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석 칼럼
2010/05/01 08:56
박경완의 포수 300홈런, 메이저리그에서는?
[야구타임스 | 김홍석] SK 와이번스의 박경완(38)이 마침내 통산 300홈런 고지에 올라섰다. 지난해 6월 21일 299호 홈런을 때려낸 후 313일 만의 일. 장종훈-이승엽-양준혁-심정수에 이은 역대 5번째 기록이며, 포수로서는 처음이다.
1972년생인 박경완은 전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무대로 직행했다. 1991년에 데뷔해 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으며, 1994년부터는 드디어 본격적인 주전 포수로 출장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 시즌부터 2007년까지 1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였으며, 2000년과 2004년에는 각각 40홈런과 34홈런으로 리그 홈런왕에 등극하기도 했다.
박경완의 300홈런은 이처럼 ‘꾸준함’과 ‘특별함’이 결합되어 이룩한 결과다. 또한, 그의 기록이 유독 돋보이는 것은 만 38세인 그가 지금도 여전히 ‘포수’로 경기에 출장하고 있으며, 여전히 팀 전력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포수의 300홈런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흔한 일이 아니다. 메이저리그는 130년의 역사 속에서 총 125명의 300홈런 타자를 배출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 포수로서 그 고지를 밟은 선수는 모두 7명. 하나 같이 메이저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레전드’들이다.
▶ 요기 베라 & 자니 벤치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으로 300홈런 고지를 밟은 포수는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명언을 남긴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다. 1946년에 데뷔한 요기 베라는 이듬해 곧바로 팀의 주전으로 발돋움했고, 1959년 8월 9일 포수로선 처음으로 대망의 300홈런 고지에 올랐다.
베라는 47년부터 62년까지 1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으며, 49년부터 58년까지는 10년 연속 20홈런 이상이라는 대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선수생활 동안 10번이나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으며, 3번의 MVP를 수상했다. 통산 358홈런 1430타점의 기록을 남기고 1964년에 은퇴, 향후 85.6%의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하지만 다재다능했던 베라는 선수생활 내내 다른 포지션으로도 종종 출장했으며, 포수로서 300홈런을 때려낸 이후, 만 35세가 된 1960년부터는 포수보다는 외야수로 출장하는 일이 더 많았다.
두 번째 300홈런 달성자는 신시네티 레즈의 ‘빅 레드 머신’의 일원이었던 자니 벤치였다. 포수임에도 리그 정상급의 장타력을 보유했던 벤치는 1970년과 72년 각각 45개와 40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그 해 홈런-타점왕에 등극, 시즌 MVP까지 거머쥐었다.
벤치는 1967년에 데뷔해 통산 389홈런 1376타점을 기록을 남기고 1983년 만 36세의 나이로 은퇴했다. 은퇴하던 해에도 12홈런 54타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여전히 녹록치 않은 방망이 실력을 과시했으며, 마지막 2년 동안은 포수가 아닌 3루수로 변신해 경기에 출장했던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벤치 이후로는 칼튼 피스크(376홈런 1330타점)와 개리 카터(324홈런 1225타점), 랜스 패리쉬(324홈런 1070타점)가 90년을 전후로 하여 차례로 300홈런 고지를 밟았다. 피스크는 7~80년대를 아우르는 대형포수였으며, 카터와 패리쉬도 80년대를 대표하는 포수 라이벌이었다. 카터는 내셔널리그, 패리쉬는 아메리칸리그로 그 활동 영역이 달랐기에 그 상징성은 더욱 뚜렷했다.
▶ 마이크 피아자 & 이반 로드리게스
카터와 패리쉬의 시대 이후 메이저리그에는 또 한 명의 괴물 포수가 탄생했다. 바로 포수 역사상 최초로 400홈런 고지를 밟은 마이크 피아자가 그 주인공이다. 198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무려 62라운드에 뽑힌 ‘그저 그런 유망주’ 피아자는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성장하여 199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이듬해 팀의 주전 포수로 출장하면서 35홈런 112타점을 기록, 곧바로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슈퍼스타로 등극했다.
3할이 넘는 고타율은 기본이며, 8년 연속을 비롯해 9번이나 30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을 기준으로 포수의 3할-30홈런-100타점 시즌은 총 15번 나왔는데, 그 중 6번이 피아자의 기록이다. 피아자를 제외하면 LA 다저스의 전설적인 흑인 포수 로이 캄파넬라(3회)만이 같은 기록을 두 번 이상 달성했다.
2001년 풀타임 9년 만에 가뿐하게 300홈런을 돌파한 피아자는 2006년 4월 26일, 마침내 400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400홈런을 넘어선 45명의 선수들 가운데 포수는 피아자뿐이다. 그는 끝까지 포수로 남길 원했으며, 그것이 불가능해지자 427홈런 1335타점의 기록을 남기고 2007년을 끝으로 은퇴했다. 2년 후에 있을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그의 입성은 이미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가장 최근에 300홈런을 달성한 선수는 바로 작년에 이 대열에 합류한 이반 로드리게스다. 만 39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팀의 주전 포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리그를 대표하는 수비형 포수로, 여러 가지 면에서 박경완과 자주 비교되는 선수. 현재 305홈런 1272타점을 기록 중이며, 그의 기록 역시 박경완과 마찬가지로 현재진행형이다.
현역 선수 중에는 뉴욕 양키스의 호르헤 포사다가 248개로 로드리게스의 뒤를 따르고 있으나, 올해로 만 39세인 그가 300홈런을 돌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사실 회의적이다. 그나마 이들을 제외하면 200홈런을 넘긴 선수도 없다.

앞으로 기대를 걸 수 있는 것은 ‘마이크 피아자의 공격력’과 ‘이반 로드리게스의 수비력’을 한 몸에 겸비했다는 평가를 듣는 조 마우어(27, 미네소타 트윈스)다.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MVP에 빛나는 마우어는 이미 3번이나 리그 최고 타율을 기록했으며, 작년에는 부상으로 한 달을 결장하는 와중에도 138경기에서 28홈런을 기록하며 거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통산 73홈런을 기록 중이며, 앞으로 10년 이상은 최고의 포수로 군림할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다. 얼마 전 팀은 그런 마우어에게 2018년까지 보장되는 총액 1억8400만 달러의 8년짜리 계약(평균 2300만)을 안겨주었다. 마우어가 매년 20개 안팎의 홈런을 때려내준다 치면 10년쯤 후에는 역대 8번째 300홈런 포수를 보게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 야구타임스 김홍석(블로그 : MLBspecial.net)
[사진=SK 와이번스, 미네소타 트윈스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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