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Report
2010/07/21 08:41
[블로거 리포트] 롯데, 정말 황재균이 절실하게 필요했나?
[야구타임스 | 이창섭] 올스타 휴식기를 앞둔 가운데 프로야구계를 뒤흔들만한 트레이드가 단행되었다. 넥센의 주전 3루수인 황재균과 롯데의 내야 요원 김민성, 투수 김수화가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것. 이번 트레이드는 국내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대형 선수들의 이동이라는 점에 특별함을 지녔다. 팬들은 언론을 통해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벌써부터 양 팀의 손익을 따지며 열띤 논쟁을 펼치고 있다.
▶ 롯데, 정말 황재균이 절실하게 필요했나?
황재균은 3루수와 유격수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박기혁이 올 때까지 그를 주전 유격수로 기용하겠다고 언급했다. 시즌 초반, 롯데의 내야진은 박기혁의 부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박기혁을 대신해서 나온 선수는 하나같이 실망감을 안겨줬으며, 롯데 팬들은 박기혁이 얼마나 대단한 유격수였는지 새삼스레 실감했다.
그러나, 김민성이 부상에서 회복하자 이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다른 백업 요원인 문규현도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안정감을 찾아갔다. 박기혁의 첫 부상 때 보여줬던 어리숙한 모습은 벗어던지고, 대체 선수다운 몫을 해주고 있다. 또한, 롯데로서는 내년 군입대가 유력한 박기혁의 공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장기간 계속될 그의 공백을 고려한다면, 다른 유격수 자원에게 실전 경험을 쌓게 하는 것도 좋은 판단이 될 수 있다.

박기혁이 복귀하면, 황재균은 3루수로 나서게 된다. 이대호는 당연히 1루수로서 경기에 출장한다. '이대호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공격력을 극대화시킨다.' 라는 구단의 복안을 누구나 읽을 수 있는 트레이드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이대호가 1루수로 나온다고 해서 정말 지금보다 공격력이 좋아질 수 있을까?
올해 이대호는 트리플 크라운까지 노릴 수 있을 만큼 매우 위력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구단에서 그에게 1루수 전환으로 지금보다 성적이 나아지길 바라는 것은 한화가 류현진을 향해 '현진아, 2선발로 부담을 줄여줄게. 더 잘 던질 수 없어?' 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만약 이대호가 후반기에 체력적인 문제를 보인다면, 롯데가 보유한 내야 자원을 활용해 충분히 부담을 덜어줄 수 있었다.
오히려 이대호가 1루수로 고정이 된다면, 김주찬이 무조건 외야를 맡아야 된다는 점에서 외야진 정리가 복잡해진다. 뿐만 아니라, 내년 시즌 박기혁을 대신할만한 즉시 전력감도 키울 수 없다. 내년에 황재균이 유격수를 맡는다면, 그건 3루수 문제가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것을 뜻한다. 게다가 황재균이 박기혁처럼 이대호의 수비 범위까지 커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황재균은 단순한 내야 유틸리티 선수가 아니다. 그에게는 일발장타와 빠른 발을 동시에 지닌 호타준족의 향수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롯데 타선에 황재균의 공격력이 반드시 필요한지는 되물어 볼 필요가 있다. 롯데 타선은 황재균이 없어도 충분히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전력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롯데의 약점은 무엇이던가. 애초부터 트레이드를 생각했다면, 내야진 개편과 공격력 강화보다는 수준급 불펜요원의 영입을 타진했어야 모든 팬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었다.
▶ 미래가 걱정되는 넥센
롯데보다 더욱 이해하기 힘든 것은 넥센의 입장이다. 넥센이 받아온 주력 선수인 김민성은 분명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이다. 2군에서 뛰고 있는 김수화 역시 김민성과 동일하다.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유망주는 언제든지 기량을 만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트레이드가 되어야한다.
김민성보다 일부 팬들의 이목을 끄는 선수는 김수화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네임벨류가 떨어지지만, 입단 당시만 하더라도 최고 계약금(5억3천만원)을 받았을 만큼 엄청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선수다. 그러나 부상과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다가 군 입대를 결심, 지난 연말 상무에서 제대했다. 넥센은 김수화가 군필자라는 점을 높이 샀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 가지 집고 넘어가야 될 대목은 그가 제대 후에도 비교적 투수력이 약한 롯데에서조차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김민성에 김수화가 더해졌다고 한들, 그들이 넥센에서 황재균이 차지했던 비중과 같아질 순 없다. 황재균은 이미 팀 내에서 두 선수와 동일선상에 놓일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그는 강정호와 더불어 넥센의 미래이자 팀을 상징하는 선수였다. 지금까지 넥센은 장원삼, 이택근 등 팀의 주축 선수를 넘기면서 구단을 운영해왔다. 이장석 사장은 구단 운영상 어쩔 수 없었다는 뜻을 표명했지만 팬들의 비난을 피할 수는 없었다.
전례와 달리, 일단 두 구단의 발표에 의하면 이번에는 현금이 오고가지 않고 순수하게 서로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트레이드라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넥센의 수뇌부는 팬들의 심정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황재균은 팀을 대표하는 선수다. 그를 상대로 제시한 카드가 적당하다는 이유만으로 넘길 수 있는 선수가 아니라는 뜻이다. 전신 현대에서 벗어나 넥센만의 새로운 역사를 장식할 수 있는 선수가 황재균이고, 그는 넥센이 좋은 구단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끝까지 안고 갔어야 할 선수였다.
프로의 세계는 돈에 의해서 움직일 수 있는 비지니스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비지니스가 전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넥센은 수많은 팬들의 염원이 살아 숨 쉬는 야구단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앞으로 이러한 주축 선수의 트레이드가 계속되는 행보는 지양되어야만 한다. 그들이 남아서 팀을 위해 남기는 발자취가 훗날 명문 구단으로 나아가는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 과연 누가 더 이득인가?
트레이드가 발생하면 가장 큰 관심사는 '어느 팀에게 더 유리한가'에 맞춰지기 마련이다. 트레이드에 합의한 모든 팀의 바람대로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트레이드가 FA 영입보다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될 하나의 이유가 된다. 시간이 지난 후 그 결과에 따라 다시 논의되겠지만, 현 시점에서 표면적으로 보면 롯데의 이익이 커 보인다. 김민성과 김수화가 당장 팀의 전력을 끌어올릴 수 없는 것과 달리, 황재균은 4강 다툼을 하고 있는 롯데에게 분위기 전환 및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재균은 데뷔 후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이미 그의 가치는 많은 전문가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 김무관 타격코치를 통해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롯데 타선은 화룡정점을 이루게 될 것이다. 뛰어난 주루 센스는 김주찬에게 다소 편중되어 있는 도루를 배분할 수도 있다. 롯데로서는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은 선수를 영입한 셈이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가 생각해야 될 또 하나의 요인은 바로 트레이드에 포함된 선수들이다. 그들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들었던 팀을 옮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롯데와 넥센 팬들은 '감사'와 '환영'이 모두 담긴 박수를 보냄으로써 선수들의 새로운 출발을 바라봐줄 필요가 있다. 적재적소에서 활약하게 될 세 선수의 밝은 미래를 기원한다.
// 야구타임스 이창섭(블로그 : blog.naver.com/pbbless)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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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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