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신희진] 지난해 우승팀 KIA는 최근 22경기에서 달랑 2승, 최하위 한화와 불과 3경기 차이로 좁혀진 상황이다. 지난해 우승의 큰 역할을 해주었던 선발투수진이 윤석민의 아웃과 로페즈의 부진이 겹치며 좋지 못한 상황이지만, 투수진보다는 타선에서의 몰락이 현재 KIA가 하위권으로 밀려난 주요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작년에 팀타율은 리그 최하위였지만, 팀득점 3위, 팀홈런 3위, 팀 OPS 4위를 기록했던 KIA 타선이 올해는 팀득점 7위, 팀홈런 8위, 팀OPS 8위로 최악의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 KIA의 3번 타순, 얼마나 문제인가?

KIA의 팀득점이 이렇게 떨어진 이유가 무엇일까? 김상현의 부상으로 인해 확실한 5번 타자가 사라졌다는 것과 그로 인해 상대 투수들로부터 집중견제를 받는 탓에 최희섭이 작년만 못하다는 것도 팀타선 부진의 원인이다. 하지만 87경기를 치루는 현재까지 3번 자리에 적임자를 찾지 못해 전반적인 팀타선의 짜임새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 KIA가 빈곤한 득점력에 시달리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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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IA의 테이블세터로 주로 출장하고 있는 이용규와 김선빈은 각각 .307-.290의 타율과 .386-.373의 출루율을 기록하면서 제몫을 다하고 있다. 올 시즌 통틀어서 KIA의 테이블세터진은 다른 팀과 비교하더라도 장타력에서 뒤쳐질뿐, 타율(.274)과 출루율(.357)에 있어서는 리그 평균(타율 .279/출루율 .359)에 근접한 수치를 찍어주고 있다. 강한 테이블세터진이라고 평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약점이라 할 수는 없다.

문제는 중심타선의 성적인데, KIA의 클린업은 타율 .239, OPS .732의 빈약한 성적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넥센과 더불어 최악의 클린업을 보유한 팀이고, 리그 평균 타율(.277)이나 평균 OPS(.819)에 턱없이 모자라는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최희섭이 4번 타자들 가운데 평균은 된다고 보면, 3번과 5번 타순이 심각할 정도로 약하다.

최희섭의 활약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 KIA의 3번 타자다. 올 시즌 KIA의 3번 타순으로 들어선 선수들은 .223의 빈약한 타율과 OPS .633를 기록, 9번 타자로 써야 어울릴만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는 당연히 리그에서 최악의 기록이며, 리그 평균에도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다. KIA의 5번 타자들도 .217의 타율로 고전하고 있지만 장타율은 .400을 기록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아닌 반면, 3번 타순은 모든 면에서 리그 최악의 성적을 시종일관 유지하고 있다.

▶ 3번 타자로 나오면 작아지는 타자들

올 시즌 KIA의 3번 타자로 가장 많이 출장한 선수는 3번으로 서른두 경기에 출장한 김원섭이다. 지난해 본인 커리어에 있어서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우며 .301의 타율과 .859의 OPS를 기록한 김원섭은 올해는 타율(.247)과 OPS(.695)에서 지난해만 못하다. 게다가 3번 타순에 들어서면 .225-.610으로 유독 더 부진하다.

김원섭 다음으로 3번으로 가장 많이 출장한 선수는 올 시즌 개막전 3번 타자인 나지완이다. 나지완은 올해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들 중에서 가장 낮은 .214의 타율을 기록 중인데, 3번로 나선 경기에선 타율이 .250으로 시즌 기록보다는 낫다. 하지만 장타율이 .338로 자신의 시즌 기록(.368)에도 미치지 못하니 의미가 없다.

KIA에서 차세대 중심타자로 키우고 있는 안치홍도 3번에만 들어서면 부진한건 마찬가지다. 올해 주로 상대 선발이 좌완일 때 3번으로 출장했는데 .202의 타율과 .647에 OPS를 기록하는데 그쳐 시즌 성적(타율 .273, OPS .715)에 턱없이 부족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도 타율이 급락하고 삼진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은 3번 타자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 외 이종환(15타수 2안타)과 베테랑 이종범(13타수 2안타)에 이르기까지, KIA 타자들 가운데 3번 타순에서 기대를 충족시켜준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 장성호 이후 보이지 않는 3번 타순의 적임자

사실 원래 3번 타자 자리는 KIA가 가장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던 부분이었다. 정확히 1998년 이후 12시즌 동안 KIA의 3번 타자는 늘 한 선수가 완벽하게 그 역할을 잘 소화해주었다. 장성호는 1998년 .312의 타율과 .843의 OPS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9시즌 연속으로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고, 작년까지 12시즌 중 10번이나 3할 타율을 기록했다. 나머지 2시즌에도 2할8푼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으며, 비록 부상으로 최근 두 시즌동안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시즌 OPS가 8할 밑으로 떨어진 시즌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 시즌에도 장성호는 커리어에 있어서 최악의 부진을 보였지만, KIA가 11연승을 달리며 본격적으로 1위로 올라선 8월에는 장성호 또한 .340의 타율과 .515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최희섭과 김상현이 많은 타점을 올리는 기회를 제공했다. 비록 한국시리즈에서는 제대로 출장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장성호 역시 우승의 주역 중 한명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과의 불화와 KIA 프런트의 냉대로 동계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1군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긴 시간동안 2군에 머무르다가 결국 한화로 트레이드되고 말았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보낸 감성적인 문제와 별개로 KIA 또한 확실한 대안 없이 장성호를 떠나보낸 탓에 3번 타순에 당장 쓸 만한 자원을 잃어버린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개막전에서 3번으로 출장한 나지완은 조범현 감독조차도 5번이나 6번에 어울리는 타자라고 평했던 선수다. 지난 시즌 우승의 결정타를 날린 한국시리즈 7차전 홈런의 주인공이지만, 정확성과 출루능력이 장성호보다 떨어졌기에 컨택 능력에 대한 발전이 필요했고, 현재는 본인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장타능력마저도 상실한 모양새다. 한 해설위원이 그를 향해 ‘타격폼을 다시 가르쳐야 한다’는 혹평을 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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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섭과 안치홍도 앞서 언급했던 3번 다운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장성호의 후계자로 기대를 모았던 이종환도 부진한 성적 끝에 2군으로 내려간 상황이다. 이현곤 또한 2006년 타격왕을 하던 시절로 돌아간다면 모를까 현재는 리그 최악의 타자 중 한 명이고, 이종범은 나이가 많은 탓에 좋았을 때의 타격감을 오랜 시간 유지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7월 18일 경기에서는 채종범이 3번 타자 자리에 들어서며 김광현을 상대로 적시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안타를 제외하면 6타수 동안 3개의 탈삼진을 당하면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고, 설령 채종범이 본인이 가장 잘했던 2002시즌의 성적(타율 .291 / OPS .819)을 재현한다고 하더라도 장성호와 동갑인 그를 장기적인 KIA의 3번타 자감으로 보기에는 어렵다.

그렇다고 당장 2군에서 눈에 띄게 좋은 성적을 올려주는 야수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상무에서 실력을 가다듬으며 내년시즌 팀 복귀를 앞둔 김주형도 정확성과는 거리가 있는 타입이라 3번 타자로 기용하기에는 앞으로 많은 기량의 발전이 요구된다.

김상현이 돌아와서 작년과 같은 활약을 한다면 KIA의 5번 타순은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KIA의 3번 타자 자리는 두 세 시즌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FA 타자 영입이나 외국인 타자를 생각해볼 수 있지만 아직은 불확실하다고 봐야할 것이고, 장성호 이후 누가 들어가도 자기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KIA 3번 타자의 공백은 향후 몇 년 간 KIA 성적을 좌지우지할 화두가 될 것이다.

// 야구타임스 신희진(블로그 : lenore.tistory.com)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기록제공=Statiz.co.kr]

* 필자 신희진은 KIA 타이거즈를 사랑하고 아끼는 한 사람의 팬이자 블로거다. 타이거즈에 관한 이야기가 가득 담긴 팬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겨울에는 김은식, 정철우 등 야구 전문기자들이 모여 발간한 <야구생활>이란 책의 집필에 참여해 KIA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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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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