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이준목]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은 평소 "잘 나간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위기다. 야구는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하곤 했다. SK가 올 시즌 내내 압도적인 차이로 단독 1위를 달리며 한창 고공비행을 거듭하고 있을 때 했던 인터뷰의 내용이었다.

공교롭게도 김성근 감독의 예언은 시즌 막바지에 이른 지금, 바로 SK에 의하여 그대로 적중하고 있다. SK는 19일 인천 롯데전에서 3-6으로 패하며 주중 3연전을 전부 내주면서 5연패에 빠졌다. SK가 시리즈를 스윕당하기는 지난 5월 25~27일 대구 삼성전 이후 처음이며, 5연패는 올 시즌 최다연패다. 특히 상대가 이번 3연전 전까지 2승 10패로 SK에 절대 열세였던 '보약' 롯데였던지라 이번 싹쓸이 패는 더욱 충격적이다.

김성근 감독은 후반기 시작 직전에 한국시리즈 직행을 위한 목표 승수로 86승 정도를 예상했다. 하지만 시즌 27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벌써 일주일째 67승(39패)에 그치고 있어 이미 목표했던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연패 탈출을 위하여 선수들의 특별훈련까지 직접 지도하며 전의를 불태웠던 김성근 감독은 패배 후 "할 말이 없다"며 무거운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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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2위 삼성도 3위 두산에 패하는 바람에 3.0경기의 승차는 그대로 유지됐지만, 더 이상 한국시리즈 직행은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다. 삼성도 삼성이지만, 그 뒤를 쫓는 3위 두산도 삼성에 불과 1.5게임차, SK와는 4.5게임차로 추격권 안에 들어왔다. SK는 삼성과 9승 9패, 두산과 7승 7패로 호각세를 겨루고 있는데, 두산과는 5게임이나 더 남아있어서 남은 상대전적 결과에 따라서는 오히려 두산이 더 큰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경쟁 팀이 아니라 바로 SK의 현주소다. SK는 후반기 들어 7승 11패에 그치며 부쩍 힘이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이 일시적인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은 SK가 한창 잘나갈 때도 "상대팀과의 실질적인 전력 차이는 종이 한 장"이라며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단순히 선수들의 정신무장이나, 대외적인 겸손을 위한 의미가 아니었다. 실질적으로 SK가 독주체제를 형성하던 시절에도 큰 점수차로 쉽게 이기는 경기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마운드의 호투와 승부처에서의 집중력, 상하위를 가리지 않는 타선의 고른 응집력이 조화를 이루어 박빙의 상황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SK는 지난 시즌에 비하여 전체적인 전력의 깊이는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주축 선수들의 군입대와 부상공백 속에 타선과 마운드에 걸쳐 1진과 2진의 격차가 커졌고, 그만큼 몇몇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며 '소수정예'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풍부한 교체자원이나 전술적 다양성을 바탕으로 하던 김성근 감독 특유의 시스템 야구와는 다소 어긋나는 상황이었다.

이로 인하여 후반기 들어 주축 선수들 몇몇의 부진과 함께 SK의 침체도 시작됐다. 현재 SK 선수들 중 후반기에도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는 김광현, 카도쿠라, 박정권 등 몇몇에 지나지 않는다. 송은범과 엄정욱은 선발 로테이션에서 신뢰감을 심어주지 못했고, 외국인 투수 글로버는 아예 2군행을 통보받았다.

포수 박경완도 투수리드 이상의 부담을 주기는 무리다. 정근우와 조동화, 이호준의 활약은 저마다 들쭉날쭉하여 기동력과 장타력의 조화로 대변되는 SK 타선만의 끈끈함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예전처럼 주전들이 부진할 때 이들의 빈자리를 메워줄 대체 멤버들의 부족은 주전들의 부진을 더욱 두드러져보이게 만든다.

어려운 때일수록 SK 김성근 감독이 선택하는 길은 정공법이다. 김성근 감독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정규시즌 1위를 놓칠 것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일이 없다. SK는 숱한 위기상황을 극복하면서 성장해온 팀."이라며 선수단의 저력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았다.

어려운 때일수록 비결은 오직 '훈련'뿐이라는 대안은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김성근 감독의 야구철학과도 맞닿아있다. 시즌 막판 찾아온 뜻하지 않은 위기가 SK의 우승도전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사진=SK 와이번스, 기록제공=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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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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