부진을 보였으며 권오준, 안지만 등도 모두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윤성환과 권혁, 정현욱 등이 분전했지만 소수정예로 버틴 마운드로는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었고, 투수력의 한계는 결국 삼성이 1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하는 결정적인 빌미가 되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 3년간 꾸준한 세대교체를 통하여 타선이 눈에 띄게 성장한데다, 투수력은 부상 선수들이 모두 복귀한 것만으로도 크게 플러스 요인이 된다. 넥센에서 영입한 장원삼까지 더하면 올 시즌의 삼성은 2006년 이후 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할 전력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2005~06시즌 삼성의 연속 통합우승 원동력은 막강 불펜을 앞세운 '지키는 야구'였다. 선동열 감독은 최근 시범경기에서 선발진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 선발진은 지금까지 32이닝을 던져 단 7실점만 내주는 안정된 방어력(1.97)을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에이스 윤성환이 가벼운 부상으로 시범경기에서 잠시 빠진 상태고, 4~5선발이 아직 불확실하지만, 투수진 전체가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거듭하고 있다. 선동열 감독으로서는 투수진의 보직과 주전경쟁을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선발을 잘 키우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불펜투수들의 혹사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선동열 감독은 그간 이닝이터가 부족하다는 약점을 외국인 투수들을 통해 채우려고 했다. 재계약이 확정되어 한국에서 2번째 시즌을 맞게 된 외국인 듀오 크루세타와 나이트는 시범경기에서 벌써 두 자릿수 이닝을 소화하며 선발 로테이션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나이트야 원래 믿음직했다지만, 선동열 감독이 기특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크루세타다.
기복심한 활약으로 애를 태우던 크루세타는 올 시즌도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준 구위가 만족스럽지 않아 선동열 감독이 내심 시범경기 결과를 벼르고 있었는데, 막상 크루세타가 두 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실전용'의 진가를 과시했다는 후문이다. 이들이 지난 시즌만큼의 활약만 이어준다면 삼성의 마운드 전력은 배가 된다.
여기에 부상에서 돌아온 오승환, 권오준, 안지만이 모두 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가며 순조로운 부활을 알렸다. 당장의 시범경기 성적보다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전력투구 이후에도 몸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것이 더 반가운 일이다. 삼성의 불펜진에서는 부상전력으로 인하여 적절한 관리가 필요한 선수들이 많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시범경기 성적을 그대로 믿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파격적인 스트라이크존 변경과 ‘12초 룰’의 도입 등으로 인하여 각 구단마다 바뀐 룰에 대한 적응기가 필요했고, 그 결과 올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실전에 가까운 경기들이 치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바뀐 제도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팀 중 하나로 삼성을 꼽고 있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스트라이크존의 변화에 대하여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인물이다.
투수 출신답게 마운드 위주의 지키는 야구를 선호하는 선 감독으로서는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들에게 유리한 스트라이크존의 변화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물론 현재 시범경기에서 적용되고 있는 존은 지나치게 넓은 감이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제도 변화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 투수들이 시범경기부터 좋은 피칭을 잇달아 선보이며, 그 어떤 팀보다도 빠르게 새로운 제도에 적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부상 선수만 없다면, 마운드를 통한 지키는 야구로 그 어느 팀에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삼성이다.
하지만 아직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다. 4선발 후보로 꼽히는 장원삼은 첫 등판이던 LG전에서 중간계투로 나서며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깔끔한 피칭을 선보였으나, 지난 두산과의 첫 선발등판에서는 5이닝 동안 7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다. 지난해 혹사를 거듭했던 좌완 권혁도 시범경기에서 연이은 실점을 허용하며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23을 기록하며 고전 중이다.
선발과 셋업맨의 핵심 선수들로서 제몫을 해줘야할 이들에 거는 선동열 감독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나란히 좌완투수이고 컨트롤에 강한 이들은 올 시즌 부상 없이 정상적인 구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스트라이크존 변화의 수혜를 가장 크게 누릴 수 있는 히든카드로 평가된다.
올 시즌 삼성의 선발 로테이션은 이변이 없는 한 윤성환-나이트-크루세타-장원삼으로 이어질 것이 확실하다. 배영수-구자운 등이 경합하게 될 5선발과 불펜진의 정비가 끝나지 않은 것은 남은 시범경기에서 매듭지을 숙제. 일단 현재로서는 전반적으로 매우 순조로운 편이기에, 삼성의 마운드 기상도는 ‘대체로 맑음’이라고 할 수 있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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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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