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신희진] ‘아기 호랑이’ 안치홍(20)은 지난해 신인왕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올스타전에서 MVP를 수상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는 등 아주 인상적인 데뷔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올 시즌 5월만 하더라도 3할에 근접한 타율과 좋은 타자의 조건 중 하나라는 OPS .800을 기록하며, 지난해 지적되었던 정확성과 선구안의 약점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하지만 6월 들어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성적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최악의 6~7월을 보낸 안치홍은 전반기를 .268의 평범한 타율로 마감했고,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장할 국가대표팀의 2루수로 뽑힐 수도 있다는 KIA 팬들의 기대감도 이제 상당부분 사라지고 말았다.

안치홍의 성적이 여름에 크게 떨어지는 것은 비단 올 시즌만의 일이 아니다. 작년에도 올스타전 이전까지 타율은 .243에 그쳤지만 1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평가받았지만, 올스타전 이후로는 .214의 타율과 2개의 홈런만을 추가하는데 그쳐 결국 신인왕 타이틀을 놓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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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선수가 프로에 와서 갑자기 늘어난 경기 수와 무더위 때문에 고생하는 것은 새삼스런 일도 아니다. 하지만 올 시즌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고, 작년보다 스탯이 하락하는 정도가 더 크다는 것은 안치홍 개인만이 아니라 팀 차원에서도 달리 생각해볼 문제다. 올해도 안치홍은 6월 이후로는 .231의 빈약한 타율과 .580의 OPS를 기록하며 작년 여름보다 더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년차 징크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풀타임을 한번 겪은 선수가 여름이 되면서 성적이 급락하는 것은 체력적인 문제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안치홍은 KIA의 야수층이 헐거운 탓에 변변찮은 백업 2루수도 없이 전 경기에 출장중이다. 수비수로서 비교적 체력소모가 큰 2루 포지션에서 785⅓이닝을 소화하고 있는데, 이는 8개 구단의 모든 내야수들 가운데 넥센의 강정호(799⅔이닝)에 이은 2위이며, 3위인 정근우(744⅔이닝)에 비해 무려 40이닝 이상 많은 수치다.

지금의 안치홍은 꾸준히 출장해도 타석에서는 팀에 해악을 끼치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수비에서는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계속된 출장은 안치홍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안치홍 외에 내세울 인재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KIA에 선수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 박기남과 김선빈은 2루수로도 출장이 가능한 선수들이다. 이들의 2루 수비가 불안하다 싶으면, 대학시절에 이어 현재 2군에서도 주전 2루수로 활약하고 있는 홍재호를 쓸 수도 있다.

안치홍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수록, 지난해 종종 주전 2루수로 출장하며 안치홍의 부담감을 줄여줬던 베테랑 2루수 김종국의 빈자리가 아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미 김종국은 은퇴를 선언한 상태고, 어찌되었든 KIA는 2루수 백업선수를 성장시킬 필요가 있다. 무더위가 끝날 때까지 만이라도 안치홍에게 일주일에 한 경기 정도는 충분한 휴식을 주고, 승부가 기울어진 경기 막판에는 덕 아웃에서 쉬게 해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매 경기마다 9이닝 전부를 소화하면서 풀 시즌을 뛸만한 체력을 갖춘 프로야구 선수는 거의 없다. 133경기나 되는 긴 레이스에서 체력적인 부담감을 덜어주는 것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팀의 순위싸움에도 결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수비에서의 부담이 큰 2루수라면 더더욱 휴식이 필요하다. 대체 선수가 없고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안치홍에게 지나치게 많은 체력적인 부담을 준다면, 선수 성장에 방해가 될 것은 물론이거니와 부상 위험성을 높이고 미래를 망치는 최악의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조범현 감독과 KIA 코칭스태프가 기억할 필요가 있다.

// 야구타임스 신희진(블로그 : lenore.tistory.com)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기록제공=Statiz.co.kr]

* 필자 신희진은 KIA 타이거즈를 사랑하고 아끼는 한 사람의 팬이자 블로거다. 타이거즈에 관한 이야기가 가득 담긴 팬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겨울에는 김은식, 정철우 등 야구 전문기자들이 모여 발간한 <야구생활>이란 책의 집필에 참여해 KIA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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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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