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이준목]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은 자신의 성공비결에 대하여 언제나 '철저한 준비'를 꼽았다. "감독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여 준비해야하는 직업이다. 준비된 사람에게는 위기란 게 없다."는 것이 김성근 감독의 평소 지론이다.

SK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 새로운 시즌을 맞이해야했다. 지난 시즌 주축 전력들의 3분의 1가량이 군에 입대하거나 부상을 당함으로 인해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고, 이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김성근 감독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4월까지는 좀 힘들 것 같다"며 짐짓 엄살을 피우는 것 같으면서도 "없으면 없는 대로 극복할 수 있다"며 자신감도 잃지 않았다.

김광현과 박경완이 빠진 상태에서도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KIA와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던 SK다. 자고일어나면 승자가 바뀌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 속에서 SK가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강자의 자리를 놓치지 않는 것은, 어쩌면 김광현도 박경완도 아닌 바로 김성근 감독의 존재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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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준비된 강자' SK가 서서히 진면목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5일 문학 롯데 전을 잡은 SK는 4월 13일 대전 한화전 이후 무려 10연승 행진을 질주하고 있다. 2위 두산과의 승차도 어느새 3.5게임으로 벌어졌다. 이달 첫 5경기를 1승4패로 불안하게 출발하며 '4월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듯 했지만, 이후 15경기에는 10연승 포함 무려 14승1패의 고공행진중이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오히려 가장 우려를 자아냈던 마운드에서 비롯됐다. SK 마운드의 ‘위엄’은 기록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26일 현재 SK의 팀 자책점은 2.93, 류현진(한화)이 아니라 SK 팀 전체의 기록이다. 8개 구단 중 부동의 1위로 2위 삼성 라이온즈(4.09)과도 1점 이상 차이가 난다. SK의 마운드는 23경기에서 단 74점밖에 내주지 않았다.(한화는 24경기에서 151실점)

투수부문의 각종 기록도 SK 투수들이 모두 장악하고 있다. 카도쿠라(5승)가 다승 단독 1위, 평균자책점은 김광현(0.38), 세이브는 이승호(9개) 등 선두가 모두 SK 투수들이다. 송은범(4승 1.91)도 다승 2위와 평균자책 3위에 각각 이름을 올리고 있다.

SK 마운드의 호투는 기대 이상이다. 시즌 개막 전만 해도 윤길현과 채병용이 군에 입대하고 정대현과 전병두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데다, 김광현-글로버-송은범 등도 모두 시즌 합류가 늦거나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반 외국인 투수 카도쿠라가 기대 이상의 호투로 에이스 김광현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운 데다, 불펜에서는 지난해 기복이 심했던 이승호, 정우람, 고효준 등이 한층 성숙해진 투구로 분전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김광현은 더욱 강력해진 구위로 SK 상승세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김성근 감독은 현재 마운드 운용에 있어 '소수 정예' 시스템으로의 변화를 시도했다. 한 경기에서 상황에 따라 많은 투수를 교체 투입하던 '벌떼 야구'와 달리, 올 시즌에는 선발야구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카도쿠라, 김광현, 글로버, 송은범 등의 선발진이 최소 5이닝 이상을 소화하게 만들어 중간계투진의 소모를 줄이고 정우람과 이승호를 올려 경기를 마무리하는 공식을 지키고 있는 것. 선발 투수들의 휴식도 한시적으로 4일에서 5일로 늘리며 투수들의 체력소모를 줄였다. 그 결과 투수들이 연투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매 경기 전력투구를 하면서 집중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적절힌 타이밍에 돌아온 김광현의 가세는 큰 힘이 되었다. 물론 김광현이 없어도 '난 자리'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을 정도로 강했던 SK지만, 에이스의 '들어온 자리'는 확실히 표시가 났다. 김광현은 손등과 팔꿈치 부상을 말끔히 씻고 복귀 후 3경기에서 내리 3승을 따냈고, 재활기간 동안 경기감각을 잃지 않았을까 하는 일부의 우려와 달리 한 단계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현재는 구위는 변함이 없는 가운데 경기의 완급조절에서도 눈을 떴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마운드에 상대적으로 가려졌지만 타선의 위용도 이에 못지않다. 시즌 초반 SK의 타선은 예년 같은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김성근 감독은 이에 대하여 "타자들이 볼을 잡아서 쳐야하는데, 그저 쫓아가서 맞추는데 급급한 타격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근우, 최정 등 주축 타자들도 비판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4월초 SK가 연패에 빠지며 위기를 맞이하자 김성근 감독은 한때 1,2군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이라는 충격 요법까지 고려했다. 또한, 김성근 감독 스스로 삭발에 가까운 짧은 머리를 하고 나타나 선수단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충격요법이 먹힌 것일까. 최근 들어 타선의 집중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팀타율 1위(.282)인 타격은 하위타선의 공격력이 살아나며 상위타선까지 시너지효과를 받았고, 쉬어갈 타이밍을 잃은 상대 투수들은 부담이 커졌다. 팀 도루 1위(34개)에서 보듯, 한 루라도 더 진루하기위한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으로 안타 없이도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SK의 기동력야구가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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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타선의 핵은 박정권이다. 시즌 초반 ‘똑딱이 4번 타자’라 불리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박정권은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500(20타수 10안타), 3홈런 7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시즌 타율 0.390(77타수 30안타)으로 이 부문 1위에 오른 박정권은 홈런 부문에서도 김상현(KIA, 5개) 등과 더불어 공동 2위로 올라섰다.

SK의 상승세에는 운도 약간 따랐다. 김성근 감독도 인정했듯이, 초반 하위권 팀들과의 대진이 많았고 두산, 삼성 등 강팀들도 공교롭게 모두 하향세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SK와 만났다. 상대팀들이 선발 로테이션이나 주축 선수들의 부상 및 슬럼프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SK는 오히려 부상선수들의 복귀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절묘한 타이밍이었던 셈이다.

김성근 감독은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다."며 최근 상승세를 둘러싼 낙관론에 조심스럽게 선을 그었다. 여기에는 아직 김성근 감독 자신이 원하는 100%의 전력이 나오지 않았다는 냉정한 평가가 뒷받침되어 있다. 당초 김성근 감독은 주축 선수들이 복귀하기 전인 4월까지 5할 승률을 맞춰놓고 경쟁팀들의 초반 페이스가 떨어질 만한 5월에 반격을 하겠다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었다.

최근의 상승세로 김성근 감독의 계획은 좀 더 앞당겨질 전망이다. 불펜의 핵인 정대현과 전병두, 그리고 중심타자 이호준까지 돌아올 예정인 5~6월 이후에는 더욱 강해진 SK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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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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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된 강자 SK가 서서히 진면목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5일 문학 롯데전을 잡은 SK는 4월 13일 대전 한화전 이후 무려 10연승 행진을 질주하고 있다. 2위 두산과의 승차도 어느새 3.5게임으로 벌어졌다. <10연승의 SK, ‘준비된 강자’에겐 슬럼프가 없다>

    2010/05/02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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