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손윤] 19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대만 야구는 2003년에 아테네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을 격파한데 이어, 2006년 카타르 아시아 게임에서는 한국과 사회인을 중심으로 한 일본을 차례로 연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2006년의 제1회 WBC에서는 한국과 일본에 완패를 당하면서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타이 브레이크 끝에 중국에게조차 패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국제 대회에서의 계속된 부진을 탈피하기 위해서 대만은 2008년 11월, 카타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할 때의 사령탑인 예즈시엔을 감독으로 선임하는 등 일찍부터 WBC를 준비했다. 하지만 뉴욕 양키스의 왕첸밍을 비롯해, 궈홍치, 후친룽(이상 LA 다저스), 첸웨이인(주니치 드레곤즈), 우스요(전 롯데 마린스), 린언위(라쿠텐 골든 이글스) 등의 해외파와 자국 프로리그의 최고 에이스인 판웨이룬, 리유푸하오, 천진펑 등이 부상과 소속팀의 참가 불허로 최종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했다.

<대만 WBC 대표팀 최종 멤버>

투수 - 리전창, 증송웨이, 쳉치훙, 쳉카이웬, 니푸더, 쳉훙웬, 로치아젠, 리아오유쳉, 린웨이핑, 린코치엔, 켕포슈안, 린포유, 탕치아춘

포수 - 가오즈강, 궈위펑, 린쿤쉥

내야수 - 치앙즈시엔, 궈엔웬, 펑쳉민, 왕승웨이, 가오궈칭, 린한, 린위추안

외야수 - 린체슈안, 창즈야오, 궈타이치, 린웨이추, 팡우슝

대만 대표팀의 특징은 우선 투수진에서 리전창, 증송웨이, 쳉치훙, 로치아젠, 니푸더 등 6명의 마이너리거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야수진에도 치앙즈시엔, 궈엔웬 등 3명의 마이너리거와 한신 타이거스의 린웨이추 등이 포함되어 있어, 해외파만 도합 10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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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퓨처스 게임에서 MVP를 수상한 린체슈안  ⓒ WBC 공식 홈페이지


이 중에서 주목할 선수로는 리전창, 린웨이핑, 니푸더, 치앙즈시엔, 린체슈안, 펑쳉민, 팡우슝, 린웨이추, 가오궈칭 등을 들 수 있다. 공교롭게도 대만 대표팀의 마운드를 지킬 리전창과 린웨이핑, 니푸더 등은 대만이 목표로 삼고 있는 한국전에서 차례로 등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왕첸밍과 판웨이룬 등의 불참으로 사실상의 에이스인 리전창은  150Km/h 전후의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구사하는
사이드암에 가까운 스리쿼터형 스타일의 투수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쿠바를 상대로 6과 ⅔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하면서 7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는 위력투를 선보인 바 있다.

자국 리그 최고의 소방수인 린웨이핑은
154Km/h의 패스트볼 외에도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채로운 구종을 보유하고 있다. 팀에서도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활약했고, 아시아 시리즈에서는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깜짝 선발 등판해서 7이닝을 6피안타 3실점 6탈삼진으로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결국 한국으로서는 리전창뿐만이 아니라 린웨이핑에 대한 대비도 해야만 하는 것이다. WBC에서는 투구수 제한이 있는 점을 생각하면 두 선수 다 한국을 상대로 마운드에 오를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타선에서는 중심 타선을 이룰 린웨이추와 펑쳉민, 그리고 1번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린체슈안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8시즌에는 부상 등으로 타율 0.249라는 부진을 보인 린웨이추이지만, 2007년에는 0.292의 타율과 15홈런을 기록했으며 지난 1회 대회에서도 중심 타선으로 활약했던 경험이 있다.

0.391라는 대만리그 역대 최고 타율을 기록한 평쳉민은 데뷔 시즌인 2001년부터 8년 연속으로 3할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2007년에는 21홈런을 기록하는 등 장타력도 겸비하고 있기에 한국으로선 조심할 필요가 있다. 2008 마이너리그의 올스타전인 퓨처스 게임에서 홈런을 포함한 2안타로 MVP를 수상한 린체슈안은 싱글 A에서 0.249라는 낮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33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발을 자랑한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불참하면서 어쩔 수 없이 세대교체를 할 수밖에 없었던 대만은 현저하게 낮아진 타선의 무게감과 경험 미숙이라는 아킬레스건을 가지고 있다. 또한, 대표팀 역대 최다인 7명의 좌타자를 보유했다는 점은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류현진이라는 훌륭한 좌완 투수가 선발 등판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전에서는 오히려 약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타급 플레이어의 이탈로 전력이 일본이나 한국을 위협하기에는 힘들어 보이지만, 그들의 표적이 일본이 아닌 한국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작년에 아시아 시리즈에서 SK 와이번스가 불의의 일격을 당했던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손윤 기자(블로그 : yago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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