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Report
2009/02/28 08:46
J리그의 성공 요인과 친환경적인 스포츠
[야구타임스 ㅣ 손윤 기자] 26일에 올림픽 파크텔에서 열린 아시아 스포츠산업 협회(Asian Sport Industry Association)의 창립 총회에서 히로세 이치로 스포츠 종합 연구소장과 만날 수 있었다.
히로세 이치로씨는 2002년 한일 월드컵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했고, 1999년부터 2년간 J리그의 경영 자문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는 등 축구의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해왔다.
또한 축구뿐만이 아니라 1999년에 환경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서 미국으로 연수를 다녀오는 등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스포츠와 환경 문제'의 전문가 중의 한 사람이다.

손윤(이하 '손') - 개인적으로 히로세 이치로씨라고 하면 '비즈니스와 스포츠맨 쉽'이라는 주제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일반적으로 비즈니스와 스포츠맨 쉽은 전혀 별개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는 않습니다.
히로세 이치로(이하 '히') - 요즘 많은 사회적인 문제가 생기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하나가 룰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룰을 지키는 것이 스포츠맨 쉽은 아닙니다. 전혀 다릅니다. 스포츠맨 쉽이란, 각종 규칙에는 이런 저런 것들이 정해져 있습니다만, 모든 것을 룰에 기입할 수는 없습니다. 원래 룰이라는 게 어떤 이유로 생겨난 것인지를 알고 있다면 룰로 규정되어 있지 않지만, 당연히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걸 지키는 게 스포츠맨 쉽입니다. 이런 것들을 지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당연히 세상이 좋아지겠죠.
손 - 야구로 치면 흔히들 말하는 암묵적인 룰 등을 지키는 것이 스포츠맨 쉽이고, 이걸 단순히 스포츠만이 아니라 사회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히 - 그렇죠. 예를 들면 지금 현재 경제 위기의 출발점이 된 리먼 브러더스의 경우에 그 오너가 재작년 12월에 보너스로 40억엔을 받았습니다. 회사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해서 거액의 보너스를 받는 것이 법률을 위반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스포츠를 통해서 배워야만 하고 또한 배울 수 있다는 거죠.
손 - 법률적으로는 위배되지 않지만 사회의 통념, 윤리라든지 도덕 등을 지킨다는 점에서 암묵적인 룰을 지키는 스포츠맨쉽과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있을 것 같은데.
히 - 뛰어난 운동선수는 자신의 실력과 상대의 실력을 냉정하게 판단할 줄 압니다. 이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된다거나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아는 것은 뛰어난 운동 선수뿐만이 아니라 우수한 비즈니스맨이 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입니다. 즉, 훌륭한 운동 선수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우수한 비즈니스맨이 될 수 있는 거죠.
결국, 비즈니스맨도 룰을 지킨다는 소극적인 의미보다도 룰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기본을 지키는 스포츠맨 쉽이 필요한 거죠.
▶ J리그의 성공 이유와 아시아 쿼터제
손 - 일본에서 J리그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히 - 일본의 스포츠에서 축구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존재입니다. 어떤 면에서 그런가 하면, J리그의 경우에는 농구나 야구 등과는 달리 대학의 감독 등이 지도부를 형성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기업가들이 매니지먼트를 시작했습니다. 운동 선수 출신으로 지도자가 된 경우에는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경영과는 거리가 멉니다. 기업을 운영하던 사람들이 J리그의 상층부를 차지했습니다. 즉, 처음부터 비즈니스에 입각한 리그 운영이나 플랜 등이 세워지고, 그것이 일관되게 관철된 것입니다.
손 - 무조건 기업인들이 전면에 나선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만.
히 - 기본적으로 비지니스와 돈벌이는 다른 것입니다. 이걸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비즈니스는 단순한 돈벌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히 돈벌이를 위한 비즈니스도 있긴 있습니다만, 돈을 벌지 못하는 비즈니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팬이나 선수를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생각하는 것도 비즈니스입니다. 이런 비즈니스가 가능했던 독특한 단체가 J리그였다고 생각합니다.
손 - 아시아 쿼터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히 -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이 제도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지만, 현재는 J리그가 아시아의 선수들을 끌어 모으고 있고, 그 대신에 반대로 일본 선수가 한국이나 중국으로 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시아의 국가 간의 교류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손 - 한국 등 일부에서는 인재 유출 등에 따른 자국 리그의 레벨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히 - 일본 프로야구의 경우를 예로 들면 마츠자카 다이스케나 스즈키 이치로 등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이걸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이러한 교류가 각국의 리그에는 좋은 자극이 될 것으로 봅니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항상 변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 리그에게 활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손 - 이 아시아 쿼터제가 발전해서 동북 아시아 통합 리그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히 - 현재로서는 거기까지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강한 리더쉽이 있고, 마케팅 능력이나 계획성 등을 가지고 추진하는 인물이 나온다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만, 현시점에서 판단하기는 매우 어려운 느낌입니다.
▶ 스포츠와 환경 문제
손 - 스포츠와 환경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는 단순히 경기장 내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것만을 생각하거나 스포츠와 쓰레기가 무슨 관계가 있는가라고 고개를 갸웃할 사람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스포츠와 환경은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 것입니까.
히 - 예를 들면 스포츠와 평화가 관계가 있습니까. 스포츠와 평화는 근본적으로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스포츠는 평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종교 문제나 민족 문제 등을 넘어서자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왜 스포츠가 평화와 관계를 가지게 된 그 시발점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부터입니다. 그 전까지는 그런 게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손 - 확실히 그렇습니다. 그 이전까지 스포츠라고 하면 사실 특정 지역, 예를 들면 유럽이나 북미 등으로 한정되었습니다.
히 - 1950년대에 들어서 스포츠가 급속하게 성장하게 되는데, 그 계기는 TV였습니다. TV를 통해서 전달되는 메시지는 그 파급력이나 영향력이 대단합니다. 이건 월드컵 등을 생각해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한 지역이 아닌 전 세계가 주목하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평화라는 메시지를 스포츠를 통해서 전달하면 자연스럽게 전 세계로 파급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 전형적인 예가 1992년의 바르셀로나 올림픽이었습니다. 그 때 사마란치가 개회식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하십니까.

손 -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뭐라고 했습니까.
히 - 개회식에서 사마란치는 "사라예보를 생각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그 이전까지 코소보 문제는 신문을 통해서 간간히 그 소식을 읽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그 때 비로소 우리들은 사마란치의 말을 통해서 사라예보를 재인식하게 되고, 직접 그 현장 등을 직접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임팩트는 정말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결국, 평화라든지 하는 메시지를 스포츠가 매개가 된다면 전달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21세기의 세계적인 문제는 석유 문명을 넘은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20세기는 석유 문명이었습니다. 이것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습니다. 사라예보의 경우처럼 단순히 알고 있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손 - 그렇죠.
히 - 스포츠가 미디어와 접목되면서 어떤 메시지를 쉽게, 그것도 광범위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94년에 미국에서 있었던 월드컵이 그 좋은 예가 될 것 같습니다. 당시에 미국의 대통령은 빌 클린턴이었고, 부통령은 앨 고어였습니다. 그들은 미국 월드컵을 통해서 정보의 공유를 주장했습니다. 정보의 공유란,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자는 것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들 이해를 못했습니다.
손 - 하긴 그렇습니다. 지금이라면 당연한 것이지만, 그 당시라면 생뚱맞은 말처럼 들렸을 것 같습니다.
히 - 그런데 이것을 미국 월드컵을 통해서 실제로 시행했습니다. 즉, 새롭게 발전된 기술을 스포츠의 거대 이벤트에서 실험을 한 것이죠. 1994년 월드컵에 이어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도 역시 실시했습니다. 그 때가 되어서야 다들 알게 된 거죠. 인터넷이 가진 의미를. 단순히 메일을 사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데이터 베이스의 공유를 통해서 비즈니스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월드컵과 올림픽을 통해서 보여준 것입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이제부터 석유가 없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또한 그것을 실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10월에 2016년 올림픽 개최 도시가 결정되지만, 만약 토쿄로 결정된다면 석유를 사용하지 않고 인간이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실현시킬 예정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 스포츠를 통한 21세기 친환경적인 도시 만들기
손 - 결국 친환경적인 스포츠 시설로 바꾼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그 구체적인 계획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히 - 그렇죠. 지금 현재 토쿄의 스포츠 시설은 전부다 친환경적으로 만들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스포츠 시설뿐만이 아니라 토쿄는 바다를 메운 매립지가 많은데, 이걸 산과 연결된 '바람의 길'을 곳곳에 만들어서 도시 전체의 구조 등을 바꾸는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메인 스타디움의 지붕은 전부다 태양열 전지로 되어 있습니다. 태양열을 통해서 수소를 만들면 석유 등을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실 이와 같은 기술은 이미 완성되어 있습니다.
손 - 그런 기술이 이미 갖추어져 있다면, 남극의 빙하가 녹고 있다든지 오존층이 파괴되고 있다든지 환경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왜 상용화되고 있지 않는지 고개를 갸웃할 분들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히 - 석유는 주유소에 가면 있습니다. 반면에 수소는 어디에서 살 수 있는지 모르지 않습니까. 결국 수소를 취급하는 시설을 만드는 장소나 법률적인 문제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올림픽을 통해서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스포츠를 통해서 이것을 실현하게 되면 사람들이 그 중요성을 직접적으로 깨달을 수 있게 되고, 친환경적인 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
결정적으로 스포츠는 인간의 신체로 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몸은 인간에게 가장 가까운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몸'이라는 '환경'을 좋게 하는 것이 스포츠이기에, 스포츠가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손 - 스포츠와 환경도 그렇고, 결국에는 스포츠 - 여기에는 단순히 스포츠 팀만이 아니라 그 시설 등을 통한 '새로운 도시 만들기'로 이어지는 느낌입니다. 최근에 후쿠오카에서는 돔구장을 도시 계획에 포함한 도시 계획이 검토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히 - 맞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생각해볼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앞서서 원래 스포츠와 평화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말한 것처럼 스포츠와 지역 부흥이나 도시 만들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지역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부흥하기 위해서는 스포츠 이외의 부분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새로운 산업이 들어오거나 도로 등이 다른 도시로 잘 연결되거나 스타디움의 주변에 맛있는 음식점이 많이 생기거나 해야만 지역이 다시 활기를 띌 수 있습니다. 결국 스포츠만이 아니라 그 환경이 변화를 보여야만 하는 것입니다.
손 - 최근 한국에서는 야구장 등 열악한 야구 인프라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열악한 인프라를 해결하기 위해서 공적 자금, 즉 세금을 투입해서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팬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에도 월드컵 때 지어진 삿포르 돔 등은 우여곡절 끝에 니혼햄 파이터스가 이전해왔지만, 여전히 적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포츠 시설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야만 하는, 예를 들면 그 시설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등, 부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히 - 사실 일본의 스포츠 시설도 모두다 근본부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단순히 스포츠 시설은 만드는 데만 주력했기 때문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사전에 만든 후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없었습니다. 스포츠 시설이란 게 한 번 만들어진 후에는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J리그의 경우에는 한 시즌에 40경기 정도를 홈에서 치루고 있습니다. 325일 정도를 사용하지 않는 셈입니다. 이걸 활용할 방안들이 나오고 있지만, 처음부터 레스토랑이나 쇼핑몰 위에 지었다면 해결될 문제였습니다. 연간 40일 정도는 축구장이 되고, 그 나머지는 다른 시설로 활용되는 것이죠.
손 - 맞습니다. 최근에 미국 등에서는 경기가 없는 기간에 그 스포츠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데, 콘서트를 개최하거나 다른 스포츠를 유치하거나 하는 등의 노력도 행해지고 있습니다.
히 - 결국 스포츠 시설을 만들기 전에 앞으로 이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 혹은 계획이 있다면, 세금을 투입해서 건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손윤 기자(블로그 : yago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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