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목 칼럼
2012/02/03 12:11
‘포수왕국’ SK는 행복할까?
[야구타임스 | 이준목] 산중에 호랑이만 세 마리다. 그러나 결국은 그들 중 단 하나만 1인자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SK 주전경쟁의 최대 ‘죽음의 조’는 역시 포수 자리다. 박경완(40)에 정상호(30), 조인성(37)까지 포수 자리만 놓고 보면 마치 올스타전을 보는 것 같다.
그 동안 SK 부동의 안방마님은 누가 뭐라 해도 박경완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박경완이 부상으로 사실상 한 시즌을 날리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박경완의 공백을 틈타 정상호가 리그 정상급 포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정상호 역시 시즌 내내 마땅한 백업요원 없이 부상을 달고 뛰어야 했다.
겨울이 되면서 또 하나의 매머드급 변수가 등장했다. 지난 10년간 LG 부동의 안방마님이자 리그 최고의 공격형 포수로 꼽히는 조인성이 FA 계약을 통해 SK로 이적해온 것. LG의 프랜차이즈스타였던 조인성이 친정팀과 처음으로 결별했다는 것도 이채로웠지만, 그 새 보금자리가 바로 박경완과 정상호라는 경쟁자가 있는 SK라는 점도 화제를 모으기 충분했다.

이들은 장단점이 저마다 다르다. 박경완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투수리드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적지 않은 나이와 부상경력이 걸림돌이다. 조인성은 특유의 강견과 체력이 돋보인다. 포수로서 최초로 100타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방망이 실력도 최고다. 단지 포수 본연의 투수리드 능력이나 성적의 영양가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정상호도 공격형에 가깝지만, 이들보다 더 젊고 여전히 성장중인 선수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잔부상이 많다.
저마다 기량과 경력이 검증된 선수들인데다, 각자의 프라이드가 강한 탓에 이만수 SK 감독도 섣불리 이들의 보직이나 역할에 대하여 단언할 수 없었다. 단지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외부적인 요인 없이 오로지 실력을 통한 경쟁으로만 모든 것을 결정짓겠다는 원칙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이만수 감독의 해결책은 공격력이 뛰어난 조인성과 정상호를 1루와 지명타자로 폭넓게 활용하는 것이다. 최근 스프링캠프에서 이만수 감독은 두 선수에게는 1루 수비 훈련까지 지시해뒀다. 그렇다면 최대 세 명의 포수가 한 경기에 동반 출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어차피 박경완은 나이와 체력문제로 풀타임을 소화하기 힘들고, 조인성도 나이가 적지 않다. 정상호가 잔부상이 많았던 전례를 감안하면 충분히 출전시간 조절로 세 선수들의 공존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만수 감독의 판단이다.
양쪽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그간 재활에 매달려온 박경완은 최근 스프링캠프 돌입 후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체력이나 운동능력은 아직 70% 수준이지만, 수비와 타격훈련은 이제 정상적으로 모두 소화할 수 있을 만큼 몸 상태가 올라왔다는 평가다. 조인성과 정상호의 1루 수비 훈련에서는 현재까지 정상호가 좀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SK의 한 관계자는 세 선수들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경쟁이 아닌 협동’ 구도라고 강조했다. “조인성과 정상호가 있기 때문에 박경완이 예년처럼 몸을 끌어올리는데 조급할 필요가 없다. 감독님도 100% 몸 상태를 회복하기 전까지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박경완 정도면 중요한 경기에만 나와 제 몫을 해줘도 충분하다. 조인성이나 정상호도 좀더 공격적인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3인방 외에도 SK에는 백업포수요원으로 최경철과 허웅이 있다. 지난 시즌 20경기 이상 출장하며 경험을 쌓았고, 올 시즌에도 꾸준한 기회를 얻는다면 기량이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SK 사상 가장 많은 포수들이 스프링캠프에 참여하며 경쟁구도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만수 감독은 선수들의 프라이드와 동기부여를 고려하여 경쟁구도에 대한 평가를 아끼고 있다. 3월까지는 어떤 조건 없이 선수들의 몸 상태와 준비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포수왕국을 꿈꾸는 SK의 안방을 둘러싸고 선의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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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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