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ㅣ 손윤 기자]
리먼 브러더스의 도산으로 촉발된 금융 위기가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은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 각종 스포츠의 스폰서 쉽에서 이탈하고 있고, 스포츠계는 큰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만 해도 프로야구에 이어서 프로축구도 시즌 개막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이전까지 스폰서를 맡고 있던 삼성이 손을 떼면서 스폰서 기업을 찾기 위해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에 '야구 타임스(Yagoo Times)'에서는 스포츠 비즈니스의 전문가를 찾아가서 이 위기의 시대를 벗어날 수 있는 해법을 고민해보려고 한다. 경희대의 김도균 교수에 이어서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장인 김종 교수를 만났다.

김종 교수는 1991년부터 1994년까지 OB 베어스(현 두산)의 프런트를 경험하는 등 한국에서는 현장과 이론을 겸비한 스포츠 비즈니스와 관련해서 최고의 권위자 중의 한 분이다. 현재는 KBO의 야구 발전 위원회장을 비롯해서 스포츠산업 진흥 협회의 회장을 맡는 등 한국야구는 물론이고 척박한 스포츠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 프로 스포츠의 최대 현안인 스폰서 쉽 제도에 대해서


Q 축구든 야구든 지금 현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지만, 메인 스폰서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각 스포츠의 스폰서라고 하면, 단순히 이름만 내거는 노출에 머물렀던 것이 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 일반적으로 스폰서 쉽의 효과가 제대로 나오려면, 100을 스폰서 비용으로 냈다면 300을 더 내야해요. 곱하기 3을 추가로 내야지만 스폰서 기업이 원하는 스폰서 쉽의 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거죠. 지금 프로야구나  프로축구에서 삼성이 안 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기존에 정해진 금액만 딱 내는 수준입니다. 제대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그것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한 팀을 스폰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움직이는 광고판이 아니기에, 그만큼 더 투자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올림픽이나 월드컵의 타이틀 스폰서 쉽을 할 때 스폰서 비용뿐만이 아니라 (그것과 연계된) 다른 이벤트를 하는데 돈을 내고 있습니다. 삼성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타이틀 스폰서 쉽을 하면서 성화 봉송 프로그램에 참가한다든지 해서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서 다른 연계된 활동을 같이 했습니다. 이에 비해서 우리는 단순히 스폰서 쉽 비용을 내는 것으로 끝나고 있죠. 프로 단체의 입장에서 본다면 구세주입니다. 없던 타이틀 스폰서를 해주면서 40, 50억씩 주니까요.

하지만, 엄밀히 생각해보면 이건 아니라는 거죠. 반대로 말해서 홍보 효과 등이 없어서 타이틀 스폰서를 그만두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분명히 그 효과는 있습니다. 단 그 이상인 3배의 투자를 안 하고 있으니까 신통치 않게 느껴지는 거죠. 모든 기업이 스폰서 쉽에 투자를 할 때에는 안 해도 효과가 있으니까 안 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KBO나 K리그 등에서 이 스폰서 쉽의 효과에 대한 연구 및 객관적인 리소스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그것은 삼성한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야구계나 프로야구계가 산업계에 해야 하는 것입니다. 타이틀 스폰서의 가치가 지금 40억원이지만 실제로는 80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된다면, 이 기업이 하지 않을 경우에는 다른 기업이 들어오려고 할 것입니다.

Q 스폰서 쉽과 관련해서 한국은 프로 스포츠가 기업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 스포츠에 참가하지 않고 있는 기업이 참여하기는 어려운 여건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사실 그런 제한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프로야구든 프로축구든 대기업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경쟁 제품들이 들어와서 타이틀 스폰서가 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거죠. 예를 들어서 KT가 (프로야구의) 타이틀 스폰서를 하고 싶어도 SK가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도시바가 타이틀 스폰서로 100억원을 주겠다고 해도 들어올 수는 없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하나의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기에, 묵시적인 부분이 있는 거죠. 아시다시피 예전에는 맥주가 프로야구에 못 들어왔잖아요. OB가 있으니까 하이트가 들어올 수가 없었죠. 지금은 이제 그 시장이 세계화되면서 큰 문제가 없지만, 이런 것들이 한국에서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거나 스포츠 비즈니스를 하는데 있어서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만의 독특한 제한점이 있는 거죠. 이걸 당장에 부정하기보다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점진적으로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해외의 경우에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등을 통해서 고객의 연령층이나 직업 등은 물론이고, 그 고객이 원하는 것 등이 데이터로 축적되고 있고, 또한 그것을 마케팅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서 한국은 여전히 한 시즌 동안에 몇 명이 왔는가라는 양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 CRM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실 프로야구의 자체가 고객 중심적으로 출발한 것이 아니라 기업이나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서 끌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게 바뀌어야 한다는 거죠. 그것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물론 미디어의 홍보를 위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PR에는 MR(Media Relations)과 CR(community relations)이 있습니다. MR은 신문이나 TV 등에 자신들의 홍보를 위한 것이고, CR은 직접 고객들과 같이 마주치는 것이거든요. 그것이 커뮤니티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커스터머가 될 수도 있죠.

그런데 이런 것에 대한 투자가 작게나마 이루어져야 된다는 거죠. 직접적인 마케팅 프로모션이 이루어져서, 예를 들어서 정기 회원이 그날 경기를 취소했다면 왜 그렇게 했는지를 파악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스포츠 산업을 소비하는 인구는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것에 대해서 이제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

Q 실업야구가 부활했지만, 프로야구와 마찬가지로 기업 중심으로 한다는 점이 우려스럽습니다. 분명히 기업이 중심이 될 경우에는 그 운영 등에서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외부적인 요인 - 예를 들면 경제 불황으로 제일 먼저 손을 뗄 수도 있다는 점 등에서 앞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그렇죠. 이게 가장 먼저 크게 타격을 받습니다. 의식주와 상관이 없기에. 결국에는 이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제약인 동시에 우리가 앞으로 뚫고 나가야할 과제라고 봅니다. 이걸 조화롭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커뮤니티가 같이 연계가 된다든지 하는 식으로 되어야만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업야구도 기업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그 커뮤니티로 야구 매니아나 지역 사회, 지자체, 야구를 좋아하는 환경, 혹은 분위기가 기업과 연계된다면 한국형 수익 모델이 창출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Q 한국에서는 지나치게 성적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 한국 프로야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아닐지 싶습니다.

- 예를 들면 두산 그룹의 경우에는 오너가 야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승패보다는 감동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우승을 하면 좋지만 어떤 스포츠든 기업이든 조직이든 그 전력이라는 게 있잖아요. 감독의 능력도 있어야 되고, 선수들의 경기력도 있어야 되는데, 팀 전력은 8인데 무조건 우승을 하라고 하면 그건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실제로는 다 그렇잖아요. 그리고 기업이나 구단, 감독 등의 입장에서는 4강이 들어간다는 게 목표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계속해서 무리수가 나오고 3, 4, 5년을 가야될 목표가 기업이나 구단, 팬들이 앞당기라고 요구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 현실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지만, 야구를 알아가자는 거죠. 야구 경기 자체를 재미있게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야구가 무엇인지, 한 시즌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한 선수의 기량이 발전하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리는지 등 야구의 전반적인 환경을 팬들이 이해를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팬들이 저절로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구단이 노력을 해줘야 합니다. 감동적인 시리즈와 같이 스토리가 있는 야구를 꾸준히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팬들이 계속해서 흥미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거죠.

Q 결국 팬과 구단이 함께 성적보다는 즐기는 야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 두산이 과거에 전력이 나쁠 때에도 (최근에는) 준우승을 해도 팬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스토리가 있는 야구'를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SK 와이번스의 경우에는 스포테인먼트라는 게 있었기에 2연패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 즉, 눈앞의 승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구단이 팬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어서 가는 길게 보고 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야구를 즐겨야 되는 거죠. 보는 것은 물론이고 하는 것도 함께 즐기는 하나의 야구가 문화가 되고, 스포츠를 즐기는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합니다.

물론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지면 인간인 이상 화가 나죠. 그건 그 순간으로 끝내고 다시 희망을 가지고 가는 야구 문화를 만들어내는 일이 빨리 되어야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즐기는 프로야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126경기를 다 이긴다고 해도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과거에 여자 배구에서 호남정유(현 GS 칼텍스)가 92연승을 했지만, 여자 배구 자체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선경이나 미도파 등이 해체되는 등 오히려 침체기를 맞이했잖아요. 매일 이긴다고 해서 관중이 오는 것도 아니고 흥미가 생기는 것도 아니에요. 이에 비해서 최근에 남자 배구가 왜 다시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까. 누가 이길지 누가 질지 경기를 해보지 않는 한 알 수 없을 정도로 혼전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잖아요. 이런 것들이 필요한 것입니다.

▶ 산업으로써의 스포츠 발전 방안

Q 최근에 해외에서는 프로 스포츠의 경쟁 상대는 같은 시간대를 다투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고 말해지고 있습니다.

- 그렇죠. 야구의 경쟁 상대는 축구가 아니라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이죠. 거기에 더 나아가서 야구의 경쟁 상대는 국내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시대를 한 단어로 나타내면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 ; 세계화'라고 볼 수 있잖아요. 금융 위기만 해도 미국에서 일어난 것인데 우리랑 무슨 상관이 있기에 고통을 받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건 시스템 자체가 세계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지구촌 내에 우리 사회가 있듯이 스포츠도 마찬가지라는 거죠. 7시에 있는 야구나 축구 경기는 안 봐도 한 밤중이나 새벽에 있는 박지성이 나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는 보잖아요. 이제 경쟁 상대가 내 옆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등을 통해서 안방에 들어오고 있는 해외의 리그 등인 거죠.

Q 한국의 프로야구가 아닌 세계 속의 한국 프로야구라는 시점이 이동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세계 속의 한국 프로야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 기본적으로 글로벌리제이션의 3가지 키워드는 기술의 자유화, 정보의 자유화, 그리고 금융의 자유화입니다. 그 중에서 금융의 자유화는 우리랑 상관이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해외 자본이 들어온다면 그만큼 한국 스포츠의 시장도 확대되는 거죠. 예를 들면, 유럽의 각종 축구 리그나 미국의 메이저리그가 지금과 같이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적인 미디어 자본이 유입되었기 때문이잖아요. 이와 같이 한국의 스포츠도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외의 자본이 들어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투자 속에서 시장을 키워야 되는 거죠. 하지만, 우리의 시장 자체가 워낙 작기 때문에, 동북아 리그를 만든다든지 하는 식으로 크게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Q 한국의 프로 스포츠도 지금처럼 어느 포털에 얼마에 전 경기 중계 등을 판매했다든지 하는 소극적인 개념이 아니라 인터넷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기술의 접목, 즉 인터넷 등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시청자들에게, 청취자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IP TV나 디지털 TV가 나오면 스포츠는 콘텐츠로서의 비즈니스적인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결국에는 지금 중요한 것은 이런 시대를 대비해서 그만큼 준비를 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준비로는 선수들의 기량도 있지만, 시설에 대한 투자도 같이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이것이 된 상황에서 기술의 발달을 통해서 새로운 스포츠의 콘텐츠로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등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프로야구와 관련해서 일반 팬들이 어떤 정보를 접하기 너무 어렵습니다. KBO의 홈 페이지에서 공개하고 있는 정보라는 건 해외에 비하면 거의 원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 정보의 자유화에서 정보는 별 다른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어떤 스포츠나 선수에 대해서 알고 싶을 때에 언제든지 쉽게 알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이 계속해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죠. 이런 것들이 이루어져야지 시장이 확대되고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어야만 저변이 단단해질 수 있는 것이죠. 어떠한 경제 위기가 와도 구단의 모기업이나 스폰서 기업이 아닌 팬들이 그 리그나 스포츠를 끌어가 줄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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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실 스포츠 비즈니스를 단적으로 설명할 때에 이야기하는 것이 판타지 베이스볼, 스포츠 베팅, 그리고 스포츠 카드입니다. 예전에 한국에서도 스포츠 선수와 관련된 카드가 발매된 적도 있지만, 현재는 흔적도 찾을 수 없습니다. 판타지 베이스볼의 경우에도 매우 제한적입니다. 결국 한국에서는 스포츠 베팅으로 스포츠 토토 정도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스포츠 토토가 하나의 출발점이 되는 것입니다. 스포츠 토토를 통해서 그 종목에 관심을 가지게 해주고, 그리고 그것에 의해서 얻어진 자금의 일부가 다시 그 프로 스포츠나 저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거죠. 그 다음이 판타지나 야구 게임입니다. 한국에서도 지금 현재 마구마구나 슬러거 등이 나와서 어느 정도 인기를 끌고 있잖아요. 사람들이 이것들을 하는 이유는 한국의 선수 등을 알기 때문이죠. 축구 게임에서 FIFA 2000보다 EPL과 관련된 것이 더 인기가 있습니다. 그 선수들을 알기 때문이죠. 야구의 경우에는 해외 리그를 보기 어려우니까 우리나라 선수들이 나오는 걸 좋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새롭게 파생되는 비즈니스인데, 연맹이나 리그 사무국 등이 못하는 것을 그것과 관련된 기업들이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줄 필요가 있죠. 이게 정부에서 할 일이고, 기업들의 투자 - 이것은 한국 기업뿐만이 아니라 해외 자본 등이 투자되어서 활성화되어야 하는 거죠.

▶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

Q 한국 야구가 하나의 문화가 되기 위해서는 저변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이 저변은 단순히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야구를 보러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하는 야구의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만.

- 기본적으로 저변이죠. 저변은 말씀하신 것처럼 보는 저변이 있고, 하는 저변이 있는데, 그 저변의 기본은 학교 체육입니다. 물론 클럽 야구 등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야구를 즐기고 볼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해요. 사실 고교 야구가 있었기에 프로야구가 생길 수 있었던 것이잖아요. 결과적으로 운영을 잘못해서 사람들의 관심 등이 프로에만 집중되면서 고교 야구 등이 그들만의 리그로 머물면서 저변이 무너진 거죠. 야구뿐만이 아니라 모든 스포츠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 저변을 늘려주는 노력을 우선시해야 됩니다.

요즘 학교에 남자 선생님보다 여자 선생님이 늘어나고 있는데, 여자 선생님이 야구를 가르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티볼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는 거죠. 핸드볼의 경우에는 비치 배구와 같은 비치 핸드볼이란 게 있습니다. 그런 것과 같이 야구의 저변을 늘려가기 위해서는 야구에만 구애되지 않고 야구와 관련된 것들 - 티볼이나 연식 야구 등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계속해서 노력을 하고 투자를 하다가 보면 야구팀들이 늘어나는 거죠. 그럴 경우에는 야구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지만, 그 경기를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산업적으로 봤을 때에 시장을 한국에만 국한시켜서는 안 됩니다. 한국, 중국, 일본, 그리고 타이완까지 동북아시아의 시장으로 크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지역을 어떻게 묶어서 새로운 리그를 만들 수 있을 것인지, 새로운 시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지 등에 대한 생각도 같이 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진짜 기업의 ROI(투자 대비 효과)가 얼마인지를 연구해야겠죠. 그 결과가 투자 가치가 있다면 구단이나 리그가 독립할 수 있게 되잖아요. 그런 뒷받침을 KBO 등 연맹이 해야 하는 역할인 거죠.

마지막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은 대학 스포츠입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기본적인 목표가 프로가 있지만 대학이죠. 사실 고교를 졸업한 후에 바로 프로에 갈 수 있는 경우는 우수한 극히 일부의 선수이잖아요. 그런데 지금 현재 대학 스포츠가 너무 죽어 있습니다. 대학 스포츠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대학이 재량권을 가지고 선수를 뽑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지금까지 농구면 농구, 축구면 축구, 야구면 야구라는 수직적인 구조였지만, 대학이 전체를 관리해서 신입생의 학력 수준이나 리그 등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줘야 그만큼 저변도 늘어나고 소속감을 통한 볼거리도 강화될 수 있는 거죠. 결국 대학 스포츠가 발전해야 프로 스포츠도 발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Q 프로야구의 경우에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시구가 대부분 연예인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이게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야구를 하나의 문화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은퇴한 선수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예전에 쌍방울이 전 경기 시구를 한 적이 있어요. 저도 그렇지만 팬들이 참가한다는 매우 의미 깊은 행사였지만, 그게 효과가 없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시구를 한다는 것은 언론 등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에서 하나의 프로모션으로 본다면 분명히 좋은 것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이게 좋지만, 이제는 한 단계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시구를 하는 투수가 연예인 등이라면 포수는 팬이나 은퇴한 선수가 할 수도 있는 것이고, 또한 시구를 한 사람이 할 필요도 없잖아요. 2명, 3명, 4명 등 다수가 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가능하면 개막전이나 한국시리즈 등 포스트시즌은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아닌 야구인이 하는 것이 맞죠. 이건 야구의 축제잖아요. 이때만큼은 원로 야구인이나 은퇴한 선수, 그 지역의 시장 등 야구와 의미가 있는 인물들이 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야구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야구인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외부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야구인이었다가 학교로 간 경우로 김봉연 교수가 유명하잖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프런트에서 학교로 갔고,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결국에는 이게 네트워크라고 생각해요. 현재 저도 KBO의 야구 발전 위원회의 장을 맡고 있기도 하지만, 더 많은 네트워크가 들어올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KBO 내에 야구계 전체를 볼 수 있는 미래 전략 위원회 등이 있으면, 당장에 어떤 현안이 생겼을 때에 연구를 시키거나 조언을 구하거나 할 수 있는 거죠.

이걸 그냥 형식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총재 직속으로 해서 학계는 물론이고 야구와 관련된 분들을 참여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에는 커미셔너 직속인 '블루 리본 패널' 등이 있어서 현안이나 미래 전략 등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잖아요. 그런 것이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아닌가 해요. 너무 앞만 보고, 그 해 그 해만 일을 처리하면서 온 면이 적지 않습니다.

Q 최근에 프로 스포츠의 리그 운영과 관련해서 각 구단이 개별적으로 행하기보다는 리그 사무국 등이 통합해서 행하고 있는 것이 추세입니다. 한국 프로야구와 관련해서 아쉬운 점은 KBO의 리드쉽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 그렇죠. KBO나 KBOP(KBO의 마케팅 자회사)가 굉장히 중요한 게 말씀하신 것처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KBO가 구단들이 납득하고 따라올 수 있도록, 또한 구단 자신들이 말을 하지 않아도 문제들을 해결해주는 버팀목이 되어 주어야 된다는 거죠. 단순히 모여서 뭔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 손윤 기자(블로그 : yago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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