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이준목] 김경문 두산 감독은 ‘2인자’ 혹은 ‘2등’이라는 말에 유난히 콤플렉스가 많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기며 화려한 정상을 맛보기도 했지만, 프로무대에서는 번번이 정상문턱에서 좌절하며 2인자의 한을 풀지 못했던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은 2004년에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래 2006시즌을 빼고는 모두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올려놓았다. 올 시즌을 포함하여 7년간 5할 승률을 넘기지 못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특별히 많은 돈을 쓰지 않고도 2군과 유망주 육성시스템을 적극 활용하여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뤄내며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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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경문 감독의 화려한 지도자 경력에 항상 2% 부족했던 것은 ‘우승’이란 두 글자였다. 정상 문턱에 다다를 때마다 항상 막강한 경쟁자들이 우승을 향한 그의 꿈을 가로막았다. 처음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2005년에는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에게 4전 전패로 초라하게 무릎을 꿇었다.

김경문호의 리빌딩이 어느덧 완성되어갈 때쯤이던 2007년부터는 프로무대로 복귀한 ‘야신’ 김성근 감독의 SK가 그 앞을 가로막았다. 공교롭게도 2007년 이후 두산의 최종순위는 항상 SK보다 한 계단 밑에 있었다. 김경문 감독의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SK와 3년 연속 맞붙어 모두 무너졌다. 처음 2년은 한국시리즈에서 고배를 마셨고, 지난 2009년에는 플레이오프에서 무릎을 꿇었다. 특히 모두 1차전 이상을 이기며 리드하던 시리즈를 역전패로 마감하며 충격이 배가 됐다.

하지만 우승 장애물이 단지 SK만이 아니었다. 2009시즌에는 혜성처럼 등장한 KIA 타이거즈의 돌풍에 밀려 정규시즌 순위가 3위까지 내려갔다. 페넌트레이스는 물론이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주연은 KIA와 SK의 우승경쟁이었고, 두산은 2인자에서조차 밀려나며 철저히 조연에 머물러야했다.

KIA가 우승 후유증을 드러내며 몰락한 올 시즌에는 다시 리빌딩을 완성하고 화려하게 부활한 선동열 감독의 삼성이 SK에 맞설 새로운 강자로 등장했다. 시즌 중반까지 가파르게 치고 올라온 삼성이 2위 자리를 점거했고, 시즌 초반 선두권을 형성하던 두산은 어느덧 3위로 또다시 밀려났다.

삼성과의 승차는 현재 4게임까지 벌어졌다. 많은 언론들도 사실상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에서 야신의 독주를 막을 대항마로 김경문 감독보다는 스타 출신인 선동열 감독을 라이벌로 꼽고 있는 현실이다. 두산은 자칫하면 지난해와 비슷하게 올해도 1,2위팀 간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경쟁을 구경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

두산은 지난해 SK와의 플레이오프 역전패 이후 자극을 받아 그 어느 때보다 팀 전력 보강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2%가 부족했다. 김선우와 히메네스가 선발진의 고민은 어느 정도 해소하나 싶더니, 이제는 불펜이 지난해만 못하게 약화되었고, 장기인 타선도 중요한 순간에 제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이재우, 이현승, 김동주, 이원석 등 몇 년전부터 뭔가 해볼만한 시점에서 연이어 터져 나오는 부상은 선수단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암초였다. 순위 다툼의 최대분수령이었던 지난주 롯데를 상대로 당한 충격의 3연전 스윕은 고비를 넘지 못한 두산의 한계를 보여주는 장면과도 같았다.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어느 때보다 많은 공을 들였다. 김현수의 4번 전환, 이현승의 영입, 임태훈의 선발전환, 불펜야구에서 선발야구, 기동력의 야구에서 거포 야구로의 변신 등이 그 노력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다양한 실험을 거듭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드러난 결과물이 100% 만족스런 수준이 아니란 것도 문제다.

2000년대 들어 리그 굴지의 강호로 인정받고 있는 두산은 이제 더 이상 포스트시즌 진출 정도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팀이 되었다. 하지만 꾸준한 성적에 비해 정작 리그에서의 위상은 이제 2인자도 아닌 3인자로 굳어가고 있다. 벌써 수년째 좁히지 못하고 있는 우승팀과의 2% 격차는 과연 언제쯤 없앨 수 있을까.

// 야구타임스 이준목[사진=두산 베어스, 기록제공=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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