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신희진] 지난해 우승팀 KIA 타이거즈는 전반기를 마감한 현재 .411에 불과한 낮은 승률로 6위, 최하위 한화와도 2경기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디펜딩 챔피언의 이러한 몰락에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역시 가장 주된 원인은 극심한 타격 부진이라 할 수 잇다.

지난해 MVP인 김상현이 무릎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고, 성적도 좋지 못했다. 중심타선에 홀로 남은 최희섭도 상대 투수들의 집중견제를 이겨내지 못하고 작년만 못한 모습이다. 여기에 장성호가 빠진 3번 자리를 메워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던 나지완과 김원섭마저 최악의 부진을 보이면서 타선의 힘이 전반적으로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저조한 팀 득점 탓에 선발투수들은 실점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었고, 매번 근소한 점수 차이를 안고 마운드에 오르는 불펜투수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타선의 저조한 득점력이 KIA의 장점이었던 투수력에까지 안 좋은 영향이 미쳤다고 봐야할 것이다.

▶ 잘 치고 잘 달리는 신종길의 등장

KIA 타선의 가장 큰 문제는 장타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부족한 부분이 기동력이다. 비록 이용규, 김원섭, 안치홍, 김선빈 같은 빠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이 기록한 도루의 합계는 54개에 불과하고, 팀 전체 71개의 도루는 리그 6위에 머무르고 있다. 장타가 부족하면 기동력의 야구가 그 해답이 될 수 있지만, 지금의 KIA는 그것조차 여의치 않다.

KIA는 작년에도 113도루에 그쳐 리그에서 3번째로 도루가 적은 팀이었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나이가 들었고, 이용규는 도루성공율이 나쁜 편이고, 김원섭도 빠른 발에 비하면 도루 센스가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 선수들이다. 안치홍-김선빈의 젊은 키스톤콤비의 성장은 고무적이지만 아직은 기량 발전이 필요할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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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기동력 탓에 고생하고 있는 KIA에 최근 신종길의 맹활약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신종길은 7월 20일 삼성전에 이종범을 대신해 선발 출전하여 4타수 2안타 1도루를 기록했고, 그 다음날인 21일에는 4타수 4안타에 도루도 3번이나 성공시키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수비에서도, 타구판단에 있어서는 여전히 부족한 모습을 노출했지만 타구를 잡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제 겨우 두 경기의 활약에 불과하고 올 시즌 1군에서의 경험도 27타석에 불과하지만, 노쇠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이종범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 만한 충분한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2군 성적도 뛰어나다. 지난해에도 .347의 타율에 18개의 도루를 기록했던 신종길은 올해도 2군에서 .317의 타율과 10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외야수로 전업한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타구판단 능력만 향상시킨다면 테이블세터로 클만한 잠재력이 있는 선수임은 틀림없다.

▶ 채종범, 장타 가뭄을 해결할 히든 카드?

KIA 타선은 전체적으로 봐도 한화와 함께 리그 최악을 다툴 정도로 좋지 못한 상황이지만, 그 중에서도 3번 타순이 가장 심각하다. 올 시즌 KIA의 3번타자들은 .231의 타율과 .671의 OPS를 기록 중인데, 이는 9번타자의 성적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나쁜 수치다. 하지만 최근 김원섭의 타격감이 서서히 살아나는 중이고, 최근 77일 만에 1군에 복귀해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채종범의 활약도 주목할 만하다.

2008년 미완의 좌완 강속구 투수인 전병두와 입단 2년차에 불과한 백업 내야수 김연훈을 보내고 이성우, 김형철, 채종범을 받아왔을 당시부터 팬들 사이에서는 큰 논란이 일어났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전병두와 김연훈이 SK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반면, 채종범, 이성우, 김형철 중 누구 하나도 팀에 보탬이 되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상황이라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하지만 일방적인 SK의 승리로 끝날 것처럼 보였던 이 트레이드가 채종범의 최근 활약으로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7월 15일의 1군 복귀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채종범의 활약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까지 계속되었다. SK와의 2연전에서는 10타수 2안타에 그쳤지만 3타점을 기록했고, 삼성과의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에서도 12타수 5안타 6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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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경기 연속 안타 및 5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 중이고, 특히 전반기 최종전에서는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1-2로 뒤지고 있던 6회에 국내 최고의 우완 불펜투수 중 한 명인 정현욱을 상대로 역전 장외 투런포를 쳤고, 8회에는 최근 페이스가 류현진 못지않은 차우찬을 상대로 연타석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KIA가 승리했다면 이날의 수훈 선수는 단연 채종범이었을 것이다. 홈런을 뺏어낸 상대 투수의 수준을 감안할 때, 향후 채종범에게 거는 팬들의 기대치를 한껏 높여주는 대사건이 아닐 수 없다.

채종범의 활약이 더욱 반가운 것은 KIA에 부족했던 장타자의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두 달 보름 만에 1군에 복귀한 채종범은 6경기에서 9개의 안타(.409)를 때려냈는데, 그 중 4개가 장타였다. 나지완이 기대대로 성장해주지 못하면서 타격폼의 문제점을 노출한 상황이라, 채종범이 나지완 대신 3번이나 5번 타순에 나와 지금처럼 해준다면, 김상현 복귀와 함께 KIA의 물방망이가 좀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 트레이드의 아픔을 씻을 수 있을까?

신종길과 채종범의 공통점은 트레이드로 영입된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신종길은 2008시즌이 끝나고 강동우가 한화로 가는 대신 KIA에 입단했는데, 트레이드 첫 해 두 선수의 성적은 아주 대조적이었다. 강동우는 ‘제2의 전성기’라는 소리를 들으며 3할 타율과 10홈런 27도루를 기록하며 프로 12년차에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지만, 신종길은 KIA 입단 첫 해에 1군에선 불과 16경기에 출장해 .235의 저조한 타율과 도루 2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채종범은 신종길보다 그 아픔이 더하다. 신종길(27)은 강동우(36)보다 거의 열 살이 어려 미래 가치가 뛰어나지만, 77년생인 채종범에 비해 대신 SK로 간 전병두(26)와 김연훈(26)은 아직 20대 중반의 젊은 투수들이다. 여기에 트레이드 이후 기록마저도 볼품없었다. 2008년에는 60경기에 출장했지만 타율이 .213에 불과했고, 작년에는 부상 등으로 인해 1군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지난해 잠재력이 폭발한 전병두는 물론 김연훈과 비교해도 채종범의 기록은 초라했다. 이런 상황에서 채종범이 후반기에 3번이나 5번에 포진하여 지금과 같은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젊고 유망한 두 투수를 떠나보낸 KIA팬들의 허망한 마음을 충분히 달래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많은 경기를 통해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신종길과 채종범은 여러모로 최악이라고 할 수밖에 없던 전반기 KIA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신종길이 자주 출루해 루상에서 상대 투수를 흔들고, 채종범이 타석에서 장타를 자주 쳐주면서 상대 투수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다면, KIA의 후반기는 전반기만큼 팬들에게 분노와 절망을 안겨주지는 않을 것이다.

// 야구타임스 신희진(블로그 : lenore.tistory.com)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기록제공=Statiz.co.kr]

* 필자 신희진은 KIA 타이거즈를 사랑하고 아끼는 한 사람의 팬이자 블로거다. 타이거즈에 관한 이야기가 가득 담긴 팬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겨울에는 김은식, 정철우 등 야구 전문기자들이 모여 발간한 <야구생활>이란 책의 집필에 참여해 KIA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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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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